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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자연

엉뚱한 엉또폭포

by 나그네 길 2014. 7. 7.

 물이 없어서 더 유명한 폭포가 있다.

한라산에 큰 비가 내려야만 폭포가 떨어지는 엉또폭포가 바로 그 곳이다.

제주의 숨어있는 비경에서 몇 년 전에 1박2일 촬영으로 유명 관광지가 되어 버린 곳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1년에 엉또폭포가 떨어지는 날은 몇 번 안되며,

서귀포 사람들도 엉또폭포를 본 사람은 얼마 안 될 정도로 속살을 감추고 있기도 하다.

 

나 역시 최근들어 겨우 2번 보았을 뿐.

이 엉또폭포가 세상에 알려진것은 얼마 안된다.

 

 

지금으로부터 15년전,

1990년대 말에 처음 엉또폭포를 찾았을 때에는 길 자체가 없었다.

 

감귤과수원 담을 넘고 냇가의 숲을 헤치면서 겨우 찾아갔는데

50m 절벽과 우거진 나무숲이 아주 인상적이었으며

여기에서 떨어지는 폭포수가 어떤 모습일까 상상을 해 보았었다.

 

 

예전에는 엉또폭포가 떨어진다고 하여도 알 수가 없었다.

 

주변에 마을도 없고 사람이 사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길어야 하루 정도 떨어지는 폭포를 본 사람은 동네 사람 몇 명뿐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올레길 코스로 개발되어

평소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으며

 

엉또폭포가 떨어지게 되면 SNS를 통하여 순식간에 알려지면서

엉또폭포 주변은 관광객과 서귀포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어제 장맛비가 거세게 내리는 일요일에도 엉또폭포가 떨어졌다.

 

그러자, 카톡과 페이스북 그리고 카스를 통하여 순식간에 엉또폭포 사진이 돌아다녔고

하루 종일 서귀포 사람만이 아니라 제주시민들과 관광버스들이 몰려들었다.

 

엉또폭포의 웅장한 모습과 울림소리를 들으며 감탄사를 연발하였는데,

그러나 폭포는 하루가 다 가기도 전에 생명을 다하여 멈춰버린다. 

 

 

이렇게 비가 와야 만이 폭포수가 형성되는 엉또폭포는

제주의 숨은 비경 중에 하나였다.

 

오래전에는 인근에 사는 주민들만 알고 있었던 실제 숨은 명소였지만,

 최근에 인터넷을 통해 널리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로 탈바꿈되었으며

요즘은 나무가 울창한 산책길로도 인기가 많은 곳이 되었다.

 

 

평소에는 폭포수가 전혀 보이지 않다가

많은 양의 비가 내려줘야 시원스런 물줄기를 볼 수 있는 엉또폭포는

 

폭포의 상류지역인 중산간을 중심으로 시간당 70mm 이상의 강수량을 보여야

냇가의 계곡으로 물이 흘러 폭포수가 형성되는 것이다.

 

 

엉또폭포는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를 쉽게 볼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숨은 명소로 이름이 나 있는 곳이다.

 

한라산의 모든 계곡은

물이 흐르지 않는 건천의 특징을 갖고 있어 평소에는 물을 구경할 수가 없는데,

 엉또폭포도 한라산에서 타고 내려온 계곡에 있어 비가 많이 내려야 폭포를 볼 수 있다.

 

 

폭포 주변의 계곡에는

천연 난대림이 넓은 지역에 걸쳐 형성되어 있으며,

 

사시사철 상록의 풍치가 남국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자아내기도 하는 엉또폭포는

서귀포 절경 중에 하나이기도하다.

 

 

'엉또'라는 말은 제주어로서 ''(작은바위, 또는 작은굴)

 ''(입구를 뜻하는 ''의 센 발음)의 합성어로

바위 굴의 입구 또 다르게는 작은 웅덩이의 입구라고는 뜻이다.

 

비슷한 지명으로 남원에 '큰엉' 관광지가 있는데

이 큰엉은 절벽에 있는 '큰 바위굴'이라는 뜻이다.

 

엉또폭포 옆에는 지금도 감귤과수원이다.

이제는 주차장도 정비되어 있고 목재테크로 10분이면 걸어갈 수 있으니

폭포가 떨어지는 날이 아니라도 산책을 하기에는 아주 좋다.

 

그리고 무인카페의 포스트잇을 읽어보는 재미도 쏠쏠한것 같다.

 

서귀포 신시가지 깊숙한 난대림 숲속에 자리 잡고 있으며,

 

언제나 보일 듯 말듯이 숲 속에 숨어 있다가 

한바탕 비가 쏟아질 때면 웅장하고도 위용스런 자태를 드러내는 엉또폭포.

 

 

오늘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다시 찾아간 엉또폭포는

주변의 기암절벽과 열대림이 조화를 이루면서

감귤과수원에서 쓰레기 태우는 연기 조차 신비롭게 보이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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