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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사람들

시노드(Synod)와 사목연수

by 나그네 길 2015. 1. 6.

시노드(Synod)란 

가톨릭교회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매우 중요한 회의를 말한다.

 

이는 라틴어로는 시노두스(Synodus)에서 비롯되는데,

함께, 같은 장소'(syn) ,여정'(hodos)의 합성어에서 유래한다.

 

따라서 함께 걸어감'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시노드(Synod)는

함께 모여 같은 목표를 향해 공동의 노력으로 해결하는 함께하는 여정'을 의미한다.

 

 

이러한 시노드는

교황이 소집하는 주교 시노드와

교구장 주교가 소집할 수 있는 교구 시노드가 있는데,

교구 시노드에는 성직자 수도자는 물론 평신도들도 참여할 수 있다.

 

그렇지만 교황이 주교들을 소집하는 회의 중에서

의결권이 있는 '공의회'와 달리 '시노드'는 자문 역할을 할 뿐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해 10월 바티칸에서

전 세계의 200명의 주교들을 소집하여 시노드를 개최하여

 

2015년 가정에 관한 주교 시노드의 핵심 주제를 작성하였으며

이 최종문서를 작성하는 6명의 주교에 우리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가 선임된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부산과 인천, 서울, 수원교구 등에서 교구장이 소집하는 교구 시노드를 개최하여

교회가 새로이 나아갈 길을 연구하는 등 활발한 참여와 노력들이 이루어져 왔다.

 

 

제주교구에서는 매년 성탄을 앞두고 교구장 사목교서가 발표되는데

올 해의 사목교서 주제는 "작은 이들과 함께 소통하는 소공동체" 이다.

 

이 사목교서에 따라 제주교구내 28개 본당에서는

각 성당별로 연초에 올 해의 사목계획을 수립하여 교구청에 보고하게 된다.

 

그러나 본당의 사목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본당 신자들의 성향과 수준이 각양각색일 뿐만 아니라

교구장의 사목교서가 지향하는 바를 중점 실천하기 위한

본당 주임신부의 사목운영 지침과도 일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우리 서귀포성당은 물론 대부분의 본당에서는

 

주임신부와 사목회 임원 몇몇이 주도로 사목계획을 수립하였고

그 내용을 토대로 사목평의회를 개최하여 사목계획안을 통과 시키는 형식이었다.

 

 

그러나 올해 우리 성당의 사목계획을 수립하는 방법은 달라졌다.

 

서귀포성당의 신자 수는 1,600여명으로

이 중에서 직책을 맡고 있는 신자들은 80여명이 되는데

이들을 전원 참석시켜 2일간 사목연수를 실시해 사목계획을 수립키로 한 것이다.

 

 

이것은 마치 교황님의 소집하는 전세계 주교 시노드와 같은 형식이다.

그래서 나는 이러한 사목연수를 감히 '서귀포성당 시노드'라고 불렀다.

 

사목회평의회를 비롯한 본당의 신심단체의 대표들이 모두 모여

우리 본당의 나아갈 바를 함께 논의하고 주임신부에게 제안하는 형식은

바로 시노드와 같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우리 본당 시노드 참석대상은 모두 80여명이 된다.

 

서귀포성당에는 사목평의회를 중심으로

소공동체협의회, 평신도협의회, 제분과위원회, 청소년위원회,재무평의회와 자문위원회가 있다.

 

그리고 그 산하에는 각 분과장과 구역장 반장 부반장, 연령별 남여 활동단체가 있는데

여기에 직책을 맡고 있는 사람이 80여명이라는 말이다.

 

 

지난 금요일과 토요일 밤에 총 8시간 개최된 사목연수는

신자 60여명이 참석하여 본당 지하강당에서 이루어졌다.

 

서귀포성당 현요안 주임신부는

먼저 직책에 구분없이 8명씩 짝을 지어 앉아 각자 토론하도록 하였다.

 

주제는 주교님 사목교서 "작은 이들과 함께 소통하는 소공동체"에서

올해 우리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겠는지 자유롭게 이야기를 하도록 했다.

 

 

과연 이 시대에 우리에게 작은 이들은 누구인가?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 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가?

그 소통 방법이 신앙 교리와 우리의 삶에 부합되는가?

그리고 본당의 인적, 재정적 사유로 실천이 가능한 것인가?

 

 

이렇게 토론한 결과

각 분임별로 10가지 의견을 전지에 써서 벽에 붙이도록 하였다.

 

그리고 참석자 전원에게 스티커를 5장씩 분배하여

다른 분임의 의견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안에 붙이는 투표를 했다. 

 

스티커 투표가 끝나면 60여개의 의견 중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의견 10개를 올해의 실천 목표로 선정하었다.

 

그리고 2번째 토론의 주제를 주었는데,

"본당 설립 115주년을 맞아 변화가 필요한 것"을 10개씩 써서 붙이도록 하였다.

 

그리고 참석자 전원이 60여개의 의견에 대하여 스티커 투표를 실시해

다시 10가지 의견을 선정함으로써 본당의 실천 목표는 20개가 되었다.

 

 

본당 사목연수 2일차에는 단체별로 함께 앉도록 하였다.

 

사목회 각분과장들, 소공동체 구역장 반장들, 신심단체와 활동단체 등

각 그릅별로 모여서 본당의 실천 목표 20가지를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를 적도록하였다.

 

 

이 때 본당 현요안 주임신부는

자유롭게 실천계획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되 4가지 기준을 주었다.

 

첫째로 우리의 실천 계획이 사랑과 친교의 정신에 맞느냐?

둘째로 그 계획들이 하느님과 일치를 이룰수 있느냐?

세번째로 그 계획들은 봉사와 나눔과 섬김에 부합되는 것인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 교회의 전교활동에 부합되는가 였다.

 

 

 

 

 

 

이렇게하여 여러 단체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알맞는 방법으로 활동할 계획들을 세웠으며

그러한 계획을 커다란 전지에 쓰고 벽에 부착하여 모두가 알 수 있도록하였다.

 

 

이제부터는 사목회 상임위원회를 열어

각 단체별 활동계획을 검토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하게되며

재무평의회에서 소요경비 계수를 조정함으로써 계획이 완성되는 것이다.

 

 

그리고 현요안 신부님은 사목연수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에게

새해에도 수고해 달라는 친필 연하장과 함께 포장된 선물을 나누어 주었다.

 

마지막으로 2층 성전으로 올라가

구유에 누워있는 아기 예수님을 품에 안아 경배하는 구유예배 예식으로

2일간에 걸쳐 열렸던 본당 사목연수 시노드를 모두 마쳤다.

 

나는 이번 서귀포성당의 사목연수에 참여하면서

이러한 연수를 본당 시노드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교황님이 전 세계에 있는 주교들을 소집하듯이

주임신부가 본당내 모든 단체 임원들을 소집하였으며

 

주교들이 거침없는 의견을 발표하여 교황님에게 제출하듯이

우리도 주임신부가 싫어할 것 같은 의견까지도 자유롭게 개진하여

주임신부에게 제시하였던 것이다.

  

 

이제 우리 교회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을 중심으로

더 낮고 더 가난한 사랑의 교회를 추구해야한다.

 

그런 의미에서

 "작은 이들과 함께 소통하는 소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우리들의 노력은 지속되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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