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이야기

해수욕장 피서객 통계, 이대로 좋은가?

by 나그네 길 2013. 9. 3.

2013. 9월초, 

해수욕장이 폐장 되자 마자 태풍 '도라지'가 북상중이라 하며,

예보에 의하면 태풍은 9. 6일(금요일) 일본 큐수로 상륙하고

제주지역에는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한다.   

 

60년만의 가뭄이라서 그런지 유난히 덥고 길었던 여름,

올해따라 중문해수욕장에 여름파출소를 운영하게 되면서 

해수욕장을 자주 둘러보는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매일 해수욕장 피서객수를 파악하여 기록하도록 했는데,

피서객수의 최종 누계를 보니 과연 이 통계가 맞는 것인지 의문이 갔다.

 

 

 

올 여름 제주도에서 유명한 3개(중문, 협재, 함덕) 해수욕장의 피서객은 

협재가 제일 많았고 중문과 함덕해수욕장은 비슷하였다

(협재 711,000명, 중문 582,000명, 함덕 590,000명)

 

물론 해운대 해수욕장과 같은

하루 피서객 70여만명에 비하면 얼마 안되지만,

그래도 관할 지역인 중문과 예래동 인구 12,400여명에 비하면 엄청 많은 숫자라고 할 수 있다.

  

 

중문해수욕장에는 종합상황실이 있는데

행정과 해경및 소방과 보건직 그리고 수상안전요원 등 30여명이 근무한다. 

 

피서객의 통계는 방법은 자세히 모르지만 종합상황실에서 계산하여 전파하는데,

올 여름 중문해수욕장의 피서인파는 1일 최고 38,000명이며,

총 피서객수도 지난해 513,000명 보다 12% 상당 증가한 582,000명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중문해수욕장의 여건상 1일 38,000명 피서객이 입장할 수 있겠는가?

 

 

중문해수욕장의 현황을 보면 아래와 같다.

총면적

백사장

면 적

백사장

길 이

백사장 폭

(만조시)

수심

피서객

2012년

2013년

107,400㎡

39,200㎡

560m

50m

1~2m

513,000

582,000

 

알기쉽게 말하면 백사장 면적은 11,850평이라는 이야기이다.

그 중에서 하얏트 호텔쪽으로는 파도가 거세어 입수금지 구역으로 지정되는 등

펜스를 치고 안전하게 해수욕을 할 수 있는 바다의 면적은 5,000여평에 지나지 읺는다.

 

5,000여평의 바다에 해수욕객이 가득차 있으면 몇 명쯤될까?

 

이 글의 맨 앞쪽에 있는 그림처럼 물보다 사람이 많다고 한다면,

경찰에서는 인원을 추산할 때 빽백하게 서있는 사람은 1평당 3명으로 추산한다.

 

그렇다면 5,000평의 바다에 최고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은 겨우 15,000명이라는 소리이다.

 

 

중문해수욕장에 있는 모래밭 1만평을 전부 사용한다고 하여도  

피서객들이 모두 연설회를 들을 때 처럼 빽빽하게 서 있어야만 30,000명 수용이 가능하다.

 

그런데 모래밭은 2/3 정도만 사용하고 있고 파라솔도 120개를 펴놓고 있는데,

어떻게 중문해수욕장에 1일 최고 38,000명을 입장시킬 수 있겠는가?

 

어느 행정기관의 자료를 보았던 기억에 의하면,

중문해수욕장 최고 수용능력을 6,500명이라고 되어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아마도 이 자료에 의한 수용능력이 적당할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혹자는 이렇게 반박할 것이다.

"해수욕장 피서객은 한번에 모두 입장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 종일 나가고 들어오기 때문에 1일 38,000명이 입장할 수 있다."

 

그러나 생각해 보자,

해수욕장에 피서를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오전 11시에서 오후 2시 사이에 입장한다.

그리고 모처럼 해수욕을 왔는데 1~2시간 만에 돌아가는 피서객이 얼마나 되겠는가?

 

결국 그날 피서객 2/3인 22,000명이 오후2~3시 사이에 밀려들었다는 계산인데

중문해수욕장 모래밭을 2평당 1명이 사용한다고 해도 5,000여명 수용할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 중문해수욕장은 입구가 하나 뿐이며 걸어서 갈 수 있는 장소가 아니다.

그렇다면 38,000명이 차량을 이용했을텐데 얼마나 많은 차량이 필요할까?

 

버스와 승용차를 이용한 피서객을 반반으로 계산해 본다고 하면,

각14,000명씩으로 버스 350대와 승용차 3,500대가 필요하며

중문해수욕장 주차장 면적이 버스 30대 승용차 200대 뿐인데 어떻게 가능한 일인가?

 

버스 350대를 운행하려면 1대에 최소 15m의 공간이 필요하므로 

버스를 1열로 천천히 운행할 경우 행렬이 5km가 넘는다는 사실을 안다면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아마도 중문관광단지는 교통이 마비되어 꼼짝할 수도 없었을 것인데

다행히 차량 통행이 불편하다는 신고를 받은 적은 없었다. 

 

 

이렇게 중문해수욕장 피서객 숫자의 통계를 다시 생각해 보면서

색달마을 일부 주민들이 주장처럼 최고 1일 최고 입장객이 15,000명 정도이며

올 여름 피서객은 30만명 내외였다는 말에 약간의 신빙성을 둔다. 

 

지금 우리는 선진국 반열에 들어가는 나라이다.

그런데도 피서객 숫자에 대한 통계조차 정확하지 못한다면

내년도 해수욕객 안전에 대한 계획은 어떻게 세우며

또한 관련 예산은 어떻게 투자해야할 것인가.

 

제주도 방문 관광객 1,000만명 돌파와 같은

관광객 숫자는 이렇게 주먹구구 셈법이 아니겠지만

이제는 이러한 통계에도 좋은게 좋다는 '뻥튀기' 인식에서 벗어나야할 시기라는 생각이 든다.

 

<오마이뉴스 : 앉은 사람만은 경찰추산과 비슷하다.>

 

최근 국정원 촛불집회 참가자 숫자를 파악하는데,

경찰에서 9,000명으로 계산한 군중을 주최측은 4만명이라고 주장하는 것처럼 

참여 군중의 숫자를 가지고 자기측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려는 저의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군중이 모였던 적이 있었다. 

1984년 요한바오로 2세 교황이 방한하여 

여의도 광장에서 103위 시성식 미사를 집전했는데

전국 각지에서 천주교 신자 620,000명이 한 곳에 모였다고 한다.

 

전국 각 교구와 본당에서 보고한 참가자 숫자를 집계한 것으로 거이 정확한 숫자였는데,

이 때 여의도 광장은 발 디딜틈이 없을 정도로 꽉 들어 찼었다. 

   

 

예전엔 대통령 선거에서는 

어느 후보가 얼마나 많은 인원을 동원하는가 경쟁을 하곤했는데

여의도 광장에 교황 방문때와 비교하여 1/2 정도만 나오면

어용 언론들은 무려 유권자 100만명이 모였다고 보도 하며 떠들어 댔다.

 

그러다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방한하여

여의도 광장에 62만명이 신자가 참여했다는 말은 들은 이후에는 

어떤 후보도 어떤 어용 언론들도 100만명을 동원했다는 주장을 하지 못하게 되어 버렸다.

 

이제는 선거전에 유권자를 동원했던 일들도 어느 덧 전설처럼 되어 버렸으니

우리나라의 정치문화도 그런대로 발전해 나가는 것 같다.

 

아무튼 이제는 모든 인원을 정확하게 산출하여 각종 통계에 활용해야 할 것이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듬 벌초의 추억  (0) 2013.09.14
제주도 동자석  (0) 2013.09.08
출생의 비밀  (0) 2013.09.01
화분속의 미니 수박  (0) 2013.08.16
한라산 노루 포획 이대로 좋은가?  (0) 2013.07.2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