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제주의 자연

제주의 옥돔

by 나그네 길 2016. 1. 23.

나는 어릴적에 옥돔이 생선(生鮮)인 줄 알았다.

제주에서는 옥돔만을 생선이라고 불렀기 때문이다.

 

예부터 제주에서는 이렇게 옥돔을 귀하게 여겨 왔다.

 

 

사실 옥돔이라는 이름도 사용된지 오래지 않았다.

 

제주민들은 옥돔을 "솔라니" 마을에 따라서는 "솔래기"라고 불렀으며,

싱싱할 때는 국거리로 그리고 살짝 말려서 생선구이로 먹었다. 

 

 

제주 근해 깊은 바다에서만 사는 솔라니는 주낙(낚시)으로 잡았다.

 

이른 새벽에 풍선(돗단배)를 타고 출항하여

바람을 타고 몇 시간을 태평양 쪽으로 나아가면 한라산이 안보이는 바다가 어장이다.

 

늦은 오후에 개맛(작은 어항)에 입항하여 옥돔 3~4마리를 꾸러미로 직접 팔았다. 

 

 

싱싱한 옥돔은 미역국으로 최고이다.

 

제주에서는 산모에게 옥돔미역국을 줄 정도로 맛있는데,

좀 더 시원한 옥돔의 맛을 느끼려면 무를 잘게 썰어 놓은 옥돔무우국도 좋다.

 

 

옥돔국에는 큰 옥돔에 내장을 빼고 3등분 썰어 놓고 끌려야 최고의 맛이다.

한마리를 통째로 넣은 옥돔국은 고기가 작아서 맛이 떨어진다.

 

 

옥돔은 바싹 말리지 않는다.

 

옥돔을 반으로 손질하여 한나절 널어주면 물기가 빠지게 되고

부슬부슬하게 마른 것을 급냉하면 신선한 맛을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제주에서는 '당일바리'를 진짜 옥돔으로 친다.

새벽에 바릇 나가서 낚시로 잡아 오후에 들어온 싱싱한 '솔라니'를 말한다.

 

최근에 마른 옥돔은 고급어종으로 귀하게 선물용으로 쓴다.

 

설을 앞두고 옥돔 당일바리 1kg(세마리) 6만원을 호가하니

선물을 하려면 3키로에 택배비 포함 20만원 상당이 소요되어 부담스럽다.

 

 

그러나 옥돔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특히 중국산은 키로당 2만원도 안되며

먼 바다에서 며칠동안 그물을 이용하여 잡은 원양바리는 3만원 상당이다.

 

제주도 일반 시장에 가보면 널어놓고 파는 옥돔 대부분은 '딩일바리'가 아니다.

 

 

마른 옥돔은 적쇠를 이용하여짝 구워야 더 맛있다.

일부 음식 포스팅에서 처럼 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구우면 맛이 반감된다.

 

옥돔은 구워보면 안다,

중국산은 고스란히 굽지 못해 살들이 떨어지며 맛도 그렇고 냄새도 별로이다.

원양바리도 신선하고 고소한 옥돔 고유의 맛은 당일바리에 비교할 수 없다.

 

 

옥돔은 비린내가 전혀 안나며 생선 자체로도 맛이 있는 어종이다.

부슬부슬 마른 당일바리를 그대로 한 점 먹어 보면 고소함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이다.

 

그래서 중국산 옥돔 중에서는

조미료 맛소금으로 씻어 말리기도 한다는데, 제주의 당일바리 맛을 따라 올수가 없다.

 

 

위 사진은 내가 직접 찍은 제주의 진짜 당일바리 옥돔구이이다.

미역국용으로는 조금 작은 듯 하지만,

옥돔구이용으로는 알맞는 크키이며 맛도 일품이었다.

 

지구 온난화로 해수의 온도가 상승되면서 

이런 최고의 어종 옥돔이 점차 제주 근해에서 사라져 가고 있다니 걱정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