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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사람들

주님 수난 성금요일(십자가 경배)

by 나그네 길 2014. 4. 19.

 파스카 성삼일 중에서 성금요일은

예수님의 수난을 묵상하는 날로 성찬의 전례는 거행하지 않는다.

 

전통적으로 예수님이 돌아가신 오후 3시에는

세계 모든 가톨릭교회에서 십자가의 길을 걷는 것으로 시작하여

저녁에는 수난복음과 십자가 경배로 이어지면서 주님 수난을 묵상하게 된다. 

 

제주교구 청소년사목위원회에서는

성금요일 오후 3시 이시돌목장의 새미은총의 동산에서

강우일 주교님과 함께 퍼포먼스로 주님 수난의 길을 재현하였다.

 

교구내 여러 성당에서

사제와 수도자 그리고 많은 교우들이 함께 참여한 십자가의 길에서

모처럼 나도 함께 걸으며 성금요일의 의미를 돌아볼 수 있었다.  

 

 

이 십자가의 길 기도에서

세월호 참사로 아직까지 실종된 많은 학생들을 생각하면서

 

어른들이 욕심과 안전불감증으로

아무런 죄없는 어린 학생들을 차가운 바다 속에 내버려 두어야 하는

이 현실의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리면서 기도드렸다.

 

" 사랑의 주님, 어둡고 차가운 바다속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그 어린 양들을 주님의 품으로 고이 받아들여 주소서." 

 

교구 청소년들이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진지하게 연기하였는데,

 

주교님을 비롯한 많은 신자들이 '십자가의 길' 내내 울음을 터트리며 흐느꼈으며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는 망치소리에 가슴이 미어지는 고통을 느끼기도 하였다. 

 

"너희는 나를 위하여 울지 말고 네 자신을 위하여 울어라."

 

주교님은 십자가의 길 순례 기도를 마치면서

제주의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기도를 다함께 바치고

 

십자가의 길을 준비한 청소년들과 기념촬영을 하였다.

 

성금요일에는 교회의 모든 성사를 거행하지 않는다.

 

십자가도, 촛대도, 꽃도 없이 제대포도 벗겨두며

수난예식 말미에 영성체가 있지만 성체는 미리 축성하여 둔 것을 사용한다.

 

서귀포성당은 성목요일과 마찬가지로

장궤틀을 치워버리고 구역별로 성당바닥에 앉아 예식을 진행하였다.

 

 

사제는 수난을 상징하는 붉은색 제의를 입고

입당성가도 없이 조용히 입당한다.

 

광주가톨릭대학교 문창우 비오 신부님과

서귀포성당 현요안 주임사제가 공동으로 집전했다.

 

 

사제는 입당하여 제대앞에서 경의를 표한 다음

얼굴을 바닥에 대고 업드려 잠시동안 침묵가운데 기도를 드린다.

 

그리고 바로 말씀의 전례가 시작되는데

평소처럼 제1~2 독서와 화답송 그리고 복음환호송이 있다.

 

 

성지주일과 성금요일에는 수난복음을 읽는다.

 

수난복음은 사제와 신자 3명이 함께

예수님이 잡히시던 날부터 십자가 위에서 숨을 거두실때까지 복음을 읽는데

예수님의 수난과 십자가 처형사건을 드러내게 된다.

 

 

 

복음이 끝나면

강론과 함께 신자들이 보편지향기도를 바치게 된다.

 

이때 보편지향기도는 교회와 교황과 성직자와 예비신자와 신자

그리고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사람들까지 모두 10번의 기도를 드리게 된다.

 

 

그 다음에 금요일 예식중에 중요한 부분인 십자가경배를 한다,

 

사제는 복사들과 함께 성당뒤에 포로 가려져 있는 커다란 십자가를 메고 들어와

 제대 앞에 서서 십자가를 보여주는 예식을 시작한다.

 

먼저, 사제는 십자가의 머리부분을 벗겨 높이들고 노래한다.

"보라 십자나무, 여기 세상 구원이 달렸네"

신자들을 노래로 응답한다.

"모두와서 경배하세"

 

 

다음에 사제는 십자가의 팔 부분을 벗겨 높이 들고

같은 노래를 반복하여 부르고 신자들도 다시 응답한다.

 

"보라 십자나무, 여기 세상 구원이 달렸네"

"모두와서 경배하세"

 

 

세번째로 십자가를 전부 벗겨들고

처음과 같이 노래하면 신자들도 다시 한번 응답하게 된다.

 

"보라 십자나무, 여기 세상 구원이 달렸네"

"모두와서 경배하세"

 

 

그리고 십자가를 제대에 비스듬히 걸쳐놓고 신자들이 경배를 하도록 하는데,

서귀포성당 올 해 십자가 경배는 좀 특이한 퍼포먼스가 있었다.

 

각 구역장들이 먼저 십자가에 경배를 하고

자기 구역에 가서 팔을 십자가 형태로 벌리고 서 있는다.

 

 

그러면 각 반장들이 십자가에 경배를 하고 나서

구역장의 벌린 십자가의 팔을 도와 받쳐 주거나 함께 기도를 하게 된다.

그다음에 는 반원들이 나가서 경배를 하고 따라서 한다.

 

먼저 사제가 십자가에 경배를 한다.

 

  

 

구역장이 십자가처럼 팔을 벌리고 서 있으면

반장과 반원들이 함께 구역장을 도와 십자가를 만들며 기도하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 구역내 모든 신자들이 한꺼번에 모여서

구역장, 반장과 함께 십자가를 만들고 그 곳에 경배를 하고 기도하는 것이다. 

 

 

 

 

 

 

성당에서 봉사직을 맡아 봉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리고 시간이나 물질이나 또는 자신의 달란트를 봉헌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비록 그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십자가라면 얼마든지 지고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봉사에 대하여 무시하고 시기하고 질투와 모함으로

신앙생활까지 힘들게 만들어 버리기 때문에 교회의 분열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십자가에서 고통을 받으신 주님!

남들을 따라 남의 말을 하고 있는 나를 용서해 주소서

어느샌가 다른 사람을 단죄하고 있는 나를 용서해 주소서

나의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탐욕과 교만한 마음을 용서해 주소서

 

그리고, 남의 말만하면서 살아가는 신자에게 성령을 보내주시어

그 불결한 입술을 성령의 숨결로 딱아 주시고

그들에게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충만할 수 있도록 도와 주소서

  

 

십자가 경배가 끝나면 수난감실에 가서 성체를 모셔온다.

그리고 주님의 기도를 바치고 바로 영성체를 하게 된다.

 

이 성체는 성 목요일에 축성을 하여두었던 성체이다.

 

 

오후 3시에 십자가의 길,

그리고 저녁 8시에 수난복음과 십자가 경배와 영성체로

주님 수난 성금요일 예식은 모두 끝나게 된다.

 

이제 파스카 성삼일 중에서

부활성야와 부활대축일 그리고 부활 저녁기도만 남아있다.

 

파스카 성삼일 주님 수난 성금요일에

십자가의 길을 걷고 십자가 경배예식에 참여하여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면서

 

사랑의 주님,

최근 세월호 침몰로 차가운 바다속에서 떨고 있는

어린 학생들의 영혼을 주님의 따뜻한 품으로 받아주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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