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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pol)스토리

경찰서 소나무 이야기

by 나그네 길 2014. 3. 17.

서귀포경찰서 현관에는 멋있는 소나무가 두 그루 있는데,

돌틈에 보기 좋게 수형이 잡혀 직원들이 사랑을 받는 나무들이다.  

 

이 두 그루의 소나무가 여기에 버티고 서 있기까지는

소나무의 유래에 대한 다툼과 함께 알게 모르게 여러가지 사연들이 있다.

 

먼저 현관 왼쪽에 있는 소나무이다

이 소나무의 수령은 대략 100년 이상으로 추정 하고 있는데

20년 전, 경찰서 청사를 이전 하기 전부터 구 경찰서 정문에 있던 소나무다.

 

이 소나무는 커다란 자연석에 뿌리를 박고 백여년을 버텨오면서

나무가지들이 마치 인위적인 분재처럼 비비꼬여 멋스러움을 더해 주고 있다. 

  

 

다음은 현관 오른쪽에 있는 소나무인데,

밑둥의 더 굵고 우람하나 수령은 한 사십년쯤 되었을 것이다

 

이 소나무는 원래 돌에 박혀 있는 것이 아니었는데

어느 때 돌을 붙여서 자연석 비스므리하게 만들었을 뿐이다.

당시 어느 조경 전문가들이 조언을 하였는지

시멘트 덩이들이 볼 폼 없이 덕지거린다.

 

 

이 자연석 소나무의 유래는 나도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

 

그러나 선배 경찰관들의 전언에 의하면

지금은 80세 전후의 경찰 선배들이 순경 때였다.

 

한라산으로 작전을 나갔다가 돈내코 목장에서 돌소나무를 발견했는데

여러 명이 다찌트럭에 싣고 와서 구경찰서 정문 안쪽에 심어 두었다고 했다.

 

 

30년 전에 내가 이 소나무를 처음 보았을 때에는

키가 1.5m 쯤으로 비비 꼬여진 마치 분재와 같은 소나무 였다. 

 

그런데도 당시에는 이런 소나무의 귀함을 알지 못해서

나무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으나 질긴 생명력으로 잘 버텨 왔던 것 같다.

 

 

서귀포 신시가지에 경찰서 청사 신축할 당시 나는 경리계장이었는데,

건물을 신축하고 조경공사를 발주하는 모든 공사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그 당시 00조경회사가 조경을 담당했는데,

이 자연석 소나무를 신축 경찰서 현관 앞으로 이식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자 현장 소장이 아주 난색을 표시하면서

소나무는 이식이 힘들어 거이 고사하므로 그냥 두자는 의견이었는데,

아주 강력하게 요구하여 온갖 부양토와 영양제를 공급하면서 이식에 성공핬다.

 

 

이 자연석 소나무가 현관 왼쪽에 성공적으로 안착되어 자라게 되면서

오른쪽에도 무언가 균형을 맞추고 싶다는 생각이들었다.

 

그래서 당시 장비를 담당하였던 "고 조윤덕" 경장에게 부탁해

이 자연석 소나무와 비슷한 소나무를 현관 오른쪽에 심도록 했는데

남원 한남리에 사는 친구에게서 이 소나무를 구하여 심었던 것이다.

 

여기에서 고인이 된 동료의 이름을 밝히는 것은

그 동안 겨우 20년이 지났을 뿐인데도

이 소나무를 어느 경찰서장이 심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언제 누구에게도 분명히 말할 수 있다.

당시 나는 경리계장으로 청사 신축과 이전의 실질적인 책임자였으며,

건축과 조경에 따른 비하인드 스토리를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오직 한 사람이다.

 

또한 조경 공사에 대한 도면을 영구히 보관해 두도록 하였는데

그 조경 도면에도 기증 받은 나무의 종류와 수량 등을 분명하게 기록해 두었었다. 

 

 

지금에 와서 이 소나무들이 가치는 아주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만약 이 소나무들에 대하여

누구 누구가 기증했다고 공을 내세우는 사람이 있다면 가짜 주장이다.

 

왜냐면 내가 이 나무들을 옮기고, 심고, 부토를 바르고, 영양제를 주면서

나무들이 정착하여 성장하는 모든 과정을 직접 지켜 보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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