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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사람들

자비의 해, 남부지구 한마음 축제

by 나그네 길 2016. 10. 20.

최근 제주에는 각종 축제나 야외행사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런 행사의 가장 큰 문제는 인원동원으로 주최측에서 가장 고심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야외행사인 경우 날씨, VIP와 함께 참석인원이 많으면

행사의 내용과 관계없이 성공했다는 평를 받는 것이 보편적이다.   

 

 

학생동원이 없어져버린 근래에

제주도내에서 1,000명 이상 참석하는 행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무슨 축제를 아무리 홍보하여도 공무원과 관변단체 회원들이 대부분이며

개막식에서 도지사 등 축사가 끝나 내빈들이 퇴장과 동시에

공무원과 동원인원이 모두 떠나버리는 축제장은 한산해지게 마련이다.

 

 

 

이렇게 가장 큰 걸림돌인 인원동원을 고심하지 않는 행사가 있는데

바로 천주교회 종교계 행사일 것이다.

 

지난 10.2일 남원생활체육운동장에서 개최하였던

 '자비의 해, 천주교 제주교구 남부지구 한마음 축제"에는

인력동원이 없었음에도 남부지구 7개 본당에서 1,380여명이 자발적으로  참석하였다.

 

 

 

또한 천주교회의 행사 중에 신비한 것은 예산이 안든다는 것, 

 

이렇게 많은 1,380여명 인원이 참석하여 놀고 먹으며 선물과 상품도 주는 

행사 총비용이 고작 900여만원일 뿐,

그 적은 예산 중에서 250만원을 절약하여 사회복지시설에 기부까지 하였다.

 

아마도 행정기관의 행사였다면 1억원으로도 부족했을지 모른다.

 

 

 

이렇게 많은 참석 인원임에도 불구하고 적은 예산의 신비는

지역별로 본당이 있는 천주교회의 특수함 때문이며,

 

각 본당별로 신자를 운송하고 천막을 치고 식사와 음료를 준비하는

본당별 비용부담 체제가 그 정답일것이다.

  

 

 

 

지난 1월 남부지구 총회장 모임에서 이 행사를 논의하기 시작한 이후

행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력동원과 예산은 생각하지 않았다.

 

당일 미사봉헌금으로 충분히 행사가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천주교회의 행사는 언제 어디서나 미사가 중심이 된다.

그래서 주일미사에 참례해야하는 신자들은 야외 행사에도 참석하게 되는 것이다.

 

 

최근 교회내에서도 다양한 공연팀들이 있어

예산이 없이도 행사를 더욱 풍요롭게 진행할 수 있다.

 

서귀포성당의 다문화 '나오미 공연단'과 중문성당 '민속걸궁팀'이 바로 그러하다.

 

 

 

페이스페인팅도 봉사자들이 운영하며

교통관리와 행사안내, 행사장 청소도 모두 봉사자들이 합심으로 이루어진다.

 

 

 

축제의 진행에는 이벤트사를 활용하고 있다.

좋은 음향과 함께 신자들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는 다양한 즐길거리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오래전에도 이렇게 지구별 체육대회가 있었다.

 

그런데 당시에는 놀이가 아닌 경기가 중심이었기 때문에

어디서나 그렇듯이 승부에 집착하는 과열분위기로 변질되곤 하였다.

 

 

 

축구나 배구, 줄다다리기 등은 당연 신자가 많은 본당이 유리할 수 밖에 없으며,

복사단 축구경기에는 복사단이 아닌 선수들을 끼워 넣기 하는 등 편법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대부분 도시 본당들이 우승을 차지하곤 하였다.

 

 

 

그래서 한동안은 성당 대항 체육경기가 폐지되었는데,

올 해는 자비의 해를 기념하면서 축제행사를 마련하게 된 것으로

경기의 승패가 아니라 서로 즐기는 프로그램으로 위주로 진행하였다.

 

그래서 우승은 중문성당, 준우승은 성산포성당 등 작은 성당들이 차지하는 축제가 되었다.

 

 

 

행사를 마치면서 경품 추첨이 있었는데,

각 성당 주임사제를 비롯하여 본당별로 경품들을 봉헌하였기에

 

경품예산이 없이도 풍성한 잔치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 경품을 추첨하는 남부지구장 현요안 신부(서귀포성당 주임)>

 

 

 

사람이 아무리 행사를 계획하고 준비한다고 하여도

행사를 성공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은 사람이 할 수 없다.

 

만약에 이런 야외 행사에 큰 비가 내린다면 아무것도 아니다.

결국 이 세상 모든 일의 성패를 주관하는 분은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이시다.

 

우리는 하논성당 터가 있는 하논분화구의 호수개빌을 반대하는 유인물을 제작하여

참석자 전원에게 나누어 주며 환경보호를 홍보하기도 했다.

    

 

 

며칠 전부터 세차게 내렸던 비가 행사당일에 거짓말처럼 그쳤다. 

하늘 구름과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환상적인 야외 날씨였다. 

 

지난 1월부터 남부지구 총회장들이 모여 준비해왔던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는 한마음 축제는 이렇게 즐거움 속에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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