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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pol)스토리

경찰도 노트 검사를 했다.

by 나그네 길 2014. 9. 4.

최근 청와대 수석들이 업무노트 내용이 회자되고 있다. 

또 대통령의 말을 부지런히 받아 적은 장관들이 사진을 게재하여 논란이 된적이 있었다.

 

우리 같은 공직자들에게는 회의중에 상사들의 지시를 업무일지에 받아적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일반 국민들의 눈에는 그러한 장면이 마치 어린 학생들이 수업장면처럼 우습게 보였던것 같기도 하다.

 

 

경찰은 매년 초에 자비부담으로 업무일지를 단체로 구입하는데,

예전엔 업무일지를 '교양수부'라고 하면서 상사의 지시사항을 빼곡히 적어 놓는 용도로 씌였다. 

 

그리고 회의나 직장교육에 반드시 가지고 가서 지시내용을 적어야 했으며

상관 지시사항이 얼마나 잘 전파되었는지를 확인하는 용도로도 씌였다.

 

 

그리고  예전엔 경찰관 직장교육훈련 규정에 의하여 년2회 교양수부를 검사하기도 했었다..

우스운 말이지만 한마디로 경찰관들에게 학생들처럼 노트검사를 했다는 이야기이다.

 

경찰서는 물론이고 파출소까지 전부 교양수부를 경무계로 제출받아 

'검사필' 도장을 찍어서 돌려주었다.

 

마치 초등학교 선생님이 '참 잘했어요' 도장을 찍어주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나는 33년동안 매년 경찰업무노트를 한권씩 서른 세권을 썼는데

대부분은 반도 쓰지 못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이 노트는 해가 지남과 동시에 휴지통으로 버린다.

그것은 그 업무노트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그러다 최근에야 제대로운 업무일지를 쓰게 되었다. 

 

근자에는 마치 일기형식으로 매일 작성해 두었던 업무일지를 들쳐보면서

단순히 교양사항을 기록해 놓는 것이 아니라 업무에 대한 메모와 기록으로 바뀌게 되었다.

 

 

업무노트에 보면,

경찰의 할일은 시기에 따라 달랐다.

 

 '친절'이 국민의 신뢰를 받기 위한 최고의 가치였을 때도 있었고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순찰'을 중요시하게 생각할 때도 있었으며

더 예전에는 국가원수의 경호나 대공안전이 가장 중요한 업무일 때도 있었다. 

이처럼 경찰이 중요시하는 업무도 시대에 따라 변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경찰에서 오랜 세월 업무노트의 기록들을 살펴보면

최상의 가치로 밀어 붙이던 정책들도 시기가 지나면 휴지가 되듯이

치안정책에 영원한 것은 없었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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