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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사람들

세월호와 함께하는 현요안 신부의 실험미사(2014.7월)

by 나그네 길 2014. 7. 22.

우리는 물 속에서 얼마나 오래 숨을 참을 수 있을까?

 

"가만히 있어라"

그 말만을 믿으며 구조를 기다리다가

차가운 바닷물 밑으로 끌려간 세월호의 착한 아이들,...

 

오늘 우리는 세수대야의 물에 얼굴을 담고 숨을 참아보았다.

깊고 차가운 바닷 밑에서 숨이 막혀 사라져간 어린 영혼들을 생각하면서,.

 

이렇게 세월호 참사 100일을 앞두고 현요한 신부의 실험미사가 시작되었다.

 

2014. 7. 21(월) 저녁 7시30분 노형성당에서는

 매월 세째 주 월요일에 개최해오고 있는 제주교구 문화 찬양 치유 실험미사가 있었다.

 

이 실험미사는 세월호 특별법제정과 진상규명,

그리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치유 문화 미사로서

"잊지 않겠습니다. 나부터 고치겠습니다."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실험미사의 특징은 매 달 주제에 맞도록 제대를 꾸미는 것이다.

 

오늘은 제대 앞에는 뒤집힌 배와 대성체를 배치하였으며

붉은색천과 하늘색천이 대각선으로 흘러 내리고

그 사이에 조명과 함께 노란 종이배와 초를 꾸밀 수 있도록 준비하였다.

 

성모상 옆에 배치할 나무 십자가는 입당과 함께 들고 나오며

독서대에도 노란리본이 보인다.

 

 

어느 때처럼 미사참례자에게는 초와 노란색 종이와 볼펜,

그리고 명찰과 함께 우리의 실천다짐 유인물을 나누어 주었다.

 

 

오늘 미사에는 서귀포성당 소공동체협의회를 초대하였다.

 

이 실험미사에 참여한 구역장과 반장들은

노란색 종이에 세월호의 참사를 바라보면서

우리가 실천해야할 다짐문 10개를 들고 입당하게 된다.

 

미사가 시작되었다.

실험미사는 언제나 성당의 불을 모두 끄고 조명만을 의지하며 미사를 진행하는 특징이 있다.

 

조명을 밝힌 제대에는 대성체와 뒤집혀진 배가 보이고

붉고 푸른색이 조명이 세월호의 참상을 느끼게 한다.

 

입당성가 "오소서 성령이여"를 부르면서

먼저 나무십자가가 입당하면 실천리스트를 펼쳐든 구역장 반장들이 따라서 입당한다.

 

입당은 성가에 따라 스텝과 율동을 하면서 한 소절마다 제대에 경의를 표하고

제단 앞에 나아가 표어들을 들고 모두 입당할 때까지 기다리게 된다.

 

 신자들이 모두 입당하면

노란 실천지표를 나무십자가에 매달고

십자가는 성모상 옆에 세운다.

 

 

마지막으로 사제가 부활초를 들고 입당한다.

 

이 부활초에는 세월호 참사의 어린 학생들을 기억하며

아무 잘못도 없는 그 영혼들이 심판날에 부활하리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입당이 끝나면 세월호 참사를 동영상을 시청한다.

 

십자가를 메고 800km 도보행진을 하면서 기도하는 아버지와

매일 매일 시름속에서 보내고 있는 모든 유가족들을 잊지말고 기억해야한다.

 

 

이제 참회의 예절시간에는

입당할 때 나누어 준 노란색 종이에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기도와

우리의 잘못을 반성하는 편지기도를 쓰고 그 편지지로 종이배를 접는다.

 

그리고 모두 차례로 나와서 종이배를 제대앞에 봉헌한다.

 

 

알렐루야를 시작으로 복음과 함께 강론으로 이어진다.

오늘 강론은 새로운 대한민국 프로젝트 실천 10가지를 소개하였다.

 

1. 남을 험담하지 않겠습니다.

2. 음식을 끝까지 남김없이 먹겠습니다.

3. 양보운전과 횡단보도를 이용하겠습니다.

4. 좀 더 낮은 구입품을 선택하겠습니다.

 

 

5. 소공동체에 참례하겠습니다.

6. 다른 사람에 대하여 축복하겠습니다

7. 다른 사람의 의견을 끝까지 들어주겠습니다.

8. 내가 먼저 헌신하겠습니다.

9. 자기전에 기도하겠습니다.

10.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먼저 인사하겠습니다.

 

 

강론이 끝나면 초를 들고 세례갱신식을 한다

 

구마선언과 신앙고백 그리고 강론에서 소개하였던

우리가 실천해야할 10가지 다짐을하게 된다.

 

 

세월호의 희생자를 기억하는 의식을 가졌다.

 

제대 앞에 세수대야를 3개 비치하고 물을 가득 담았으며

모두 차례로 나와서 물속에 얼굴을 담고 숨을 참아보았다.

 

얼마나 오래 참을 수 있겠는가?

겨우 30초도 못 참아 얼굴을 들고 가쁜 숨을 내쉬는 우리들,

 

차가운 물속으로 가라앉은 세월호에 갇혀 숨이 막혀 울부짖었던 아이들,

그 어린 영혼들에게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천개의 바람이 되어 (2014 Remastering Ver.) 임형주

 

천개의 바람이 되어 나의 사진 앞에서 울지 마요

나는 그곳에 없어요

 

나는 잠들어 있지 않아요

제발 날 위해 울지 말아요

 

 

나는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가을엔 곡식들을 비추는 따사로운 빛이 될게요.

 

 

겨울엔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눈이 될게요

아침엔 종달새 되어 잠든 당신을 깨워 줄게요

밤에는 어둠 속에 별 되어 당신을 지켜 줄게요

 

나의 사진 앞에서 있는 그대

 

제발 눈물을 멈춰요

나는 그곳에 있지 않아요

 

 

죽었다고 생각 말아요

 

나는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넒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나는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천개의 바람 노래가사 중에서)

 

 

물속에 얼굴을 넣고 숨을 참으며 우리는 천개의 바람을 생각했다.

 

그리고 '아름답다고 말하여라' 성가와 함께 안수축복을 받았다.

 

성찬의 전례에서부터 보통의 미사와 같은 순서로 봉헌된다.

 

성령축성기원은 봉헌된 예물이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되게 해 달라고

하느님께 청원하는 기도로서 거룩한 변화를 상징한다.

 

 

그리스도께서는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당신의 몸과 피를 봉헌하시고,

그것을 먹고 마시라고 제자들에게 주시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이 신비를 영구히 거행하라고 명하셨다.

 

"예수님의 몸"

"예수님의 피"

 

마침 영광송은 하느님께 드리는 영광스러운 찬미이며 백성의 환호로 확인된다.

이 영광송은 사제만이 할 수 있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으로 하나되어, 전능하신 천주 성부,

모든 영예와 영광을 영원히 받으소서."

 

 

주님께서 친히 가르쳐 주신 주님의 기도를

다 함께 손을 잡고 정성을 들여 바친다.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그리고 평화를 주소서.

 

 

실험미사에서는 양형영성체를 한다.

 

양형 영성체는 세례식이나 또는 특별한 미사에서만 영할 수 있는데

실험미사에 참례하면 언제나 성체를 성혈에 적셔 영하는 양형영성체를 할 수 있다.

 

 

성체는 대 제병을 잘게 쪼개어 나누어 주고 있는데

사제는 한 손에는 성반을 다른 한 손에는 성혈을 들고 서면

신자들이 성체를 집어 성혈에 적셔서 영하게 된다.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리는 7월 실험미사가 이렇게 끝났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4,16일 그날 그 시간에 나는 무엇을 했는가

 

아침 회의를 끝나고 내려와 보니 TV에서 기울어진 세월호의 선체를 보았으며

부터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안타까워했을뿐이다.

 

고작 그 어린 생명들을 위하여 눈물을 흘려 주는것으로

나의 할일을 다한 것으로 착각하지는 않았을까?

  

 
나는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세월호 희생자들에게는 영원한 안식을

그리고 그 가족 모두에게는 사랑과 평화가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현요안 신부의 문화 찬양 치유 실험미사는

신자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실험하는 미사로서,

 

매월 세째 주 월요일 노형성당에서 개최되어 오고 있으며,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님의 승인한 미사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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