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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사람들

4.3과 세월호

by 나그네 길 2015. 3. 31.

제주의 4.3과 세월호!

어찌보면 이 두 사건은 전혀 연관이 없을 것 같기도 하지만,

 

아무런 잘못도 없는 주민들과 어린 학생들이 너무 많이 희생되었다는 점에서

인간의 생명의 경시를 알 수 있는 우리 시대의 중요한 사건인것이다.

 

 

4.3사건은 당시 제주도 인구의 10%상당인  36,000여명이

불법 무장대와 군,경과 서청과 같은 권력에 의해 무참하게 희생된 사건이며

 

지난해 세월호 역시 우리나라의 모든 기관들이 눈을 뜨고 지켜보는 가운데

아무런 잘못도 없는 고귀한 어린 학생 수백명이 바다 속에서 목숨을 잃었다.

  

그래서 서귀포성당에서는 이 두 사건이 일어난 4월을 앞두고

부활 성지주일을 맞아 '4.3과 세월호 1주기 추모미사'를 가졌다.

 

가톨릭교회의 성지주일은

2천년전 예수님이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으로 들어 올 때

군중들이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호산나'를 외치며 환영했던 입성을 기념하는 주일이다.  

 

 

성지주일 미사는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입성하는  장엄한 성지가지 행렬을 재현하고 

수난 사건과 죽음의 과정에 대한 '수난복음'을 읽으며 부활을 준비하게 된다.

 

그러나 올 해 서귀포성당의 성지주일 미사는

4.3과 세월호 추모라는 특별한 미사로 봉헌되었다.

  

 

예년에 성지주일이 되면

성당마당에서 편백나무로 만든 성지가지에 성수 축복을 받으며

성당으로 행렬하여 들어가 사제와 신자들이 함께 수난복음을 읽었었다.

 

그러나 올 해 성지주일은 미사의 제목 만큼이나 아주 특별하였다.

  

 

 

서귀포성당 신자들은 커다란 종려나무 성지가지 24개를 들고

호산나를 부르며 천지연 주차장까지 성대한 행렬을 하였다.

 

그리고 수난복음은 칠십리 야외공연장에서

가톨릭문화기획 IMD 뮤지컬 배우들이 연극으로 공연하고

4.3과 세월호 추모미사를 집전하면서 수난의 의미를 깊이 새겨 주었다.

 

아마 본당 차원에서 이러한 성지주일 미사는 전국에서 처음이 아닐까 한다.    

 

서귀포 최고의 관광지 천지연에서

국내외 관광객들과 지역 주민들까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이러한 성지주일 추모미사는

평소 다양한 실험미사를 해 왔던 현요안 신부님이기에 가능했던것 같다.

 

또 하나 가톨릭문화기획 IMD뮤지컬 배우들이 수준급 연기가 있었기에

이렇게 천지연 관광지 야외 무대에서 미사와 공연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IMD는 현요안 신부님이 만든 전국 최초의 가톨릭문화기획사이다.

 

2009년도 바오로 사도 탄생 2000주년을 맞아 

당시 연동성당 주임으로 재임하던 현요한 신부는

 

사도 바오로의 생애를 그린 정통 뮤지컬 'IMAGO DEI'(하느님의 모상)를 기획하고 

최고의 뮤지컬 배우들을 선발하여 우리나라 가톨릭 교회사에 남을 만한 뮤지컬을 완성하였다. 

 

 

이 뮤지컬 '이마고 데이'는 제주교구는 물론

명동성당을 비롯한 전국 교구 순회공연과 함께 미국 뉴욕에 까지 진출 뮤지컬을 공연 하였으며,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등 국내 최대의 일간지와 KBS 등 지상파 TV 3사에서 특집으로

가톨릭문화사목에 대하여 보도하는 등 대단한 호응을 얻은바 있었다.  

 

그래서  'IMAGO DEI(이마고 데이)' 앞글자를 따서

IMD라는 가톨릭문화기획사를 설립하여 운영해오고 있다.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입성할 때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열렬히 환영하던 군중들은

 

 얼마 없어 자신들이 이익을 지키려는 자들에 의해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치게 된다.

 

이렇게 수난복음의 절정기에서

대부분의 신자들은 눈물을 훔치며 자신을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그 동안 여러 형태의 미사에 참례하여 왔는데

오늘 이렇게 감동적인 성지주일 미사도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래서 이제는 성삼일과 부활성야 그리고 부활대축일을 맞으며

아직 남아있는 수난시기를 애덕의 마음으로 보내려고 마음 먹고 있다. 

 

 

아름다운 3월의 마지막 주일 화창한 봄 날,

우리는 천지연 칠십리 야외공연장 추모미사에서 감동을 맛보았다.

 

그리고 빵 2개와 요그르트 한개로

또 다시 '오병이어'의 기적도 맛보았다.

 

 

우리는 4.3과 세월호에서와 같이

국가권력이나  무장대와 같은 어른들이 잘못으로 세상을 떠난 이들을 기억한다.

 

2천년전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님과 함께 4.3과 세월호에서 희생된 이들은

모두 아무런 잘못도 없이 죽어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십자가 수난을 넘어 돌무덤에서 일어나 부활하시고 성체성사로 살아계시듯이

 

4.3과 세월호에서 억울하게 희생된 영령들도

우리 모두의 가슴에 살아 남아 부활을 앞둔 성지주일에 이렇게 추모를 받고 있는 것이다.

 

 

이 4.3과 세월호 추모 성지주일 미사를 집전해 주신 현요안 신부님과

수난복음을 열연해 주신 출연자와 스텝 그리고 IMD 관계자 모두에게 감사드리면서,

 

4.3과 세월호 희생자들의 영원한 안식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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