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폴(pol)스토리

변시지 화백과 서귀포경찰서의 인연

by 나그네 길 2014. 4. 6.

제주 서귀포가 낳은 세계적인 화가 고(故) 변시지(邊時志) 화백의 대작이

서귀포경찰서에 전시되고 있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경찰서 2층에 있는 그 작품은 150호 대작으로

제주의 바람과 파도와 초가를 배경으로 하는 풍경화인데,

 변시지 화백의 화풍이 잘 들어나고 있다는 평을 받는 작품이다.

 

 

<서귀포 경찰서에 있는 변시지 화백의 작품

(227.3

× 181.8)>

 

고 변시지 화백(1926~2013)은

제주 서귀포에서 태어나 어릴때(1931년) 일본으로 건너가서 미술공부를 하였으며

 

23세때 일본 광풍회전에 최고상을 수상하면서 화제를 모았던 그는 귀국하여

서라벌예대에서 교수를 역임하다가 1975년 44년만에 제주로 귀향하였고,

 

제주대학교 교수로 작품활동을 계속하면서 노년에 서귀포에 거주하였다. 

 

 

<작품 앞에 서 있는 화백의 모습>

 

개인적으로 변시지 화백과는 같은 아파트에 살았던 인연이 있다.

서귀포 동홍동에 있는 아파트인데 화백님은 2층에 나는 3층에 거주하면서

 

가끔씩 엘리베이터를 함께 타게 되면 인사 드리고

경찰서에 있는 작품에 대하여 말씀드리면

화백님께서는 환하게 웃으시면서 좋아하셨다.  

 

 

 

변시지 화백은 주로 제주의 바람과 바다와 말을 그린다.

돌담에 쓰러져 가는 초가는 할머니가 살던 집이었다고 한다.

 

거칠게 휘몰아치는 바람의 소용돌이에 휘어지는 소나무 한 그루,

어김 없이 바람과 마주하는 꾸부정한 사내와 말 한마리는 회화의 기본 구도이며 

화백의 고독과 비애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것 같다.  

 

 

<서귀포경찰서 2층 전시장>

 

화백의 작품이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된 것은 인터넷을 통해서 였다.

 

인터넷에 올린 변시지의 작품을 본 야후에서

1997년 '세계 100대 화가'에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등재되었다.

 

그 후에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한국작가로는 유일하게

변시지 화백의 작품 '난무'와 '이대로 가는길' 2점이 상설 전시되고 있다.

 

 

<변시지작, 난무(1997, 114 ×164), 스미소니언 박물관 전시 작품>

 

 

 

이런 우리나라 미술계의 대가의 작품이 어떤 인연으로

미술관이 아닌 서귀포경찰서에 상설 전시되고 있는 것일까?

 

사실 이 작품은 서귀포시의회에서 청사 신축 이전 기념으로 

작가에게 임대 받아 청사 1층 홀에 걸어 놓았던 작품이었다. 

 

그런데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하게 되면서

기초의회인 서귀포시의회가 해산하게 되자

 

당시 강승수 서귀포경찰서장이 변시지 화백을 찾아가

경찰서에 이 작품을 전시할 수 있도록 기증해 달라고 건의하여

변 화백이 서귀포경찰서 기증하게 된 것이다.

 

 

 

대가의 작품에 가격을 논하는 것은 죄송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시중에 흘러다니는 말에 의하면

변시지 화백의 대작은 호당 1,000만원에 거래 되고 있다고 하므로  

서귀포경찰서 2층에 걸려있는 이 작품은 150호 현시가 15억원에 달한다.

 

<변시지공원에 있는 화가의 동상>

이런 고가의 미술품을 공공을 위해 기증해 주신 고 변시지 화백님께 감사하면서

경찰서에서는 정부 예술품에 등록하고 잘 관리해야 할 것이다. 

'폴(pol)스토리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념식수 이야기  (0) 2014.04.13
경찰, 처음으로 4.3 조기 게양  (0) 2014.04.07
경찰서 목욕탕 이야기  (0) 2014.03.28
제주올레 1~2코스 안전점검하다  (0) 2014.03.25
경찰서 소나무 이야기  (0) 2014.03.1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