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도 참복회를 먹어 보기는 그리 쉽지 않다.
제주 근해에서 어획이 점점 줄어들어 참복 가격이 비싸며
또한 독이 있다는 복어는 아무나 요리할 수 없다.
참복회는 얼마나 얇게 뜨느냐에 따라 식감과 맛이 다르다.
향원복집 참복회는 접시에 밑그림이 보일 정도로 얇게 썰어져 나오는데,
이 정도 복 사미미 뜨는 실력이라면 전국적으로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것이다.
향원복집에서는 싱싱한 참복회가 다른 요리보다 먼저 나오는데
회감이 싱싱하고 숙성이 잘되어 있어 맛이있다.
이렇게 참복요리를 맛있게 잘 먹으려면 먼저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참복 사시미는 껍질과 함께 나오는데
특별한 반찬은 없이 미나리와 파 그리고 간장으로 만든 소스가 전부이다.
다음 코스는 싱싱한 고니가 있는데 그냥 참기름 소금에 찍어 먹는다.
'고니'는 복어의 정소 또는 난소의 역할을 하는 부위로
사시미와 초밥, 지리나 매운탕 등 어느 요리에도 어울리는 맛을 자랑하기에
고대 중국 월나라의 미인 서시(西施)를 빗대어 '서시유(西施乳)'라고 부르기도 한다.
회를 뜨다가 남은 부위는 살짝 데쳐서 코스요리로 나온다.
참복초밥은 스시 중에서 가장 고급스럽다.
참복요리의 특징은
어느 부위를 먹어도 생선특유의 비린내가 없는 담백하고 쫄깃한 맛이다.
바삭한 복살 튀김은 소스만 찍어 먹어도 독특한 맛을 내는데,
참복요리는어느 부위를 먹어도 이렇게 담백한 요리가 된다.
마지막 코스는 복지리이다.
싱싱한 복어로 만들기에 뽀얀 국물이 미나리와 더불어 시원한 맛으로 마무리한다.
향원복집은 2대째 이어오는 서귀포 지역에서 유명한 복요리 전문점이다.
30년도 더 전에 경찰서를 방문한 제주청장을 여기에서 접대했는데
특별히 먹은게 없었는데도 맛은 있있었다고 떠오른다.
영국에서는 생선회를 요리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영국인 사위 리암은 제주에서 생선회의 맛을 알아버렸다.
우리 사위 리암은 참복회를 처음 본다고 하면서도 너무 맛있게 먹는다.
이렇게 참복 사시미는 특별한 경우에만 먹을 수 있는 요리이기에
나 역시 영국인 사위 덕분에 맛잇게 먹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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