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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자연

제주 '백년초'와 '손바닥 선인장'의 구분

by 나그네 길 2022. 7. 6.

올해는 제주에 백년초 꽃이 유난히도 많이 피었다.

서귀포 검은여 바닷가나 법환 해안도로는 물론 길을 가다가 주택가 한 모퉁이에서도 백년초 꽃을 쉽게 볼 수 있다.

예전엔 백년에 한번 꽃이 핀다고 하여 붙인 이름인데, 바닷가에서 자생하고 있는 백년초에서도 매년 꽃이 피고 있으니 궁금하다.

 

제주도 백년초라고 하면 월령리 '손바닥 선인장' 군락지로 많이 알려져 있으며, 천연기념물 제429호로 지정되었다.

사람의 손바닥을 닮았다하여 손바닥 선인장으로 부르고 있는 이 선인장은, 원산지인 멕시코에서 쿠로시오 난류를 타고 제주도에까지 밀려와 야생하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로부터 마을 주민들이 쥐나 뱀의 침입을 막기 위해 마을 돌담에 옮겨 심어 월령리 마을 전체에 퍼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손바닥 선인장과  백년초는 엄연히 다르다고 한다.

 

4차산업행정뉴스에서 서귀포에 있는 '백년초박물관(대표 김제국)' 인터뷰에 의하면, 

"백년초의 탁월한 효능이 알려지면서 백년초 이름으로 유사한 품종들이 사람들의 이목을 현혹, 판매되어 왔다."면서

"그것은 백년초가 아닌 '다육이 선인장'에 불과하며 백년초와 다육이 선인장은 잎사귀 크기부터 다르고, 다육이 선인장들의 열매는 떨어지면 바로 썩지만, 백년초에서 떨어진 열매는 3주가 지나 잎사귀가 나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백년초의 효능은 열매가 아닌 줄기에 있다."

 

 "제주시 한림읍 월령리 선인장은 키가 작지만, 제주도 백년초는 높이가 3미터에서 5미터로 자라고 손바닥 모양으로 크고 민간요법 활용도가 좋다." 고 보도한바 있다.(서정용 기자, 2021.9.18자)

 

 

이와 관련, 김제국 대표는 우리가 어릴때부터 보았던 백년초는 제주도가 원산지라고 하면서,

 

백년초는 "부다페스트 조약 71항 유전자은행기탁 우수종자 미생물 국제 인증서 획득하여 원산지가 제주도로 확인되었으며, 국가 식물목록에 등재되었고, 세계 종자등록 특허에도 등록 되었다."고 말하면서,  "시중에 보이는 보라색 선인장 열매는 백년초가 아니라 다육이 선인장 열매."라고 페이스북 등을 통하여 홍보하고 있다.

 

아무튼 내가 어릴적 보았던 제주도 백년초는 이렇게 생겼으며, 집집마다 마당 구석에 한 두개는 심어져 있었던 것 같다.

그때는 백년초에 꽃이 피는 것을 보지 못했다. 아마도 어린 백년초였거나 관심이 덜하여 발견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백년초에 대한 제주민들이 민간요법은,

가벼운 화상이나 또는 외상 또는 허물(종기)를 짜 내었을때 백년초 껍질을 벗겨 끈적끈적한 줄기 부위를 상처 부위에 덮어 놓아 치료하는 것을 보았을 뿐, 식용으로는 사용하지 않았던것 같다.

 

이렇게 이쁜 꽃들이 핀 백년초는 최근에야 보게 되었는데, 제주 고유 백년초 꽃은 4월 부터 개화하여 10월까지 피어있는데, 한림 월령에 있는 손바닥 선인장은 6 ~ 7월 개화하여 7 ~ 15일이면 지는 꽂이라고 한다.

 

백년초에는 가시가 무섭다.

그런데 이렇게 날카로운 백년초 가시도 제주민들에게는 활용도가 있었는데, 바다에서 잡은 고매기(우렁이)를 내어 먹을 때 바늘 대신 백년초 가시를 사용하였으며, 곪은 상처를 터트릴때 주사기 대신 백년초의 가시를 사용하는 것을 보기도 했다.

 

이래저래 가시까지도 유용하게 활용하는 것을 보면 백년초는 제주도가 원산지 고유종이라는 주장이 맞는 것도 같다.

 

제주도에서 해류를 타고 들어왔다는 식물 중에는 백년초만이 아니라 아프리카에서 바다를 건너와 제주도 토끼섬에 자생하고 있는 천연기념물 '문주란'도 있다. 그런데 백년초 열매는 딱딱한 문주란 열매와 달리 쉬이 썩어 버리는데, 멕시코에서 태평양을 건너 제주도까지 넘어오는 동안 부패되지 않고 발아를 했다는 사실은 믿기 어려운 면이 많다.  

 

이런 의미에서 서귀포의 한 농부가 '백년초박물관'을 세우고 수 십 년동안 백년초를 연구하여 <백년초는 제주도가 원산지> 로 확인하고  '우수종자 미생물 국제 인증서'와 '국제 종자 특허'에도 등록됐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이다. 이제 다육이 손바닥 선인장과 제주의 백년초는 당연히 구분되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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