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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pol)스토리

경찰교육원을 생각한다.

by 나그네 길 2014. 9. 9.

충남 아산에는 경찰교육원이 있다.

대한민국의 12만 경찰관들을 교육시키는 기관으로

이 교육원에서는 언제나 1,000여명 경찰들이 여러 분야별로 교육을 받고 있다.

 

 

 

이제 충남 아산지역은 경찰교육센터로 더욱 확장될 예정으로 있다.

 

서울에 있었던 수사연수원이 이전하였고

용인에 있는 경찰대학도 이전을 준비 중이며,

신임경찰 교육기관인 충주 중앙경찰학교도 이전할 계획인데

지역에서 이전반대 요구가 있는실정이다.

 

 

 

앞으로 경찰교육기관들이 모두 아산지역으로 이전할 경우

경찰관 교육인원은 경찰대학생, 경찰간부후보생 및 신임경찰과

수사연수원 그리고 경찰연수원 교육생 등  

 

충남 아산지역에는 언제나 5,000여명이 경찰관들이 교육을 받고 있는

명실상부한 경찰관 교육도시로서의 명성을 얻게 될것이다.

 

 

경찰관 교육은 크게 두가지로 구분 된다.

경찰관에 입문하는 신임교육과 능력을 향상 시키는 전문교육이다.

 

그 중에 신임교육은 경찰대학과 간부후보생 그리고 중앙경찰학교가 있으며

전문교육기관은 경찰교육원과 수사연수원을 말한다.

 

 

 

나는 신임경찰교육을 경기도 부평에 있는 경찰종합학교에서 받았다.

 

당시 경찰종합학교에는 경찰대학생과 간부후보생

그리고 실무교육과 신임교육생 등 말 그대로 종합학교였으나

 

먼저 경찰대학이 분리되어 나가고 신임교육기관 중앙경찰학교가 설립되면서

부평 경찰종합학교에서는 오랬동안 경찰관 전문교육기관으로 명성을 누려왔다.

 

 

 

내가 신임교육을 받던 당시 

1982년 5공시절에는 경찰교육도 거이 군사문화였다고 보면 된다.

 

학급별로 생도대장을 뽑아 아침점호와 자녁점호를 하도록 하였고

학과시간과 식사하러 갈 때에도 학급별로 줄을 서서  발을 맞추어 걸었다.

 

실무교육생들은 그 정도는 아니었으나 아침 저녁으로 인원점겸을 하는 등

상당히 경색된 교육을 실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경찰교육원의 현실은 어떠한가?

 

점호란말 자체가 없어져버렸으며

각자 시간이 되면 자유롭게 강의실을 찾아간다.

 

각 직무과정별로 학생장이 있기는 하나

이는 말 그대로 봉사직으로 생도대와의 소통을 담당할 뿐이다.

 

 

예전에 부평종합학교 시절에는

매일 점호와 감점제도를 운영하고 외출을 못하도록 심하게 통제하였으나

어디선가 술을 마시고 심야에 깽판을 치는 교육생들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 아산경찰교육원에서는

누구도 간섭하지 않고 자율적으로 생활을 하도록 했음에도

술을 마시고 소란을 피우는 교육생을 보지 못하였다.  

 

 

 

어떻게 꼭같은 경찰관들인데 그 때와 지금이 그렇게 다른것인가?

 

나는 이것을 시대가 달라졌고 

교육시설의 현대화에 따른 생활분위기의 변화라고 생각한다.

 

예전 종합학교시절에는 생활실이 군대 내무반으로 생각하면된다.

생활실은 이층으로 된 나무 침상이며 교육기간 동안 12명이 함께 숙식을 하게 된다. 

 

<가장 재밋는 도어록, 방번호가 비밀번호라고 친절히 안내해주고 있다 ㅎㅎ> 

 

화장실은 공중화장실을 연상하듯이 줄줄이 만들어져 있는데

아침에 한꺼번에 몰리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하는 아주 무식한 시스템이다.

 

그리고 샤워장도 더운 물도 잘 안나오는 공동 샤워장이며

모기와 벌래가 기어다니는 그런 3층 시멘트 막사에서

몇 주씩 숙식하며 교육을 받았다.

 

그리고 식당은 진해 해병대훈련소 왕자식당보다도 더 지저분하였고

식사의 수준은 대한민국 교육기관 중에서 최하위 수준이었다.

 

당시 대한민국 경찰교육기관의 실태였었다.

 

 

 

그리고 아주 어이없는 생활실 규정도 있었다.

 

학과수업을 나가면 학생대 교관들이 생활실을 점검하는데

이불과 배게와 슬리퍼들이 가지런히 정리가 되어 있지 않으면 감점을 주기도 했다.

 

일선 경찰에서 베터랑 형사들과 전문 경찰관들까지

억지로 교육입교를 시켜 이런 취급을 하였으니

교육을 받고 싶지 않은것은 당연한일이 아니가?

 

 

오래전일이 아니라 2008년도 아산 경찰교육원으로 이전시까지 

이런 전 근대적인 형태로  경찰종합학교가 운영되었다고 한다면 누가 믿겠는가?

 

나는 부평 경찰종합학교에서 여러번 교육을 받았다.

신임교육은 8주였지만 초급간부교육 8주,

경위기본교육 8주, 교관교육 1주, 외국어교육 12주

이외에도 기억나지 않는 실무교육 2주를 더 받았던것 같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교육을 받았으나 교육기간이 지나면 하나도 남는게 없는

말 그대로 형식적인 교육이었을 뿐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교육비에 대한 지급도 엉망이었다. 

나의 경우 단순히 외사계에 근무한다는 사실만으로

외국어 영어 실무과정 12주를 교육입교했는데 출장비는 달랑 왕복 항공기표만 받았다.

 

그러나 나는 12주 동안 2주에 한번씩 총 5회 제주를 왕복하였고

수요일과 토일요일 외박 등에 최소한 200만원 상당 한달 봉급을 날려버렸다.   

 

가정이 있는 직장인이 12주 동안 집에 몇번 찾아가는 것은 당연하며

그에대한 보상은 교육입교를 시킨 누군가 책임을 져야하는데

 

교육비에 대한 예산확보도 못하면서 교육은 왜 그리 많았는지

참으로 어이없는 교육 시스템이었다. 

 

 

이렇게 전 근대적인 교육방법들이

아산 경찰교육원으로 이전해 오면서 천지개벽으로 바뀌었다.

 

나는 이러한 경찰교육의 변화를 이끈 주역들이

아마도 경찰대학 출신 간부들이 경찰청에서 기획을 하였기 때문으로 추측하고 있다.

 

나는 순경출신이지만 우리가 생각할 수 없는 것들은 찾아내어

새롭게 변화를 준 것은 경찰대 출신이 공임에 틀림이 없다.

 

 

이제 경찰교육원의 새로운 변화를 비교해 본다.

 

사람이 가정을 떠나 숙식을 하면서 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편한 생활공간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의식주에서 주거공간과 맛있는 식사는

교육기관인 경찰에서 최대한 책임을 져주어야 한다.

 

현대식 교육시설과 좋은 교육 프로그램과 훌륭한 강사 등은 모두 그 다음의 문제이다. 

 

 

 

장성한 남자 12명이 한 생활실에서

에어컨도 없이 천정 선풍기가 돌아가는 2층 침상에 함께 자고

모기에 물리고 코고는 소리를 들으면서 잠이 오겠는가?

 

아침저녁으로 화장실이 없어 배를 잡고 기다려야 하며

겨우 머리를 감을 정도의 차가운 물만 나오는 수도에서 세면을 하고

퀘퀘하고 냄새나는 식당에서 맛 없는 식사를 한 사람이 무슨 교육을 받을 수 있겠는가? 

 

<이 분들이 30년전에 교육을 받은 경찰관들이다>

 

경찰교육원의 숙소는 거이 호텔급이다.

 

비록 2인 1실을 사용하고 있으나

개인 침대가 있고 냉난방 시설에 최신형 TV

그리고 비대 화장실과 뜨거운 물이 나오는 샤워장이 있다.

 

그리고 곳곳에 식수대와  세탁기와 짤순이가 있어 간단한 빨래를 할 수있고

 PC방과 휴게실 및 다림방까지 있다. 

 

 

이보다 더 좋은 시설로 

최신식 사우나가 언제나 운영되고 있어 교육생들로 부터 인기를 끌고 있고

 

그 외에도 당구장과 휘트니스, 테니스장과 베드민턴 등 휴식시설

검도와 유도 등 다양한 체력단련장이 있으며,

황산을 주변으로하는 산책길과 천연잔디운동장등 모두가 최신형 시설들이다.

 

그리고 우리 제주도와 같은 먼 지역의 교육생들을 위하여

입교 전날부터 조기입교할 수 있도록하여 쓸데없는 숙박비 낭비를 없애버렸다.

 

 

교육생들을 위한 식사도 아주 좋아졌다.

 

식사를 A코스와 B코스로 분리하여 본인의 식성에 따라 코스별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고

깔끔한 음식들은 국내 어느 교육기관의 식사에 뒤지지 않을 것 같다.

 

 

이보다 가장 혁신적으로 변화된 것이 있는데

교육생들의 생활을 일률적인 규율과 통제에서 자율로  변화하므로써

개인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 교육에 대한 몰입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인원점검을 하지 않아도 이렇게 좋은 교육시설을 두고 어디로 가겠는가?

따라서 수천명이 경찰관들이 있어도 언제나 조용하고 쾌적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교육의 시스템도 많이 현대화되었다.

모든 강의실마다 냉난방은 기본이고 영상시설이 설치되어 있으며

외부 강사들이 수준도 많이 좋아졌다.

 

인터넷을 이용하여 사전에 교육프로그램을 공개해

사전에 입교생들이 자료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모든 교육은 강의식보다는 토론식으로 변화하고 있는것을 볼 수 있다.

 

 

나는 2008년부터 매년 1회 정도 아산교육원에 올 기회가 있었다.

비록 1박 2일의 짧은 워크샵이지만 그래도 경찰교육의 많은 변화를 느낄 수 있었으며,

 

이번에는 나의 경찰직에서 마지막이 될 1주 공로연수를 받으면서

지나온 경찰교육의 변화를 기억해 보았다.

 

<수료하는날 안경을 분실했는데 한 시간후에 생활지원실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인간은 환경의 동물이다

추찹하고 더러운 환경에서는 더럽게 행동하지만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에서는 인간답게 생활하게 된다.

 

경찰교육원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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