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에서는 사순절 금요일마다 십자가의 길을 걷는다.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우리의 삶을 되돌아 보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주교구 순례길사랑 해설사 모임에서는
3. 27(토) 새미은총의 동산에서 비를 맞으며 십자가의 길을 걸었다.
이 길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시기 위하여 걸으셨던 수난의 길이였다.
'새미은총의 동산'은
이시돌목장에 있는 기도와 묵상의 장소인데,
'새미'란 연못과 오름이 있다는 '새미소' 지명에서 변형된 말이다.
새미은총의 동산은
예수님의 탄생과 최후의 만찬까지 '예수 생애 공원'과
예수님 수난을 표현하는 '십자가의 길'
그리고 '묵주기도의 호수'와 '십자가의 길 체험장',
하느님과 만나는 순례길 '라비린스'와 '삼위일체 대성당'까지이다.
십자가의 길 기도는
예루살렘에서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껵으신 장소를 순례하던
초기 신자들이 열 네곳의 다른 장소에서 기도와 묵상을 하던데서 기인한다.
다른 기도는 어느 장소에서라도 드릴 수 있지만
'십자가의 길' 기도는 반드시 기도처 표시가 있는 곳에서만 드릴 수 있다.
보통의 기도처는 성당벽에 14처를 설치하지만 성당밖에 세울 수도 있으며,
예수님의 부활을 묵상하는 제15처를 덧붙여도 된다.
새미 은총의 동산 십자가의 길은
예수님께서 최후의 만찬을 끝내고 자신의 수난과 죽음을 위해
하느님께 기도하는 겟쎄마니 동산에서 부터 시작된다.
혼자 겟세마니 동산에 올라간 예수님은 자신의 죽음을 받아드리는 기도를 드린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원하시면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
십자가의 길 기도는 14개의 모든 기도처마다
+ 예수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깊은 절을 하며)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그리고 기도와 묵상을 한 후
'주님의 기도'와 '성모송' '영광송'을 바치고 다른 기도처로 간다.
다른 기도처로 걸어 가는 동안에는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맘 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노래를 부르게 된다.
제1처, 예수님께서 사형선고 받으심을 묵상합시다.
구세주 예수님,
저희를 위하여 아무런 죄도 없이 극심한 모욕과 사형선고를 받으셨으니
죄인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벌에서 저희를 구하소서.
제2처, 예수님께서 십자가 지심을 묵상합시다.
구세주 예수님,
저희를 사랑하신 까닭에 이 무거운 십자가를 기꺼이 지고 가셨으니
저희도 주님을 사랑하며 주님께서 허락하시는 모든 십자가를 기꺼이 지게 하소서
제3처, 예수님께서 기력이 떨어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구세주 예수님,
무거운 십자가에 눌려 넘어지시는 고통과 모욕을 당하셨으니
저희가 언제나 주님을 변함없이 섬기며 죄에 떨어지는 일이 없게 하소서
제4처, 예수님께서 성모님을 만나심을 묵상합시다.
구세주 예수님과 성모 마리아님,
괴로운 십자가의 길에서 서로 만나시어 사무치는 아픔을 겪으셨으니,
저희 마음에 사랑을 북돋아 주시어
주님과 성모님을 사랑하는 데에 장애 되는 모든 것을 물리치게 하소서.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맘 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5처, 시몬이 예수님을 도와 십자가 지심을 묵상합시다.
구세주 예수님,
시몬이 예수님을 도와 십자가를 졌으니
저희도 주님께서 맡겨주시는 십자가를 날마다 기꺼이 지고 가게 하소서.
제6처, 베로니카, 수건으로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드림을 묵상합시다.
구세주 예수님,
나쁜 무리가 주님의 얼굴에 침을 뱉고 주님을 업신여기며 모욕을 하였듯이
저희도 죄를 지을 때마다 주님의 얼굴을 더럽히는 것이오니
통회의 눈물로 주님의 얼굴을 씻어드리게 하소서.
제7처, 기력이 다하신 예수님께서 두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구세주 예수님,
저희를 위하여 두 번째 넘어지시는 고욕을 당하셨으니
주님을 한결같이 섬기지 못하고 다시 죄에 떨어져 주님의 사랑을 저버리는 저희에게 자비를 베프시어
다시는 세속과 육신의 간교한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제8처,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부인들을 위로하심을 묵상합시다.
구세주 예수님,
저희 죄로 상처를 받으시고 온몸이 헤어지셨으니 저희에게 풍부한 은총을 내리시어
지난날에 지은 모든 죄를 뉘우치며 주님의 품을 찾아 들게 하소서.
제9처, 예수님께서 세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구세주 예수님,
무거운 저희 죄에 눌리시어 세번이나 무참히 넘어지셨으니
그 수난의 공로를 저희에게 나누어 주시어
저희가 이미 지은 죄에서 다시 일어나게 하소서.
제10처, 예수님께서 옷 벗김 당하심을 묵상합시다.
구세주 예수님,
병사들이 난폭하게 예수님의 옷을 벗길 때에 살이 묻어나는 극도의 고통을 당하셨으며
죄수로 군중 앞에 서시는 모욕을 당하셨으니 저희가 모든 죄를 벗어버리게 하소서.
제11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심을 묵상합시다.
구세주 예수님,
알몸으로 십자가에 못 박혀 달리셨으니
저희도 주님과 같이 몸과 마음을 희생 제물로 봉헌하게 하소서.
제 12처,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심을 묵상합시다.
이때 12처에서는
모두가 무릅을 꿇고 예수님의 죽음을 묵상하는 것이 좋다.
구세주 예수님,
저희를 위하여 십자가 위에서 숨을 거두셨으니 저희도 십자가에 못 박혀
다시는 저희 자신을 위하여 살지 않고 주님을 위하여 살게 하소서.
구세주 예수님,
혹시라도 영원히 주님을 떠날 불행이 저희에게 닥칠양이면
차라리 지금 주님과 함께 죽는 행복을 내려주소서.
제13처, 제자들이 예수님 시신을 십자가에서 내림을 묵상합시다.
구세주 예수님,
주님의 시신을 십자가 위에서 내려 품에 안으신 성모님의 전구를 들으시어
저희도 성모님의 품안에서 효성스러운 자녀로 살다가 마침내 그 품안에서 죽게 하소서.
제 14처, 예수님께서 무덤에 묻히심을 묵상합시다.
돌무덤에 묻히신 구세주 예수님,
저희가 주님의 죽음을 생각하며 언제나 깨끗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여
사랑의 성체를 받아 모시게 하소서.
대부분의 성당에 있는 십자가의 길은
14처까지만 되어 있고 기도서에도 14처 기도문만 있으나,
'새미 은총의 동산'은 특이하게도 제 15처까지 설치되어 있다.
십자가의 길 묵상기도문은 기도서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묵상기도문을 작성하여 기도해도 된다.
제 15처, 예수님께서 부활하심을 묵상합시다.
구세주 예수님,
갈라진 세상을 화해 시키기 위해 죽음으로 영원한 생명을 약속하신 분,
주님의 부활과 승천의 기쁨으로 저희 가정에도 주님의 평화가 머물게 하시고
화목한 가운데 제 본분을 다하게 하소서.
이렇게 십자가의 길 기도는 15처에서 끝나며
이제 '묵주기도의 호수'에서 기도를 하던지 묵상하며 걸으면 더 좋다.
이 호수를 걸을 때마다 생각나는 분이 있다.
성 이시돌목장과 새미은총의 동산을 만들어 주신
임피제 맥그리치 신부님이다.
우리 제주교구에 이런 신부님을 보내 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는 마음이다.
오늘 십자가의 길은 양보현 시몬회장이 준비하여 안내하여 주셨고
십자가의 길은 참석자들이 순차대로 인도하도록 하였다.
이렇게 비를 맞으며 걸었던 새미 은총의 동산 십자가의 길은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은총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십자가의 길 유래>
로마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칙령으로그리스도교가 자유를 얻게 되자
황제의 어머니 성녀 헬레나는 꿈에서 보았던 예수님 무덤을 찾아
예루살렘에 예수님 무덤 성당을 지었다.
예수님 무덤 자리에 성당이 세워지자 사람들은 자연히 이 무덤 성당을 찾아와 기도하기 시작했으며,
중세기에 예수님 무덤 성당은 특히 참회하는 고행자들의 순례지가 됐다.
하지만 오늘날처럼 교통편이 발달한 것도 아닌 중세기에 예루살렘 성지순례는
보통 사람들은 엄두도 낼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일부 수도회들을 비롯해서 교회 단체들은 유럽 여러 도시에 예루살렘 예수님 무덤 성당을 본딴 성당을 지었다.
그리고 성당에는 조각이나 그림 등으로 예수님의 수난과 관련된 장소들을 표시했고
굳이 예루살렘까지 가지 않더라도 이 성당들이 있는 데로 가서도
예수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면서 영적 은혜를 체험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 역시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프란치스코회 수사들은 또 다른 방법을 생각했는데,
각 성당마다 예수님 수난의 길을 묵상할 수 있도록 성당 안에 나무 십자가로 수난과 관련된 주요한 지점들을 표시해 놓은 것이다.
이때가 14세기 쯤이었으며 프란치스코회 수도자들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고 교황청에 청원을 해
이 십자가의 길을 따라 기도하는 이들이 전대사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해서 신자들은 예루살렘을 가지 않아도,가까운 성당에서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고 전대사를 얻을 수 있게 됐다.
1731년 교황 클레멘스 12세는 십자가의 길을 오늘날처럼 14처로 고정하면서
교구장의 허가를 얻어 합당한 방법으로 세운 14처가 있는 성당이나 순례지 등에서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칠 때 전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십자가의 길 기도를 통해 얻는 전대사
십자가의 길 기도를 통해 전대사를 얻으려면 대사를 얻는 데 필요한
고해성사와 영성체, 교황의 지향을 위한 기도를 이행하면서
십자가의 길 기도에 따르는 몇 가지 조건을 채워야 한다.
우선, 십자가의 길 14처가 적법하게 세워진 곳이어야 한다
봉헌식을 한 성당에 있는 14처는 적법하게 세워진 14처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십자가의 길을 바치고 싶다고 개인이 임의로 14처를 세우는 것은
적법한 14처라고 볼 수 없다.
다음으로, 14처가 있어야 합니다.
14처는 성화나 조각으로 설치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십자가만 있어도 상관은 없다
또 14처 전체를 중단하지 않고 순서대로 바쳐야 한다.
이밖에도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길을 몸소 가신 것처럼,
십자가의 길을 바칠 때는 각 처로 이동하면서 바쳐야 한다.
그러나 공동체가 한꺼번에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칠 경우에는
주송자만 이동하고 나머지는 그 자리에서 바쳐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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