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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자연

메옹이, 보말, 수두리, 고메기, 구쟁기 ~

by 나그네 길 2018. 6. 30.

예전에 제주의 장마철에는 바다가 풍요로웠다.

 

썰물때 바닷물 속에 있는 듬듬한 돌을 뒤집으면

제철을 만난 매옹이, 고메기, 보말, 수두리, 문지닥지, 오분작~~~

 

자연이 우리에게 주어진 풍성한 해산물이 가득하였다.

 

 

<매옹이 : 약간 맵고 쌉쌀하여 붙여진 이름>

 

 

어린 날, 배고픈 아이들이 반찬으로 먹었던 제주바다 해산물들이

 

최근 자연식 웰빙바람을 타고

보말죽, 오분작 뚝배기, 고메기국으로 귀하신 몸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제주바다의 해산물들은 독특한 제주어 명칭이 있는데도

일반인들 사이에는 고동류를 '보말'이라고 부른다고만 알려져 있다.

 

제주의 해산물들은 지역에 따라 약간씩 다르게 불리지만

50년전까지 서귀포 남원읍 지역에서 부르던 명칭들을 기억해 본다.

 

 

<촘고메기 : 고메기의 대명사, 진짜(참) 고메기라는 뜻이다.>

 

 

보말은 촘고매기보다 크고 둥글게 생겼다.

 

검고 큰 것은 먹(검다)보말이라고 불리는데 미역과 모밀가루를 풀어 보말국을 만들거나

간장과 참기름 고추가루, 파를 썰어 넣고 버무려 반찬으로 먹기도 했다. 

 

 

<보말 : 제주바다에서 가장 많이 살고 잡기도 쉬웠다.>

 

 

수두리는 보말과는 다른 모양으로 약간 길고 크게생겼는데,

바닥물이 찰랑대는 바위틈에 수두룩하게 많이 모여살아서 수두리로 불렸던것 같다.

 

흔히 보말과 구분하지 않고 보말국으로 판매하고 있어 

제주인들조차도 보말으로 알고 있다.

 

 

<수두리는 살살 돌리면서 똥(내장)까지 따기가 쉽다 : 사진은 귤봉 블로그 캡쳐>

 

제주에서는 해산물의 내장을 전복똥, 구쟁기똥,보말똥 등 모두 '똥'으로 지칭하며,

껍질은 모두 '딱살'이라고 불렀다.

 

 

 

예전에 제주에서는 소라(뿔소라)를 '구쟁기'라고 불렀다.

 

구쟁기는 깊은 바위틈에 살기고 자라는 속도가 늦어 개체수가 많지 않은데,

최근에는 새끼 소라를 바다에 뿌리는 종패사업과 양식업으로 수요를 맞추고 있다.  

 

소라는 껍질과 딱지를 떼어내면 생으로도 먹을 수 있는데,

소라살은 맛있지만 딱딱해 조심해서 씹어야 한다.

 

소라의 똥(내장)은 모래가 많아 먹을 수 없기에 버린다.

 

 

제주에서도 자연산 전복과 오분작은 귀했다.

바다속 바위틈에 단단하게 붙어 있기에 발견해도 맨손으로 딸수 없다,

제주에서 판매되는 전복죽 등 전복요리는 사실 모두 양식전복이다.

제주 해녀들이 물질 중에 자연산 전복을 잡을 경우는 1년에 몇 번 안된다. 

 

 

 

성체의 크기는 전복이 오분작보다 2배이상 크기 때문에 쉽게 구분할 수 있는데,

새끼 전복인 경우에는 오분작과 비슷하게 생겨서 구분이 쉽지 않다.

 

가장 쉬운 구별법은 껍질에 구멍이 5개 이상 많이 있는 것은 오분작이라고 보면 된다.

 

<사진은 사또님의 블로그에서 캡쳐>

 

 

조고메기 : 고소한 맛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 인 듯,

깊은 바위틈에 집단적으로 서식하기 때문에 많이 잡을 수는 없다.

 

 

 

맹고메기 : 껍질이 얇아서 붙여진 이름일 듯,

삶아도 잘 열어 먹기가 어려워 잡지 않는다.

 

 

 

이제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었는데도 제주의 바다는 메말라있다.

 

오래전부터 양식장과 과수원, 골프장 오폐수들이 빗물과 함께 바다로 흘러들어

  이미 청정 제주바다는 백화현상으로 시들고 아열대화가 진행되고 있다.

 

어린날 우리가 자연식 건강식으로 먹었던 해산물들을 볼 수 없는 날이 머지 않은 것 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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