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성당에서는
7월부터 각 구역별로 가정미사를 드리고 있다.
소공동체 모임이 있는 목요일 저녁에 어느 구역을 정하여 구역미사를 드리는데
지난 8.1(목) 20:00 삼아아파트에서 동홍 2구역 가정미사가 있었다.
초기 사도시대 교회는 소공동체였다.
따라서 가정과 같은 소공동체 안에서 미사를 드렸고
미사가 끝나면 각자가 가져온 음식을 나누어 먹었다.
그리고 박해시대에는
로마의 지하무덤인 '카타꼼베'에 숨어서 미사를 드리기도 하였다.
가톨릭교회의 미사가
가정에서 교회중심으로 변화 된것은 이유가 있다.
거대한 로마제국에서 교회를 공인하고 국교로 삼아 포교를 시작함에 따라
그리스도교는 급속히 교세가 확장되어 신자들도 증가하면서 교회를 세울수 밖에 없었다.
따라서 교회의 미사는
한꺼번에 많은 신자들을 대상으로 거행될 수 밖에 없었으며
전례의 대형화, 형식화 그리고 교회 중심화가 되어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러한 교회의 대형화는
중세의 신정일치 시대에 절정을 이루었고
교회가 세계화된 현재까지 로마 교황을 중심으로하는 일체성과
11억 가톨릭신자들이 보편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한국교회에도 이어져
성당이 대형화로 사제와 신자들 소통이 어려워졌고
교회가 어렵고 힘든 이웃을 생각하기 보다 성당과 미사중심으로 변질되어 갔다.
이러다 보니 성당의 운영도 보편적인 일반신자들보다는
소위 자기만족을 위하여 성당활동을 하는 몇 몇 토착 신자들에 의하여 장악되어버렸다.
어쩌면 못 된것은 비난하면서 배워간다고 했던가?
어느새 가톨릭교회도 신앙의 상업화 된 프로테스탄트의 일부 세습교회처럼
수십만명의 신자가 한꺼번에 예배를 드리는 대형교회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었다.
제주교구에도 인구의 11%인 총 63,000여명이 신자와
제주시 지역에는 신자수가 4,000명이 넘는 성당이 있으며
서귀포성당도 신자수가 1,500명이 넘고 주일미사가 다섯대가 된다.
성당에서 만난 사람들이 본당신자인지 아닌지 알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본당 신부와 면담을 하고 애로사항들을 의논하기도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이러한 교회의 형식화에 대한 대안이
중세의 수도회가 사막으로 나간 이유이며 현재의 소공동체 운동이라 할 수있다.
서귀포성당의 소공동체 모임은 반모임과 구역미사로 이어지면서
사랑과 진솔함이 흐르는 일상의 공동체를 실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동홍2구역 구역미사는
신부님과 수녀님 그리고 5개 반에서 30여명이 참여하였다.
미사는 소공동체 모임에서 처럼 강론시간에는 복음나누기 7단계를 실시하였다.
먼저 사제가 복음을 읽고 나면 다른 신자가 다시 복음을 읽도록 한다.
그리고 신자들 각자에게 복음 중에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을 3번씩 외치도록 한다.
그리고 다른 신자가 복음을 한 번 더 읽으면 3분 동안 묵상하도록 하고,
서로가 복음말씀을 인용하며 생활속에 있었던 사연들을 나누면서 공동체를 확인하고 격려한다.
구역 미사중에 가장 특이한 것은 평화의 인사였다.
참석한 모든 신자가 손에 손을 맞잡고,
사제가 먼저 한 쪽 손에 힘을 주면 그 것을 받아 다른 사람에게 힘을 옮기는 것으로
평화를 비는 마음이 손에 손을 통하여 전달되면서 서로 크게 웃을 수 있었다.
영성체는 양형영성체를 하였다.
사제가 성체를 나누어 주는 것이 아니라
신자들에게 성합을 돌리면서 각자 성체를 집어들게 하였고,
다시 성작을 신자들에게 돌리면 각자가 성혈을 적셔 영하도록 하였다.
미사가 끝나면 간단한 음식 나눔을 가지는데,
음식은 소공동체 반장들이 함께 준비를 하고 반별로 약간의 비용도 부담한다.
사실 이러한 음식나눔이 부담이 되어
선뜻 가정미사를 신청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세속적으로 생각해 보면 아무것도 아니다.
미사는 제사이다.
구약시대부터 모든 제사에는 반드시 음식이 마련되어 왔다.
가정에서 미사를 드리는 것은
그 가정을 하느님께 봉헌하는 것과 같다.
세속적으로 보면 가정미사를 드리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지
가정에서 불공을 드리거나 굿을 하는 것과 비교해 보면 잘 알 수 있다.
만약에 잡신에게 굿판을 벌이는 비용을 확인하고
하느님께 가정을 봉헌하면서 음식을 나누는 비용과 비교해 본다면
아마도 우리 천주교 신자들은 까무러칠것이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가정에서 굿판을 벌이면
그 비용이 한번에 30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 소요된다고 들었던것 같다.
김밥과 돼지고기, 쑥떡과 야채. 과일로 간소한 차림이다.
그리고 소주와 맥주 몇병으로 가정과 건강을 위하여 축배를 들고
각자의 삶과 소공동체의 활성화를 위하여 담소를 나눈다.
사제와 수녀님과 소공동체 반원들이 오붓한 시간을 나눌 수 있는 좋은 시간이다.
아무리 작은 모임이라도 수고해 주시는 분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음식을 차리고 내어놓고 치우는 일이 가장 힘든 일임에도
모든 자매님들이 한 마음으로 협력하여 구역미사를 아름답게 마칠 수 있었다.
구역미사를 집전해 주신 신부님과
우리 동홍 2구역에 형제자매에게 사랑과 평화가 함께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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