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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자연

서귀포의 눈 이야기

by 나그네 길 2018. 1. 17.

지난 주, 전국적인 강추위 속에 서귀포에도 눈이 내렸다.


서귀포의 겨울은 1년에 몇 번, 그것도 적당히 눈발만 보여주었는데,

올해는 이틀간 쉬지 않고 내린 눈으로 서귀포의 모든 기능도 얼어버린것 같았다.




우리 아파트에는 15대 정도 주차가 가능한 지하 주차장이 있는데,

어느 동네 차량인지 모른 차들이 3일간 한 대도 움직이지 않아 주차장 기능이 마비되었다.

  

<아침 8:30분, 서귀포의 중심도로에 버스가 운행한 흔적이 없다.>


서귀포는 기후의 특성상 눈 내린 빙판길에 대한 대처가 소홀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눈이 많이 쌓이는 날이면,

빙판길 운전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대중교통으로 몰리게 되는데

서귀포에서는 버스 조차도 눈에 대한 대비가 부족해 제대로 운행을 하지 못한다. 


<2.8일 아침 8:30 동문로타리>


 한라산을 횡단하는 5.16도로는 눈이 오면 교통이 통제된다.


특히 차량들이 빙판에 미끄러지면서 도로가 막히게 되면

적설용 장비조차 5.16도로에 진입하지 못해 도로의 기능은 그대로 막혀버린다. 




서귀포의 마을 안길과 농로들도 마찬가지로 눈이오면 정지된다.


이렇게 서귀포 사람들은 눈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다.

그래서 눈이 녹기만을 기다리면서 집안에서 꼼짝도 안하게 되는 것 같다. 



서귀포에서는 눈이 오면 자연히 출근이 늦어진다.

대중교통조차 없으니 누구나 제 시간에 출근하기가 어렵기에 탓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무도 걸어가지 않은 눈을 밟으면 출근하는 기분은 쏠쏠하다.  



서귀포의 겨울에 갑자기 눈이 많이 내렸듯이

올 겨울 서귀포에는 독감환자가 유독 많다.


연휴기간 중에 서귀포의료원 응급실은 독감환자로 넘쳐나면서

응급실 진료예약이 당일 소화를 다하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래서인가 오랬만에 감기 몸살이 왔다.


몇 년동안은 독감예방의 효과였는지 모르지만 병원과 주사와 약은 상당히 오랬만에 맛보았는데,

결국 B형 바이러스성 독감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올 겨울에

독감치료제 '타미플루' 항바이러스 처방을 받아보지 않은 사람은 행복하다.


열과 함께 코, 목, 귀, 눈 골고루 건드리면서 건너가는 독감이 치료가 쉽지 않았기에,

겨울철 건강관리에 좀 더 신경을 써야할 것 같다.



서귀포의 겨울은 눈을 보기가 힘들다.

그러나 가끔씩 눈이 내려 쌓인 날이면 도시의 기능이 정지되는것 같다.


그러나 눈은 내리면 녹는다.

오랬만에 이렇게 하얀 설경을 즐기면서 오늘 하루쯤은 느긋하게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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