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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자연

사라오름, 맨발로 오르다.

by 나그네 길 2014. 8. 8.

어제는 모처럼 물이 가득찬 사라오름 산정호수를 맨발로 걸었다.

 

지난 태풍 나크리의 물폭탄으로 사라오름 산정호수에는 물이 만수가 되었으며

사라오름 전망대까지 가려면 맨발 바지를 건어 올려 목재테크를 걸어야 했다.

 

사라오름 분화구에 이처럼 만수가 되는 경우는 잘 볼수가 없는데

탐방객 모두가 탄성을 자아 내기에 충분한 풍경이었다.

 

 

제12호 태풍 나크리로 인해 한라산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가운데

사라오름 산정호수는 물론 한라산 정상 백록담에도 오랜만에 물이 가득 차 장관을 연출했다.

 

태풍 나크리는 지난 7.31일부터 8. 4일까지

한라산 윗세오름 1천815.5㎜, 진달래밭 1천259.5㎜, 어리목 929.5㎜, 성판악 634.5㎜

폭우가 내려 한라산 자동관측장비에 의한 사상 1일 최고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어제는 한라산에 쏟아진 '물 폭탄'으로  계곡마다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고

사라오름 분화구에도 모처럼 물이 가득 차 이 신비로움을 보기위하여

많은 탐방객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모여들고 있었다.

 

 

사라오름은 한라산 성판악 주차장에서 약 6.4Km 지점 해발 1,325m 위치하고

오름둘레 2,481m이며 세숫대야 모양의 굼부리(분화구)는 5,000평방미터이다.

 

사라오름의 '사라'는 단일어로 제주 고유어라 할 수 있으나 그 뜻은 확실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사라오름의 한자용 표기는 사라악(沙羅嶽)또는 사라악(舍羅嶽)으로 표기하기도 했다.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내에 있는 사라오름은

2011년에 국가지정문화재중 하나인 명승 제 83호로 지정되었다.

 

사라오름은 가운데 등글넓적한 굼부리(분화가)가 있는 원뿔모양의 오름으로

굼부리에는 비가 많이 왔을 때 물이 고였다가 비가오지 않는 날이 계속되면 물이 말라버린다.

 

사라오름 산정호수가 이렇게 만수위를 이루는 것은 장마철 한 때 뿐이며

그것도 목재테크가 호수에 잠겨 맨발로 걸어서 지나야하는 날은 며칠되지 않는다.

 

한라산위에 가득찬 신비의 호수에 환성을 지르던 사람들은

모두가 등산화를 풀고 바지를 걷어 올려 맨발로 전망대까지 오른다.

 

등반을 다니면서 등산화를 벗어 맨발로 걸어본 적이 있는가

여기 사라오름 만수때가 아니면 경험해보기 어려운 일이다.

 

 

사라오름은 '신비의 산정호수'로 소개되고 있다.

한라산의 이만한 높이에 호수로 된 오름이 있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한다.

 

제주에서 낳고 자란 우리들도

이처럼 사라오름이 등반로로 개방되기 전에는 직접 보지는 못하고 말만들었는데

2011년에 등산로가 개발되어 이제는 수시로 볼 수 있으니 축복받은 기분이다.  

 

<사라오름의 여름, 2014. 8월>

 

 제주도 360여개 오름 가운데 최고의 오름인 사라오름,

 

호수에 물이 많이 고여 있을수록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계절에 따라 여러가지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여름 장마철 한 때를 제외하고는 물이 그렇게 많이 고이지 않으며

가뭄이 오래 지속되면 호수가 완전 말라버리기도 한다.

 

<사라오름의 가을, 2012년 11월>

 

<사라오름의 봄, 2013년 3월>

 

특히 겨울에는 호수가 온통 눈으로 하얗게 덮히며

얼음이 얼어 호수위를 걸어 다닐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오름보호를 위해 호수를 가로지르지 못하도록 안내하고 있어

이러한 사진을 찍을 수도 없을 것 같다.

 

<사라오름의 겨울, 2013년 1월>

 

 

한 차례 거센 폭풍우가 휩쓸고 지나간 한라산.

산 중턱을 휘감았던 희뿌연 안개가 걷히자 산정호수 '사라오름'이 신비로운 모습을 드러냈다.

 

올 여름은 비가 많이 내려

봄 가뭄에 메말랐던 사라오름 분화구에는 하늘을 담아놓은 것 같은 신비가 가득한데, 

산정호수를 맨발로 걸어보는 기분은 이 때가 아니면 경험해보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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