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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자연

멸종위기 '삼백초' 자생지

by 나그네 길 2022. 6. 21.

서귀포 하논분화구에는 멸종 위기 식물 삼백초 자생지가 있다.

'삼백초'는 특이하게도 잎과 꽃 그리고 뿌리까지 세 부분이 흰색이라서 식물에 붙인 이름이다.

현재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으로 지정되었고,  크기가 1m 정도 자라는 잎이 넓은 식물로 한방에서는 각종 약재로 활용되고 있기도 하다.

 

 

삼백초는 제주도의 낮은 습지에서 한정적으로 서식하는 식물이므로 야생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식물은 아니다.

그래서 십여 년 전에는 여미지식물원에서 고산리 수월봉 해안가 속칭 엉알주변 습지 일대에  삼백초 자생지 복원사업을 실시하기 도 했었다.

 

이러한 삼백초는 현재 많은 개량종들이 번식하여 재배되면서 정원에 심기도 하는데, 서귀포 정방폭포 위에 서복공원에 가면 조경용으로 만날 수 있다.

 

삼백초는 일반 시중에서는 멸종위기종이 아니라 노래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최근 미스터 트롯의 최고 인기가수 이찬원이 어느 TV 방송 프로에서 삼백초를 불러 인기를 끌고 나서 유행가 삼백초는 새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사실 삼백초 노래는 아티스트 김상배의 원작으로 알려져 있다. 노래는 떠나간 사람을 향한 처절한 마음으로 하얗게 재가 된 사람의 마음을 삼백초로 비유했는데, 가사를 보면 애타는 마음이 잘 나타나있다.

 

너는 너는 너는 바보야

삼백초 꽃잎 같은 내 마음에 눈물이 맺히고 있네

삼백초 이슬 같은 눈망울에 그리움 번지고 있네

 

장마철은 맞은 하논분화구에는 여름 식물인 삼백초 자생지가 제철을 만났다.

분화구 가운데 우거진 숲지에는 무성하게 돋아난 삼백초의 하얀 잎파리와 이제 피기 시작한 흰 꽃들이 어울려 바람에 한들거리는 풍경을 볼 수 있다.

 

하논분화구에 있는 삼백초 자생지는 습지 한 가운데 있기 때문에 가뭄 시기가 아니면 함부로 가까이 다가서기 어렵다.

그냥 걸어 들어 가다가는 발목까지 늪에 빠져 버리므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데, 습지 주변에는 뱀도 많이 있으니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제주도는 한반도 면적의 0.8%에 불과한 작은 섬인데도 우리나라 전체 식물의 50%에 상당하는 관속식물(2,000종)이 자생하고 있으니 과연 식물의 보고라 불릴만 하다.

 

환경부에서는 멸종위기 식물로 1종은 11종 그리고 2종은 77종을 지정하였다.(2018.1.1)

그런데, 이 멸종 위기 식물에는 특히 제주도에 자생하고 있는 식물이 많은데,   멸종위기 1급 11종 중에서 제주식물은 9종, 2급 77종 중에서 제주 식물은 28종이나 된다니 식물이 많으면 멸종 위기 식물도 많은 법인가 보다.

 

삼백초에 대하여 관심이 없는 사람은 하논분화구를 걸어도 삼백초 군락지가 멀리 있어 잘 보이지 않는다.

또한 장마철이 아니면 삼백초 잎파리 색이 선명하게 나타나지 않아 그냥 지나가면서 자생지를 찾기는 더욱 어렵다. 

 

지구상에 식물은 307,000여 종이 있는데 이 중에서 2/3가 넘는 식물들이 멸종위기(68%)를 맞고 있다고 하니, 앞으로 우리 제주에서도 야생 식물 자생지를 보기가 점점 어려워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삼백초'를 포스팅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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