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도 서귀포는 평소에 눈이 거의 안오는 지역이다.
그런데 새해를 맞아 제주에는 연 4일째 폭설과 강한 한파가 찾아와 온 섬을 꽁꽁 얼려버렸다.
제주에서 빙판으로 노선버스가 운행을 중지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는데 한라산 5.16도로는 물론 일부 산록도로까지 얼어붙어 중산간 마을이 고립되기조차 했다.
이렇게 제주에 닥친 한파로 감귤을 비롯한 밭작물에서 냉해가 속출하고 있어 농민들의 걱정이 크다.
감귤은 아열대성 과일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감귤재배는 제주도의 남쪽 지방에서만 가능했었는데, 이는 한라산 남쪽의 사시사철 따뜻한 기후 여건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러한 특성으로 감귤은 섭씨–2도 이하 영하의 날씨가 48시간 이상 오래 지속되면 감귤과 나뭇잎이 얼리는 냉해를 입게 된다. 그런데 제주도 동부지역 등 영하의 날씨가 70시간 이상 지속된 농경지가 20여곳으로 파악되고 있다.
감귤나무가 냉해를 입게 되면 먼저 감귤이 얼었다가 풀리면서 썩게 되는데, 냉해 입은 감귤은 껍질을 벗겨보면 알맹이에 물기가 송송 맺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감귤 알맹이 속에 있던 수분이 얼었다가 녹았다는 말이다.
그리고 냉해를 입은 감귤나무는 이파리가 누렇게 마르기 시작한다.
차츰 마르기 시작하는 감귤 나뭇잎은 한 달 정도가 지나면 바싹 말라 떨어지면서 감귤나무 역시 고사하게 된다.
제주도내 노지감귤 재배 면적은 1만4898㏊이다. 이 중에서 아직 수확하지 못한 감귤은 약 30% 상당이 냉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니 해당 농가의 피해도 클 것이다.
이렇게 냉해에 약한 감귤나무가 지구의 기후변화로 현재 제주를 넘어 남해안에서 재배되고 있으며, 금세기 말이 되면 강원도에서 재배될 것이라는 연구 보고서가 있다.
아마 그때가 되면 우리 제주도는 열대지방이 되어 지금과 전혀 다른 기후에서 살게 될 것이다.
미래의 우리 자손들을 위하여 현재를 사는 우리가 기후 위기에 잘 대처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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