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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완벽한 변신을 위하여.

by 나그네 길 2014. 11. 23.

지난 두 달간은

인간이 어디까지 달라질 수 있는가를 경험한 기간이었다.

 

그 동안 고객의 신분에서 종사자의 입장으로

그리고 서비스를 받던 입장에서 서빙을 해야하는 사람으로 변신할 수 있었다. 

  

 

오래 전에 어느 TV프로그램에서

대기업체에 CEO 분이 호텔의 식음료맨으로 변신한 사연을

인간극장 드라마 형식으로 방영하는 것을 시청한 적이있다.

 

그 분의 허연 머리와 하얀색 복장 검정 나비넥타이가 어울리면서

'서비스를 받던 입장에서 생각하면 더 좋은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인상적인 말이 기억난다.

 

나 역시 그러한 관점에서 볼 때

경찰이라는 사법기관에서 공권력을 집행하던 입장에서

 

이제는 전혀 다른 사업체

관광업체의 리조트 운영이라는 생소한 직업인으로 변신할 수 있었다.

 

퇴직을 앞둔 지난 9월말,

경찰공제회에서 운영하는 '폴에이리조트'에서

퇴직경찰관 1명을 공개채용하는데 합격하게 되어

퇴직과 동시에 재 취업을 하게되었던 것이다.

 

경찰공제회는 현직경찰관 10만명을 회원으로 하고

경찰관들이 매달 납입하는 자본으로 운영되고 있는 공공목적 재단인데

자산이 수조원이나 되는 군인공제회와,교원공제회와 함께 국내 3대 공제회로 알려져 있다.

 

경찰공제회에서 회원복지 향상을 위하여

서귀포에 소재한 '폴에이리조트'를 인수하여 올 10월1일자로 영업을 개시하였으며

 

리조트는 객실 131실의 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지만

제주를 여행하는 경찰관들은 물론 일반 여행객들이 투숙하기에는 아주 적절한 시설이다. 

 

 

경찰관의 신분을 버리고 첫 출근한 날부터 연회장의 일을 배웠다.

 

객실과 연회장 그리고 주방과 서빙에 대하여 알지 못하면

리조트 업계를 이해하지 못하며 제대로 운영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연회장에서 접시를 날라보기도 했고

고객들에게 식사권을 받아보기도 하였다.

 

다양한 고객들의 마음에 드는 서비스를 생각해 보기도 하였고

직원채용과 규정집을 만들고 시설보수 등 단기간에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나는 차츰 기업맨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

 

 

이제는 고객들 앞에서 먼저 인사하고 조심스래 걸을 수 있고

고객들이 불편에 빠른 대응을 할 수있게되었다.

 

야간 행사를 지원해 보기도 했으며,

위생교육과 숙박업조합을 방문해 보았고

행정기관과 소방기관 등 여러 기관단체들을 방문하면서 인사도 했다.

 

다시말해서 '갑'의 입장에서 이제는 '을'로 변신하여 여러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국가 공무원으로서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생소한 분야에

발을 붙일 수 있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세상은 모두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는 것.

여기에도 많지 않은 사람들끼리 인간관계가 있고 애로사항이 있었다.

 

 

그리고 무슨 행정적인 절차가 그리도 많은지 허가와 계약과 신고업무가 있었으며

난생 처음 보건증이라 불리우는 건강검증서도 만들어 보았다.

 

고객들도 초등학교 수학여행단부터 기업체 세미나까지 다양한 행사를 하면서

예전에 알지못했던 여러가지 일들을 경험해 보았다.

 

 

이제 새로운 세계로 발을 담은지 두 달이 되었다.

 

30년 이상을 사법권을 가진 경찰직에 종사하다가

두 달여의 기간 동안에 관광 서비스업종으로 체질을 바꾸기가 쉽지 않았지만

내 스스로 판단하건데 많은 변신을 하였다는 생각이든다.


 

그나마 경찰과 사촌쯤 되는 경찰공제회의 투자회사이니까

경찰 출신의 정년 퇴직자를 특별 채용해 주었다는 생각으로 감사드리면서

이제 더 많은 변신을 위해 노력을 계속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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