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내 딸의 결혼식때 어느 지인이 부엌가구 도마를 선물로 주었다는 말을 들었다.
당시에는 도마를 선물하는 것이 좀 신기하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최근, 엔드그레인 도마 전시회에 다녀 온 이후로 도마의 새로운 가치를 알게 되었다.
오래 전부터 도마는 나무로 만들어 졌다.
칼과 더불어 없어서는 안 될 부엌 요리의 중요한 한자리를 차지 했었는데
아래의 도마에서 보듯이 그리 귀하게 여기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사전적 의미에서 엔드 그레인(End Gran)은
"목재를 섬유 방향과 수직이 되도록 잘랐을 때 노출되는 횡단면의 나뭇결"을 말한다.
일명 나이테 도마라고도 불리는 엔드그레인 도마는
나이테 모양을 그대로 표현하는 도마무늬 자체로도 장식이 되어
주방에서 아주 인기가 높은 조리기구라고 할 수 있다.
엔드 그레인 도마에 사용되는 수종은 느티나무, 메이플, 유칼립투스, 월넛을 많이 사용하며
항염 및 칼자국이 잘 안나고 살균 효과의 장점이 있어 명품으로 알려져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고 한다.
서귀포에서도 엔드 그레인 도마 전시회가 있었다.
평범한 한 영어교사가 어느날 엔드 그레인에 꽂혔고
외롭고 즐거운 작업을 거쳐 선보이는 엔드 그레인 도마는
"변함없이 우직하고 칙칙한 대한민국 주방도마에 색상과 기능을 입혀드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전시회를 연 박창선 선생은 말하고 있다.
주방의 도마도 예술작품이 될 수 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도마들은 요리가 아닌 전시용품 같기도 했다.
여기에 전시되는 도마들은 대부분 양면을 쓸 수 있는 도마로
여러가지 조리를 할 수 있도록 기능성을 살렸다.
그리고 도마에 스마트 폰을 꽂아 넣고
방송을 그대로 따라 조리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은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엔드 그레인의 아름다운 색상과 디자인은
한 번쯤 주방에서 이런 도마를 써 보고 싶다는 욕망이 일어나게 만들어 준다.
엔드 그레인 도마 전시회에서는
이외로 주부들보다는 젊은 남성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끌었다.
주방의 도마는 어느 주방가구 보다도 더 없이 위생적이고 건강해야 한다.
그래서 제주도 서귀포에서까지 이렇게 엔드 그레인 도마 전시회가 기획된 것 같다.
오늘 전시되는 엔드그레인 도마들은
색상과 기능과 디자인 모두가 만족할 만한 작품이었다.
늦게 나마 내 딸의 혼인때
엔드 그레인 도마를 결혼선물로 주신 지인께 감사드린다.
문화가 살아있는 거리!
서귀포 이중섭거리 창작스트디오에서 개최된
엔드 그레인 도마 전시회의 성공을 기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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