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 4.3유적지 시오름 주둔소를 가는 길을 찾지 못해 포기했다.
서귀포에 사는 사람조차 찾기 어려운 시오름 주둔소를 이 가을에 다시 찾아보았다.
인터넷에 시오름주둔소를 찾아보면 위치가 나오는데
서귀포시 서호동 산 1번지 일대(고군산과 시오름의 중간쯤 목장 지역)에
돌로 쌓은 경찰주둔소라고 되어 있다.
서호동 산1번지는 너무 광범위하여 구글지도에서도 특정지을 수 없다.
문제는 시오름과 고근산 사이에 제2 산록도로가 곧게 뻗어 지형이 달라졌으며,
또 어느 블로그에 "제6산록교 동쪽 50m지점에 입구가 있다"는 글이 더 헷갈리게 만들었다.
어느쪽 방향이라는 말은 없었지만, 시오름주둔소는 당연히 시오름쪽에 있을 것으로 판단
제6산록교에서 시오름 방향인 북쪽으로 아무리 찾아도 입구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시오름주둔소 입구의 정확한 위치는
"제2산록도로에 있는 제6산록교에서 동쪽으로 30m 지점에 남쪽으로 보면 소나무 사이에 길 표시가 있다."
만약 서귀포 사람이 아니라면 "남쪽과 북쪽"을 헷갈리면 안된다.
제주시와 반대로 서귀포에서는 남쪽은 바다이고 북쪽이 한라산이기 때문이다.
시오름주둔소는 산록도로에서 시오름이 있는 북쪽이 아니라 각시바위가 있는 남쪽에 있다.
산록도로 입구에서 풀길을 따라 100m 정도 내려가면 시오름주둔소가 보인다.
가끔씩 제주4.3유적지라는 삼각형 깃발도 있어서 길을 찾는데 크게 어렵지 않다.
시오름주둔소는 경찰주둔소로 1949년 초반에
서호리 주민뿐만 아니라 호근리·강정리·법환리 등지의 주민이 총동원되어 한 달 만에 쌓았다.
겨울철에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 상태에서의 동원된 주민들은 매우 힘들었다고 한다.
삼각형 모양으로 생긴 돌담으로 쌓은 주둔소는
전체 둘레 120m 정도이며, 높이는 약 3m, 폭은 1m 정도로 단단하게 쌓아져 있다.
성벽에는 군데군데 총구를 들이 댈 수 있는 구멍도 볼 수 있다.
주둔소 안에는 경찰 1명과 마을 청년 5~6명이 상주하며 보초를 섰으며 초가집 한 채에 토벌군들이 임시숙소로 30명 이상이 잘 수 있는 마루방도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돌담으로 만든 성채외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
6.25 전쟁이 발발하게 되자 무장대의 활동이 다시 왕성해졌고,
제주도경찰국에서는 무장경찰 500명 규모의 ‘100전투사령부’를 창설했는데,
시오름주둔소는 ‘100전투사령부’의 주요한 거점이 되었다.
지난 주 제주생태학교에서 4.3생태기행 일정으로 시오름주둔소와 하논탐방이 있었는데,
나는 하논의 생태 해설을 담당하게 되어 시오름 주둔소를 찾아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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