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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자연

온양의 노천 족욕탕

by 나그네 길 2014. 10. 9.

최근 여행 패턴의 변화로 혼자 걸으며 문화탐방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유명 관광지보다는 그 지역의 역사 또는 자연을 찾아보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 이러한 탐방 대열에 함께 하지는 못하고 있으나

가끔씩 만나는 작은 도시들에서 색다른 매력을 느낄 때 흐믓해지곤 한다.

  

 

예부터 온양은 온천으로 유명한 도시이지만

아무리 온천이 유명하여도 길을 걷는 여행객들이 온천을 겅험하기는 쉽지 않을것이다.

 

그런데 온양시장 입구에  온천을 이용한 무료 노천 족욕탕이 있어

여행객들은 하루종일 걸으며 피곤해진 발을 담글 수 있어 피로가 풀릴 것 같다.

 

어쩌면 작은 도시 온양시에서 실시하는 나그네들을 위한 작은 배려를

세계적인 관광지를 지향하는 우리 제주에서도 벤치마킹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충남 온양은 경찰교육원이 있어 종종 방문하는 지역이지만

보통은 왕복 항공기를 이용하고 온양은 지나가는 도시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온양에서 주일미사를 보기 위하여 성당을 찾게되았는데,

온양성당은 온양역 앞에 안내판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어 미사에 참례할 수 있었고,

 

크지 않은 성당이 저녁미사였지만 제법 신자들이 많았으며

성당 뜰에는 아름다운 성모님이 처음 방문하는 나를 반겨 주는것 같았다. 

 

주일 저녁미사를 마치고 길을 나서보니 캄캄한 밤이었고

하루종일 베낭은 메고 돌아다니다 지친 발걸음을 망설이던 중에

시장입구에서 물이 솟아나는 시설을 만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분수인 줄 알고 그냥 지나치려는데

여러 사람들이 그 물에 발을 담그고 있어 호기심이 동하였다.

 

 

온양시에서 무료로 운영하는 족욕탕이었는데,

뜨거운 온천물을 지나가는 나그네들에게까지 나누어 주고 있는 것이다.

 

삼삼오오 모여 앉아 펄펄 끓어 오르는 온천 물에 발을 담그고

일상대화를 나누거나 스마트폰을 보기도 하면서

오늘 하루의 삶을 정리하는 모습들이 참으로 정겨워 보였다. 

 

족탕에 발을 넣기 전에 

먼저 발을 깨끗이 씻을 수 있도록 되어 있었으며

발을 딱는 수건은 각자의 몫이었는데 그냥 말릴수도 있어 불편하지 않았다.

 

나그네의 저녁은 당연히 피로에 지쳐있을 시간이었는데

이 노천 족욕탕에서 30여분간 발을 담그며 활력을 되찾을 수 있었다.

 

나중에 자료를 찾아보고 알았는데

온양온천역에도 아래와 같은 노천 족욕탕이 있다고 한다.

 

온양시의 어느 깨어 있는 공무원이 발상인지는 모르지만

참으로 특색있는 좋은 시설이라는 생각이들면서

우리 제주에도 이런 노천 족욕탕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졌다.

 

 

그래서 페이스북에

이런 사진들과 함께 온양의 노천 온천 족욕탕을 소개하면서

우리 제주에도 도입했으면 좋겠다고 올렸더니 좋은 반응이 많았던것 같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비용과 위생문제를 걱정하면서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친구들도 여럿있었다.

<온양에도 올레길은 있다>

<온양에서 가장 큰 스파>

 

내가 살고 있는 작은 도시 서귀포에는 '자구리'라고 하는 해안이 있다.

 

정방폭포와 서귀포항의 중간에 위치한 자구리에는

많은 올래객들이 지나 다니고 있는 지역이다.

 

이 자구리 해안에 자연적으로 보이는 노천족욕탕을 만들고

태양열을 이용하여 따뜻한 물을 공급한다면 또하나의 명물이 되지 않을까?

 

<서귀포 자구리 해안>

 

서귀포의 가장 아름다운 바닷가 자구리해안에 노천 족욕탕이 만들어 진다면,

 

눈이 펄펄 내리는 겨울 날,

노천탕에 발을 담그고 겨울의 운치를 느껴보는 상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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