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서귀복자성당은 서귀포 매일올레시장 놀이터 옆에 있었다.
1970년 서귀포성당에서 분리되어 30년동안 있다가 2001년 동홍동으로 이전하였는데,
설립 당시 명칭은 천주교 중앙교회였다.
<위 : 서귀복자성당 성전, 아래 : 서귀복자성당 사제관>
하논성당순례길 코스 중에는 서귀복자성당 옛터를 거치게 되어 있어
순례자들이 복자성당터를 알 수 있도록 표지석을 만들기로 했다.
당시 복자성당터는 주차 건물인데 놀이터와 함께 있었기에
제주교구 순례길위위원회에서는 매일올레시장 놀이터에 표지석을 추진했다.
서귀복자성당 옛터에 표지석을 세우려고 관련 본당에 협조를 요청하였으나
본당의 역사와 순례길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 같아 아쉬웠다.
역사란 시간이 지나면 잊혀져 버린다.
그래서 하논성당터를 찾아 내려고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었는지 생각해 본다.
마침 놀이터에는 '서귀포 6월 민주항쟁 기념석'이 있었기에
똑같은 재질과 모형으로 잘 어울리게 제작하여 표지석을 세웠다.
이제 100년이 지나도 복자성당 옛터에 대한 표지석은 언제나 여기에 있을 것이다.
나는 이 자리에 있었던 옛 서귀복자성당에서 1984년 성탄절에 세례를 받았다.
그리고 서귀포성당과 노형성당, 연동성당을 거쳐 다시 서귀포성당까지 본당을 5번이나 옮겨 다녔지만,
내가 가톨릭신자로 태어난 고향은 여기 서귀복자성당이다.
80년대 중반, 매일올레시장의 복잡한 거리에 세워져 있었던 서귀복자성당은
당시 30대 젊은 신자들이 넘쳐났던 최고의 전성기였다.
유아세례를 받은 우리 아이와 비슷한 아이들로 유아실이 가득하였던 시절,
그러나 오늘날 젊은이들은 거이 없이 노인들만 주를 이루는 세태와 비교해 본다.
< 위 : 옛복자성당 성전, 아래 : 옛 복자성당 교육관>
복자성당 옛터와 중앙어린이 놀이터는
1987년 6월 민주 항쟁 당시 서귀포 시민들이 저항의 본거지였다.
당시 중앙어린이 놀이터에서는 서귀포 시민들이 6월 민주항쟁 요구 시위로 경찰과 여러 번 마찰이 있었다.
<중앙어린이 놀이터 시위 장면 : 사진출처 6월민주항쟁기념사업회 >
그 시위를 주도했던 인사들은 경찰의 검거를 피하기위하여 서귀복자성당 지하에 며칠 동안 숨어 있었으며,
복자성당 신부와 수녀들은 피신자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며 민주화 투쟁을 도와주었다.
이제 서귀포 매일올레시장 어린이놀이터에는
6월 민주항쟁과 제주개발법 반대 분신 위령비와 서귀복자성당 표지석이 나란히 세워져 있다.
하논성당길 순례자들은 여기에서 서귀포의 역사 문화에 대하여 오래도록 이야기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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