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서귀포 오일장에 '애기구덕'을 사러갔다.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리는 성탄절에
우리 예쁜 손녀 '노엘라'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2,000년전 아기 예수님은 가장 낮은 자로 태어나 마구간 구유에 누웠지만,
요즘의 아이들은 모두의 축복 속에 탄생하여 병원의 아기침대에 눕게된다.
내 아이들이 태어 날때도 그랬지만,
지난 봄부터 기다려온 손녀의 순산과 산모의 건강은 더 큰 은총으로 다가왔다.
새 생명 탄생의 기쁜소식을 듣고 한 걸음에 서울로 달려가,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고 "하늘의 별만큼 자손을 번성하라"고 말씀하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면서
예쁜 손녀의 축복을 빌어주었다.
김포공항의 성탄트리가 마치 우리 손녀의 탄생을 축하해 주는 듯
하루길 서울을 다녀오면서도 마음은 푸근하고 기쁘다.
성탄절에 태어났기에 세례명을 '노엘라'로 정하기로 하고,
신생아실에서 복덩이를 처음 본 순간 기쁨과 감격과 눈물로 감사를 드렸다.
예부터 제주에서 아기를 키울때는 '애기구덕'을 썼다.
대나무로 바구니를 엮어 아기침대를 만들었는데,
어머니들은 초가집에서 뿐만 아니라 밭에 갈때도 애기구덕을 지고갔다.
애기구덕은 여름에는 통품이 잘되어 시원했고
겨울에는 차가운 마루바닥과 떨어진 공간이 있어 더 따뜻했다.
특히, 농촌에서는 개미 등 해충들이 아기에게 침범하지 못하게 만드는 효과가 탁월하였다.
현재 제주에서도 애기구덕은 대나무가 아니라 파이프 등으로 만들고 있지만
구덕의 형식과 사용은 대나무 애기구덕을 그대로 모방하고 있다.
옛날 제주인들이 아기를 키우는데 구덕을 활용한 것은 좋은 선택이었던것 같다.
<사진 : 몽몽아블로그>
애기구덕은 침대 대용 뿐만이 아니라 살살 흔들어 주면
아기에게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만드는 탁월한 기능이 있다.
혹자는 아기를 흔들어서 재우면 머리가 나빠진다고 말하는데,
우리 아이를 비롯해 애기구덕으로 키운 제주의 아이들이 수능이나 국가고시 등에서
다른 지방 아이들보다 못한 것은 보지 못했으니 그냥 추측해 보는것 같다.
애기구덕은 제주에서만 만들어지며 그것도 전통 오일장에 가서야 볼 수 있다.
이 아기구덕을 사용하는 것은 산모 며느리의 몫이지만
예쁜 손녀를 위해 무엇인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은 할머니 할아버지의 몫이다.
첫 손녀 예쁜 '노엘라'가 탄생한지 이제 한주일이 되었다.
매일 보내오는 사진도 모자라 사무실 컴퓨터 바탕 화면을 바꿀정도로
나도 다른 사람들과 같은 손녀 바보가 되어 간다.
올 한해를 보내면서 '블친'을 비롯한 모든 분들께 감사와 축복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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