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이어 두 번의 장례미사에 참례하였다.
한 번은 가까운 친족이면서 어릴적 친구의 장례미사였으며
또 한 번은 이웃 소공동체에서 오랜 친분을 나누었던 어르신의 장례미사였는데,
이제는 나도 가까운 사람들이 부고 소식을 접해야 하는 시기가 된 것 같다.
가톨릭 교회에서 죽음은
마지막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으로 나아가는 길이며
마지막 날에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신자들은 병상에서
사제로 부터 병자성사를 받아 속죄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죽음을 맞이하며,
입관 예절과 연도와 장례미사로 이어지는 정중한 예식으로 고인을 떠나 보내게 된다.
가톨릭교인들의 빈소에는
영정사진과 꽃으로만 정갈하게 장식하는게 원칙이다.
그러나 때에 따라 과일과 떡 등을 올려도 되기는 하나
촛불과 향 그리고 성수는 있어야 한다.
지방은 "고(故人) 000 신위(神位)"라고 써서는 안되며
"천주교인 000(세례명)"라고 써서 영정사진과 함께 놓는다.
그리고 장례기간 중에 위령기도라고 부르는 연도(煉禱)를 바치게 된다.
연도란, 천국에 들어가기 위해 세상에서 죄를 다 씻지 못하고
연옥 (煉獄)에서 단련을 받고 있는 연령(煉靈),
즉 연옥 영혼을 위한 기도이다.
사후 세계가 천국과 지옥 뿐이라면
우리는 죽은 이를 위해 기도해 줄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가톨릭교회의 연옥은 천국과 지옥의 중간인 장소 개념이 아니라
영혼을 정화시키는 기간이라는 상태 개념이라고 하며,
연옥이라는 단어는 라틴어로 <purgatorium> 정확한 뜻은 '정화'라고 할 수 있다.
성경에 연옥은 나오지는 않으나 정화라는 의미의 구절은 많이 나오고 있다.
특히 장례식 전날 밤에는
많은 신자들이 모여 무려 한 시간여가 소요되는 창연도(唱煉禱 :노래기도)
즉 위령기도를 장엄하게 노래로 부르면서 고인을 위한 기도를 드린다.
위령기도는 성경의 시편을 가사로 하여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민속 곡조로 남,여가 서로 화답하며 부른다.
이러한 연도는 우리나라 천주교회가 가지는 독특한 기도로
죽은 영혼을 위해 기도해주고 그 가족들을 위해 봉사함으로써
사실상 제사의 다른 형식을 열어놓았으며,
한국의 가톨릭 신자들은 조상들을 위해 음식을 마련하고,
연도를 바침으로써 가톨릭적인 제사를 드릴 수 있게 되었다.
고인을 떠나 보내는 가장 장엄한 예식은 장례미사이다.
천주교회의 장례미사를 보고 가톨릭으로 개종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장례식날 아침에 오직 고인을 위한 장엄한 장례미사를 드리는 것이다.
장례미사는 제대에 깔끔한 꽃 장식을 하고 부활초를 켠다.
고인의 관을 성당입구에 놓고 모두 일어서서 뒤를 돌아선다.
'오늘 우리는 주님안에서 세상을 떠난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유가족들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
주님의 무한하신 자비를 간구하기 위하여 이자리에 모였습니다."
이 때 사제는 관에 성수와 향을 뿌리며 함께 기도하게 된다.
모든 신자들이 성가를 부르는 가운데
십자가를 선두로 복사단과 사제가 입당한다.
그 뒤를 따라 연령회원들이 고인의 관을 밀고 들어오며
상주와 유가족들이 따라서 성당안으로 입당하게 된다.
제대 앞에 관을 놓고 양쪽으로 촛대를 각 3개씩 6개를 놓는다.
관 앞에는 따로 작은 십자가와 영정사진과 이름을 쓴 지방을 놓고
앞에는 유족들이 앉고 신자들은 뒤 쪽에 앉아서 미사가 시작된다.
미사 중에 말씀의 전례와 보편지향기도는
장례미사 경본에 의하여 위령기도 위주로 바쳐지지만,
성찬의 전례부터는 일반적인 미사와 같다.
영성체가 끝나면 가톨릭교회의 전통에 따라 고별식이 이어진다.
향로를 영정사진 앞에 놓고 향을 피우고
유족들은 손에 촛불을 들고 관을 중심으로 둘러서게 된다.
사제가 나와 기도를 드리고 관을 한바퀴 돌면서 향을 드리면
이 때 신자들은 슬픈 곡조의 '이 영혼을 받으소서' 고별 노래를 부른다.
"천주의 성인들이어 오소서, 주의 천사들이여 마주 오소서
이 영혼을 부르신 그리스도님, 이 영혼을 받아들여 주소서.
천사들이여!
이 영혼을 아브라함의 품으로 데려가소서
주여 이 영혼을 받으소서,
주여 영원한 빛을 그에게 비추소서."
향을 드리고 나서 사제가 퇴장하면
마지막으로 유가족들과 친지들은 관 앞으로 나와
분향을 하면서 고별의 인사를 드리고 파견성가를 부르면서 예식을 마친다.
그리고 장지에 가서도 하관 예절과 연도는 이어지는데,
이렇게 고인의 영혼의 안식을 위한 기도는 끊임없이 이어지게된다.
영원하신 주님!
나의 친구 '오 미카엘'의 영혼과
소공동체 어른이었던 '도 베드로'의 영혼을 위하여 기도하오니
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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