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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pol)스토리

경찰서에 지장보살을 모신 사연

by 나그네 길 2014. 3. 2.

서귀포경찰서 청사에는

지장(地藏)보살상을 모신 법당이 있다.

 

경찰서에 무슨 법당이 있는지 의아할 수도 있으나

이 지장보살상을 법당을 만들어 모시게 된 사연이 있다.

 

대한민국 최남단에 있는 서귀포경찰서는

20년 전에 서귀포 신시가지에 3층 청사를 지어 이전했다.  

 

이 청사는 범섬과 강정 앞바다까지 보이는 언덕에 자리잡고 있으며

  사시사철 푸른 조경수들이 새봄을 맞이하려는 듯 서로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 

 

 

청사 3층 산남마루(대강당) 입구에는

경신실(천주교)과 법당이 있는 경승실(불교)이 있으며,

예전에 있었던 경목실(개신교)은 구들팡(쉼터)으로 개조되어 버렸다. 

 

 

경찰서에 이러한 종교 시설이 있게된 것은

경찰청 예규 "경찰위촉 목사,승려,신부 운영규칙"에 의하여

 

"경찰서에는 5명 이하의 경목, 경승, 경신을 위촉하여

경찰관 정신교양과 필요한 종교예식 등을 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귀포경찰서에서는

수십년 전부터 경목(5명)과 경승(7명)이 있으며

2008년도에 경신(1명, 고승헌 마르코 신부)을 위촉하였다.

 

이 성직자들은 지역의 안녕을 위한 조찬기도회, 기원법회, 성탄트리 점등과 

경찰관 신자 동우회의 종교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2008년도에 경승실을 법당으로 개조하게 되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당시 오영기 경찰서장은

청문감사관이었던 나와 함께 청사를 둘러보고 있었다.

 

그런데 습득물 보관 창고를 열어보니

자질구래한 습득물과 함께 불상같은 것이 엎어져 있었는데,

오래 전에 도로에 떨어져 있는 것을 습득하여 보관해 오는 것이라고 하였다.

 

 

제주경찰 불자회장을 지냈던 고 오영기서장은

그 즉시 보관창고에서 지장보살 불상을 모시고 나와

경승단에 요청하여 불상을 금박을 다시 입히는 등 깨끗이 수리하였다.

 

그리고 경승과 함께 불상을 모시는 방안을 논의하여

서귀포경찰서에 가장 전망이 좋은 경승실을 법당으로 개조되었으며

지장보살상 안좌를 위한 법회까지 개최하게 되었던 것이다. 

 

 

고 오영기 경찰서장은

매일 아침에 출근하면 법당에 먼저 들렸으며, 

촛불과 향을 피우면서 지역 안녕을 위한 기원을 드린 후

서장실로 가서 업무를 시작하였다. 

 

그래서 그런지 2008년도 서귀포경찰서에는

문제성 사건 사고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으며,

 

전국적인 대형사건으로 얼룩졌던 그 전 해는 물론 현재까지도

그 때가 가장 평온한 치안질서를 유지했던 해였다고 평하고 있다.

 

 

이래서 인간에게 종교가 필요한지도 모른다.

마음과 정성을 다하여 무언가를 소망하면 이루어 진다는 믿음...

 

그러한 믿음이 우리 경찰에게도 필요하기에

교통 사망사고가 많이 나면 고사를 지내는 풍습이 남아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혹자들은 말한다.

"그 전 해에 불상을 주어다가 창고에 쳐박아 놓았으니

초등생 유괴 치사 등 전국적인 사건 사고로 얼룩진 한 해가 될 수 밖에 없었다."

 

 

몇 년 전 강정문제로

1년에 서귀포경찰서장이 다섯 번이나 바뀌는 힘든 시기가 있었는데,

 

그 당시에 경신실은 지원부대장 침실로

경목실은 지원부대 휴게실로 개조해 버렸기에

그런 일들이 발생했다고 말하는 경찰관들도 있다.

 

그래서 가톨릭교회와 우리 경찰은

현재까지도 강정에서 여전히 껄그러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예부터 종교시설들은 잘 건드리지 않는 것이다.

하다 못해 동네에 있는 신당도 조심하여 다룬다고 하지 않는가?

아무튼 경신실은 내가 다시 경찰서에서 근무하게 되면서

위 그림처럼 다시 원상복귀시켰으며 ,

 

경찰관과 지역의 안녕 평화를 위한 기도실로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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