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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사 스타일

쑥지짐이와 감귤잼

by 나그네 길 2020. 4. 14.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주일에도 할 일이 없어졌다.


성당미사와 각종 모임 그리고 행사와 축제 등이 없어지면서

일상에 변화를 가져왔는데 우리 부부는 매 주일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 보기로 하였다.  



봄 햇볕이 자작하게 아름다운 날 하논성당터에 가면

예쁜 쑥들이 흙내음을 이기며 뽀쪽하게 솟아난다.



어린 쑥은 부드럽고 향기도 좋다.

예쁘게 골라내어 깨끗한 물에 씻어준다.



쑥을 잘게 갈아 부침가루와 버무리고

들기름을 후라이팬에 두르고 부쳐내면 쑥 내음이 상큼란 쑥지짐이를 먹을 수 있다.


이렇게 새 봄에 첫 쑥으로 만든 쑥지짐이는 음식이 아니라 봄을 먹는다고 한다.   



봄을 먹는데는 부추전도 빠질 수 없다

동네 마트에서 부추를 사다가 간단히 부쳐보았다.



다음 주일에 만든 상애떡은 실패하였다.


제주도 고유의 음식이라고 할 수 있는 상애떡은

밀가루와 막걸리 그리고 설탕으로만 발효시켜 만들어 제사상에 올리는 서민의 떡이다.



이스트와 같은 발효제가 없이 재료를 숙성시키는 것은 숙련이 필요했다.

발효가 안 된 상애떡은 딱딱하게 굳어 맛 없는 실패한 밀가루 떡이였다.



이 번 주일에는 봄을 맞는 제주의 특성에 알맞는 감귤잼을 만들어 보았다.



감귤잼은 새봄에 익는 하귤로 만들어야 가장 맛있다.


한라봉이나 온주밀감으로 만든 잼은 단맛이 강한데 비하여

하귤잼은 약간의 신맛과 어울리는 달고 상큼한 맛으로 인기가 높다.



하귤잼을 만들때에는 노란 알갱이는 물론이고

감귤의 껍질과 알갱이를 감싸고 있는 하얀껍질까지 모두 넣어 만들어야 씹히는 맛이 더 있다.



감귤의 노란 껍질과 알갱이를 감싸고 있는 하얀색 껍질은

잘게 썰어 넣어야 한다.


여기에 노란설탕을 넣고 은은한 불에 오래도록 졸인다.

졸일때는 천천히 쉬지않고 잘 저어주면 색깔도 맛있는 잼이 완성된다.



완성된 감귤잼은 적당한 용기에 냉장 보관하면 오래도록 먹을 수 있다.



아름다운 계절에 사회적 거리두기에 참여하면서

이렇게 주일마다 무엇인가를 하나씩 만들다 보면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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