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성당 주일학교에도 아이들이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성당뿐만이 아니라 우리 교육과 사회 전반에 걸쳐 있으며,
어쩌면 국가적인 인구정책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적 - 1980년대만 해도
성당에는 아이들이 넘쳐나 미사에 방해가 될 정도였다.
그래서 대부분의 성당에는 유아방을 만들어 유리창 너머로 미사 참례를 하면서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했었는데
유아방에는 비슷 비슷 또래 아기들로 언제나 만원을 이루었다.
그런 유아방 시설은 지금도 존재하고는 있는데 아기들은 두셋 있으나 마나 하다.
그래서 이제는 미사 중에 아이들 소리가 들리지 아니하는 성당이 되어버렸다.
주일학교도 마찬가지이다.
그나마 초등부에는 어느 정도 모여 '복사단'을 구성할 수는 있는데,
중,고등부는 얼마되지 않아 썰렁한 분위기이다.
서귀포성당에 아이들이 없다는 말은 젊은 부부신자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말이다.
우리가 젊었을 적에는 아빠 혼자 벌어서 가족들을 부양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부부가 함께 벌어도 살아가기가 힘드니 자연히 종교생활은 멀어질수밖에 없다.
이제는 교육비 등 자녀를 키우는데 필요한 비용을 감당할 수가 없어 출산을 기피하고 있는 세태이다.
국가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국민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어야하며,
종교는 인간이 죽은 다음에까지도 영혼의 안녕을 위하여 기원해 주어야 하는데,
작금의 세태를 보면 어디에선가 많이 모자라고 있는것 같다.
주일학교 중,고등부 학생들은 몇 명 안된다.
입시를 위해 매일 학교와 학원으로 지옥같은 공부를 해도 모자랄 시간인데
성당의 주일학교에까지 나가라고 보내 줄 엄마가 과연 얼마나 있을까?
우리 아이들이 학생때만해도
수능 전주까지 주일미사에 참례하면서도 제주도 전체에서 인문계 수석을 할 수가 있었지만
지금같은 세태면 어림도 없을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고3생이 주일 미사에 참례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 주일학교에서는 종교에 대한 교리 교육보다도
서로 함께 살아가는 이웃사랑의 방법을 배워주고 있다.
입시에 억매인 학교와 가정교육에서 모자라는 부분인 인성을 가르치는 것이다.
우리 인간들에게 일주일에 하루는 쉬도록 하고 있다.
그래서 오래 전 옛날부터 주인이 쉬면 자연히 종들이 쉬었고
따라서 가축들도 쉬게 되면 농작물과 자연 그 자체도 하루를 쉬게 되었던 것이다.
이렇게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인간은 물론 자연까지도 쉴 수 있다면 좋겠다.
그래서 주일학교에도 아이들이 씨끌벅적한 장난과 울음소리가 늘어난다면
엄숙한 미사성제에 방해가 된다고 하여도 모두가 기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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