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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지휘자 금난새부터 기타리스트 김광석까지

by 나그네 길 2014. 12. 29.

성탄연휴 중에 두 번의 연주회를 다녀보았다.

 

한 번은 서귀포예술의 전당 대극장의 화려한 무대에서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금난새와 함께하는 서귀포평화음악회'였고

 

 

다른 한 번은 서귀포문화예술인들의 공간인

서귀포문화밧떼리충전소에서 마련한 '기타리스트 김광석' 연주회였다.

 

나는 토요일과 일요일에 걸쳐 두 번의 연주회를 감상했는데

우리 문화예술계의 대비적인 면과 함께 묘한 감흥을 느낄 수 있었다.

 

 

 

이름 그대로 우리나라 음악계를 대표하는 지휘자 금난새와

그가 지휘하는 '유라시안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평화음악회는

서귀포에 살고 있는 우리에겐 환상적인 무대였다.

 

서귀포예술의전당 기획공연이었기에 초청공연이 가능했고

예술의 전당 대극장은 서귀포시장을 비롯한 시민들로 성황을 이루었다.

 

 

지휘자 금난새 선생은

음악에 무지한 나와 같은 청중들을 위하여

연주곡을 상세히 설명을 해주면서 관중들과 호흡을 함께 할 수 있었다.

 

우리에게는 낮선 베토벤 교향곡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위트 넘치는 해석을 들으면서

정통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감상해 볼 수 있음에 감사하는 시간이었다.

 

 

이 연주회에서

나는 처음으로 '베토벤 교향곡 NO5 (운명)'을 4악장까지 다 들어 볼 수 있었다.

 

지금까지는 겨우 1악장만을 종종 들어보았을 뿐이었는데

여린음의 2악장과 3악장의 웅장함 그리고 넘치는 힘이 있는 4악장은 새로운 경험이었으며

연주가 끝난뒤 환호와 함께 기립박수까지 저절로 나오는 연주회였다. 

 

<연주 시작 전 음고르기 사진임>

 

또한 더 좋았던것 중에는

이 연주회를 함께한 우리나라 퍼포먼스 아트계의 거장인

김백기 제주국제예술제 총감독과 이정희 꽃삽컴퍼니 대표와 함께한 것이었다.

이 아름다운 부부는 '서귀포문화밧떼리충전소'를 운영하는 문화인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런 좋은 연주회 티켓팅으로 초대해준 안나자매님에게 감사드린다. 

 

다음날 우리는 '서귀포문화밧떼리충전소'에서 다시 뭉쳤다.

 

서귀포의 유일한 문화예술인의 공간인 문화밧떼리 충전소는

말 그대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메마른 감정을 문화적으로 풍성하게 충전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 문화밧떼리충전소는 제주도의 문화예사업으로 일부 지원받아

오랜 준비기간을 거치고 개장된지 한 달여도 안되었다.

 

 

그런 일천한 시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대가들을 초청하여 서귀포의 문화예술계에 기여한 일

김백기와 이정희 부부가 아니면 할 수 없었던 대단한 사건이었다.

 

 유종옥의 말 전시회, 니나노난다의 퓨쳐판소리, 사토유키에, 소울트레인, 이을소리 등

이 문화밧떼리충전소에서는 매주 특별공연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기타리스트라고 알려진 김광석의 공연도 이렇게 이루어졌다.

 

쉬지 않고 울리는 기타의 선율에 젖어들어 한시간 반이 어떻게 지났는지 몰랐고,

기타 한 악기만으로 이렇게 다양한 소리를 들려줄 수 있음에 다시 놀랐다

 

과연 김광석의 기타연주는 금난새의 오케스트라와 또 다른 대단한 감동이었다.

 

 

 나는 김광석의 기타 연주가 끝날 때까지 숨을 쉴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의 연주가 끝나고 한참 후에야 기립박수를 치고 있던 나를 보게 되었다.

 

나는 아무런 설명이 없어도

그의 파도치는 손가락과 기타의 선률에서 우러나오는 전율을

광야의 로움과 남국의 열정 그리고 순수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금난새가 지휘하는 오케스트라의 공연은 유럽의 왕궁에서 이루어진 만찬회였다면

 

김광석의 기타는

500여년전 하논분화구에서 고구마를 구워먹던 선조들까지 불러오는 영혼의 울림이었다.

 

오늘 나는 리플릿에 있는 글처럼 '나의 영혼에 별하나' 놓아주었고

한 해를 마무리하며 지쳐가던 나의 심성에 풍성한 충전을 할 수 있었다.

 

<서귀포문화밧떼리충전소 전경>

 

기타연주는 끝났다.

그리고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기타리스트와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그러나 아쉬움도 있다.

이렇게 감동적인 연주회에 관중이 너무 없었다는 사실은

아직도 우리 서귀포 문화예술계의 풍토가 빈약하다는 현실이었다.

 

서귀포시에서

 '금난새가 지휘하는 유라시안필하모닉오케스트라' 초청에는 예술의전당 대극장의 매진되었다.

 

그러나 그에 못지 않은 우리나라 최고의 '기타리스트 김광석' 연주회가 있었던 문화밧떼리충전소에는

서귀포의 미술계와 음악계 그리고 종교계를 대표하시는 분들로 자리를 겨우 채워주었을뿐이다.

 

언제까지 우리나라 문화예술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지속될런지 모르겠다.

문화밧떼리의 발전을 기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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