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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자연

하논분화구 생태교실에서

by 나그네 길 2015. 12. 8.

세상은 참으로 다양하다.

 

오랜 세월 공직에서 근무할 때에는 

그 직무 자체만으로도 힘들어 다른 세상을 향해 눈을 돌려볼 여유가 없었다.

 

쉬지 않고 일어나는 치안행정에 몰두하느라 세상의 다양함을 잊어버렸던 것 같다.

 

 

지난 가을 제주자연학교에서 실시하는 하논생태교실에 참여하였다.

 

하논분화구는 호수개발을 반대하는 내가 관심을 가지게 된 지역이었기에

그 하논의 생태가 어떠한지 배워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하논생태교실에서 나는 참으로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곤충과 수서식물과 습지와 환경전문가들의  강의와 실습으로

하논 생태교실에 참여하면서 작은 곤충까지도 찾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생태교실에 함께 한 사람들의 다양한 관심과 새로운 분야를 알게되었다. 

 

 

하논생태교실은 5주에 걸쳐 진행되었는데

첫 날 벼베기에서 체험부터 수질조사까지 새로움의 연속이었다.

 

그 동안 하논을 여러번 방문하면서 의문을 가졌던

땅 위의 곤충과 물 속의 생물 그리고 분화구의 생성과정까지 배울 수 있었다.

 

 

5만년전 수생화산이 폭발로 생성된 하논분화구,

기후의 변화가 고스란히 땅속에 저장되어 있는 지질학의 보고.

 

500년전 조선 숙종때까지만 해도 물이 고여 있는 화구호였다고 하는데,

이제는 민초들의 삶을 위하여 논으로 만들어져 현재까지 벼농사를 짓고 있는 하논.

 

 

오래 전,

어느 서귀포시장 선거 출마자는 이 분화구에 야구장을 만들겠다고 했던가?

그리고  현재  이 분화구에 물을 담아 호수로 만들겠다고 한다. 

 

 

이렇게 하논은

제주의 자연과 생태와 역사가 고스란히 녹이있는 아름다운 분화구이다. 

 

그래서 서귀포시와 제주자연학교에서는 하논에서 생태교실을 열고 있다. 

 

 

 

하논의 식물상

2014년 모니터링 결과 관속식물은 120과 353속 437종 40변종 2품종 2원예품종  총 481분류군이

서식하거나 식재되거나 재배되고 있다.(이하 제주자연학교 교재 참조)

 

 

하논의 곤충은

잠자리, 메뚜기,왕사마귀, 땅강아지,노린재,선녀벌래 등

10목 29과 57종이 살고 있다.

 

 

하논의 수서동물은 미꾸리, 드렁허리,동남참게,물달팽이 등 5종이며,

수서 곤충은 4목 12과 17속 19종으로 나타난다.

 

 

2012년 조사한 조류관찰 개수는,

고방오리, 해오라기, 도요, 칼새 등 48종 684객체로 매월 18~25종이 관찰되었다.

 

 

2005년도 이후 하논에 대한 연구는

화구호 복원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마치 4대강 개발때 개발논리를 내세우며 정책에 이론을 제공해 주었던 

어용교수들이 연상되는 것은 왜 일까?  

 

 

이번 생태교실 책자 말미에

주용기 전북대 전임연구원의 주목할만한 제안이 있다.

 

'서귀포시 하논습지의 가치와 활용방안'으로

하논논습지를 유지하고 자연농법을 통해 생물다양성을 더 높여 생태학습장으로 활용,

생태문화체험 센터 운영과 국가 및 FTO지정 '농업유산지역 지정'추진을 제시하고 있다. 

 

모처럼 하논에 물을 담아 관광호수로 개발하는 것에 대한 반대 의견을 보았다.

 

 

 

우리는 '역사와 자연까지도 다시 만들 수 있다'는

인간의 오만함을 경계한다.

 

이제 우리는하논분화구의 생태 질서를 존중하고 

인간과 자연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보존하고는데 정성을 다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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