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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길 여행길

2018 제주생명평화대행진

by 나그네 길 2018. 8. 1.

제주의 여름은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어 더 뜨겁다.


1987년부터 무려 30년 이상을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는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이 있기 때문이다.


<2018 생명평화대행진에 함께하는 강우일 주교>


2018년 생명 평화 대행진의 구호는

"강정에서 성산까지! 평화야 고치글라(같이 가자)"


올 해도 어김없이 천주교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와 생태환경위원들도 함께하였다.



이 순례는 1987년 서슬이 퍼렇던 군사정권 시절

제주지역 대학생들이 '탐라순례대행진"이라는 명칭으로 처음 시작되었다.



그 후 30년동안 매년 여름이 되면

서귀포에서 출발하여 3일동안 제주도를 한 바퀴 걷는


탐라순례대행진은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단지 "4.3진상 규명" "모슬포군비행장 반대" "제주개발특별법 반대"

"노동인권보장" "전교조 탄압금지" "탐라에서 백두까지" "해군기지반대"


시대에 따라 구호가 달라졌을 뿐이다.



올해는

강정해군기지에서 성산공항까지 문제의 현장을 걷는다.




나는 탐라순례대행진에 대한 추억이 많이 있다.


그 중에서도 1998년도 '탐순'은

내가 서귀포경찰서 정보계장으로 직접 이 행사를 관리하는 입장이었기에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1998년 제주대학교에서 출정식을 마치고

516도로를 이용해 서귀포로 넘어 오던 4대의 탐순학생 전세버스를


경찰 5개 중대를 동원하여 토평 도로에 고착시켜버렸다. 



당시만 해도 탐라순례대행진은 불법 집회시위였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탐순을 포기하라고 강요하면서

전세버스 운행을 못하게 하다가 결국 저녁시간이 되어서 풀어주었다.


당시에는 이런 집회시위 진압 방법이 당연시하게 생각하던 시기였다.  



아래는 당시 어느 제주대학생이 자체 네트워크에 올린 글을 인용합니다.


<"*지금까지의 상황,

8. 8일 탐라순례대행진 출정식을 멋지게 마치고 11시경에 버스로 서귀포로 이동중에 전

경의 출현으로 버스를 포위하여 탐순을 포기할 것을 종용하였습니다.

(예정은 제주시 반대쪽 서귀포에서 동서로 나뉘어져 출발예정이였음.

 

살인적인 더위에 맞서 7 시간 이상을 버스에서 대치중이던 탐순대원 300여명은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사수하겠다는 결의는 결국 저녁 8시경 전경은 스스로 포기하고

물러나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30여년 동안 탐라순례대행진은 비슷한 형태로

경찰과 행정에서 가장 신경이 쓰이는 행사로 지속되어 왔으며,


젊은이들은 이 행사를 통하여 제주 지역의 여러 문제점을 거론하였는데,

정권적 차원에서는 껄그럽겠지만 제주인들의 삶을 위하여 순 기능적 역할이 더 컸던것 같다.






 올 해  제주생명평화대행진 첫 째 날,

그렇게 무덥던 서귀포의 땡볕 날씨가 갑자기 흐려지더니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와 더위에 지친 순례자들의 땀을 식혀 주었다.



나는 지난 해부터 대행진에 함께하였는데,

예전 탐라순례 중에 민주화 투쟁으로 사법처리됐던 대학생들을 생각한다면


최근의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은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여름 축제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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