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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길 여행길

순례를 통한 영성의 길(특강 : 강석진 신부)

by 나그네 길 2018. 8. 31.

유난히 무더웠던 올 여름,

가을을 기다리는 시기 8월 25일에 특별한 강의가 있었다.


예년처럼 이 때쯤이면 더위가 한 풀 꺽일만도 하건만

에어컨으로 더위를 식히는 신성여자중학교 모드락실은

    제주교구내 순례길을 사랑하는 여러 신자들이 모여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이 특별한 강의는 부교구장 문창우 주교님이 마련해 주셨다.


제주교구에는 6개의 순례길과 함께 여러 곳에 4.3순례지가 있기에

    순례에 대한 단순한 해설이 아니라 영성적인 가르침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한국순교복자수도회 강석진 요셉 신부의 특강은 대단했다.


"순례를 통한 영성의 길"을 들으면서 많은 것을 새롭게 돌아보게 하였고,  

순례길의 단순함에서 벗어나 좀 더 형이상학적인 영성을 접목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우리는 왜 순례길을 걷는가?


제주에는 아름다운 길이 많이 있다.

그 중에서 20개도 넘는 올레길 코스가 있으며

한라산 둘레길, 갑마장 목장길, 치유의 숲길, 사려니숲길, 머체왓길, 바당길 등 등



순례길은 단순한 건강이나 힐링이 아니다.


우리는 순례길을 걸으면서

신앙 선조들과 순교자들의 삶과 영성을 묵상하고

자신의 신앙을 성찰하고 다시 한 번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성지순례는 기복신앙이 되어서는 안되는데,

성지순례중에 촛불을 켜고 은총을 비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우리는 순례를 통하여 순교자들이 모든 것을 버리고 살아던 모습을 돌아보며

자신의 삶과 신앙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가지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첫 째" " 최고" "최대" 와 같은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교회 대부분의 성지들은 최초, 또는 첫 번째에 대하여 많은 의미를 두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최초 또는 첫번째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분들이 무엇을 최초로 하게 되었던 그 삶의 가치를 더 심오하게 성찰하고 바라보아야 한다.



제주교구의 성지도 대부분 "첫째"를 기리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제주의 첫번째 신자 정난주 마리아, 김대건 신부의 첫 미사지 용수성지,

제주도민 최초 신자 복자 김기량, 산남지역 최초 하논성당 등 등 


우리는 이 첫째 또는 최초라는 숫자적 개념보다 그 삶과 그 의미가 더 중요하다.


병인박해 당시 한 사제와 일부 신자들이 과욕으로 많은 신자들이 희생된 사건이 있다.


1868. 5월 남연군묘 도굴 미수사건으로 인하여

대원군이 강력한 천주교 박해로 인하여 8,000여명이 신자들이 순교하였다.


독일상인 오페르트는 프랑스 신부 페롱(Feron)과 일부 조선 천주교인들과 합작

조상을 중시하는 조선에서 남연군의 시신을 파내어 대원군과 통상협상을 추구했던 어이 없는 계획, 

결국 천주교에 대한 비난과 함께 수 많은 신자들만 더 희생되었을 뿐이었다.  




이러한 사제들이 선교에 대한 과욕은 제주에도 있었다.


천주교인을 세금징수원으로 활용하고 지역의 풍습을 무시하는 선교활동은 교폐로 이어졌으며,

이에 반발하여 발생한 신축교안(이재수의 난)으로 수백명의 신자들이 희생되었다



역사는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각자의 해석이 다르다.

우리는 역사학자가 아니므로 그러한 관점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성지순례는 설명이나 해설과 같은 교육에 중점이 있는것이 아니라

성지가 주는 의미, 묵상할 수 있는 공간과 그러한 계기를 이끌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현대는 순교할 일이 없다.


성지순례에서 각자 묵상할 수 있는 사연은 다르겠지만,

우리는 순교할 일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교회에서 이루어지는 강의는 대부분 신앙에 대한 것이다.

어디에서나 마찬가지로 신자들은 교육 받기를 즐겨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순례를 통한 영성의 길" 특강은

현재 우리에게 알맞는 아주 좋은 강의였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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