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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자연

비파 열매의 변화

by 나그네 길 2014. 7. 3.

제주에서 비파열매는 오일장에서 만날 수 있는 과일이다.

 

아열대성 과일로 색과 맛은 개살구와 비슷하다고 하는데

전통 악기 비파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런데 오일장에서 비파 한 봉지가 5천원에 판매되고 있어

한 봉지에 2~3천원하는 감귤보다 더 비싸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비파는 특이하게 겨울철에 꽃을 피우는데,

비교적 겨울날씨가 따뜻한 제주와 남해안에서 가능한 일이다.

 

겨울 1~2월에 핀 비파꽃은

벌들에 의해 수정되고 열매를 맺어 봄 햇살에 메추리알 만큼 커지며,

6월이 되면 초록색이던 열매가 노랗게 익어가게 된다.

 

 

 

그러나 색깔과 생김새에 비하여 그다지 맛있는 과일은 아니었다. 

 

 

껍질을 벗길때는 달짝지근한 물이 손으로 흘러내리기도하고 

아삭한 육질과 달콤한 향내가 목을 적셔주는데

 

맛은 야간 시큼하면서 커다란 씨가 들어있어 과육은 얼마 안된다.

 

 

 

예전부터 제주의 비파나무는

초가집 울담이나 귀퉁이에 심어져 가족들이 먹는 과일로 인식되었으며,

최근에는 본격적인 과수로 재배하여 시장에 내다 팔기도 한다.

 

우리가 어렸을적에는 제주에 특별한 봄 과일이 없었기에

초 여름까지 먹는 과일은 비파가 유일하게 과일로 취급되어 왔다.

 

노랗게 익은 비파를 보면서

이웃 집 돌담 위에 올라가 비파열매를 따먹기도 했으나

그 당시에는 대부분 훔쳐먹는 것도 용인되는 분위기였다.  

 

 

 

비파는 중국이나 일본이 원산지로 100여년 전에 들어왔으며

일조량이 많고 온화한 기후를 가진 제주와 전남, 경남 등 남해안 지역에 많이 재배되고 있다.

 

비파나무는 예전에는 주로 정원수나 관상수로 인식되었으나,

최근에는 여러가지 효능이 알려지면서 본격적인 과수원을 조성하여 재배하기도 한다.

 

비파열매는 생으로 먹거나 술을 담그기도 하고 잎은 약이나 차로 사용되는데

특히 차로 마실 경우 비만해소와 호흡기 질환에 효과가 크며

그을린 피부에 바르면 촉촉하게 만들어 주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우리가 어렸을 때 먹었던 재래종은 비파는 과실이 작아서 상업성이 떨어지지만

 

개량종들은 열매도 크고 당도가 높아 맛이 좋다고 하며,

남해안 일부 지역 농가에서는 개량종을 전문적으로 재배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비파는 겨울에 열매가 자라기 때문에 병해충이 거이없어

무농약 자연산으로 재배되고 있어 껍질만 벗기면 먹기에 좋다.

 

 

 

최근에는 비파에 항암 효과가 있다는 소문까지 번지면서

효소를 담그는 등 수요가 더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어린시절에 돌담에 올라 그냥 따 먹던 비파였는데,

이제 바야흐로 비파도 귀하신 몸이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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