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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사람들

현요안 신부의 실험미사(2014.10월, 전교의 달)

by 나그네 길 2014. 10. 21.

10월은 전교의 달(묵주기도 성월)이다.

 

가톨릭교회는 해마다 10월을 '묵주기도 성월'로 지내며

세계의 평화와 죄인들의 회개를 위하여 묵주기도를 자주 바치자고 권고하고 있다.

 

 

그리고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하신 그리스도의 분부에 따라 한국교회는 시월을 전교의 달로 정하고

 

시월의 마지막 주일의 앞 주일(올 해는 10. 19일)을 전교주일로 지내고 있다.

 

 

예년에 10월이 되면 제주교구에서는

성이시돌 삼위일체 야외 대성당에 성모님을 모시고 

묵주 기도의 밤 행사를 성대하게 개최하는 전통이 있어 왔다.

 

그런데 올 해에는 교황님 방한에 따라

가톨릭교회에 대한 국민들이 이해와 호감도가 높아지고 있음에

 

10월은 예비신자 모집하는 전교활동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전교주일을 보내며 맞이하는 이번달 현요안 신부의 실험미사는

예비자들의 입교를 위한 치유와 위로의 손길을 전구드리는

로사리오의 밤으로 이루어 졌다.

 

미사에 참례하는 신자들에게는

색깔이 있는 천과 네임펜 그리고 초를 나누어 준다.

 

 

 제대에는

4가지 성령의 은사를 상징하는 색깔천으로 꾸몄는데

 

파랑천은 비들기, 녹색천은 기름, 주황색천은 불혀,

그리고 빨강색천은 성심과 사랑을 나타낸다.

 

 

제대 앞에는 향로와 향가루를

그리고 옆에는 왕관을 쓰신 파티마의 성모상을 모셨다.

 

입당예식이 시작되면

오늘 미사에 초대 받은 서귀포성당 성가대에서

 

양손에 장미를 한 송이씩 들고

떼제성가  '오소서 성령이여' 노래에 맞추어 율동을 하며 들어온다.

 

 

성가대에서 장미꽃 봉헌이 끝나면

 

실험미사에 참례한 모든 신자들이 차례로 나와

향로에 향을 피우고 제대에 깊은 절을 하며 경배를 드린다.

 

이때도 오소서 성령이어 성가는 계속된다.

 

 

신자들이 경배가 모두 끝나면 사제가 입당을 하는데,

 

성모님 이콘에 성모님의 꽃 로사리오, 빨간 장미를 예쁘게 치장 한 후

이콘을 높이 들고 입당하여 향을 드리는 것으로

입당 예식이 모두 끝난다.

 

 

실험미사는 노래로 모든 미사전례를 드리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사제는 노래로 성호경을 성대하게 바치고

복음환호송 알렐루야를 노래와 율동으로 바치면서 오늘의 복음을 낭독한다.

 

 

강론 중에 우리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비유를 들어 말해주었다.

 

콜센터에 근무하는 딸이

이상한 사람들이 전화에 시달려 그만두겠다고 하자

엄마가 딸에게 말하였다.

 

"누구에게든 전화가 오면,
   어제 죽었던 사람이, 오늘 살아 돌아온 것처럼 반갑게 받아라..."  

 

 

그리고 성당에 들어올 때 나누어 주었던 색깔천에 글을 쓰도록 하였다.

 

첫째로 하느님과 나와의 관계에서

어떻게 하면 진실한 기도생활로 하느님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지.

 

 

둘째로 나와 나 자신의 관계에서

어느 순간부터 나의 소명을 잊어버렸는데,

 

그 잊어버린 소명을 찾기 위해서 나는 어떻게 기도생활을 해야할 것인가.

 

 

그리고 세번째로

나와 다른 사람의 관계안에서 나는 어떻게 하면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가

 

이렇게 세가지 사항에 대하여

색깔천에 나 자신의 실천 덕목을 적도록 하였다.

  

신자들이 글을 쓰는 동안에

사제는 신자들의 양초에 불을 붙여 주었다.

 

 

이제 색깔천에 자신의 실천덕목을 다 적은 사람은

그 천을 가지고 사제 앞에 나아가서 안수를 받게 된다.

 

안수가 끝나면 자신의 소명 실천덕목을 적은 천은 제대앞에 봉헌한다.

 

 

사제의 안수가 계속되는 동안에

 

"마리아께서 예수님을 잉태하시고, 엘리사벳을 찾아보시고,

예수님을 낳으시고, 성전에 바치시고, 잊으셨던 예수님을 성전에서 다시 찾으신

감사와 기쁨을 노래하는 묵주의 기도 '환희의 신비'를 바친다.

 

현요안 신부의 안수는

우리 제주교구는 물론 육지부에서도 찾아올 정도로 유명하다,

 

한 사람 한 사람 모두에게  정성을 다하여 안수를 주는데,

신자가 많을 때에는 거이 한 시간 정도가 걸리는데도

 

온 몸에 땀이 가득할 정도로 안수에 온 힘을 다하여

기도를 드리는 모습은 어쩜 거룩하게 조차 보인다.

 

 

그래서 혹자들은 우스개 소리로 말한다.

"현요안 신부의 안수를 받으면 큰 신방 모시고 큰 굿한거 보다 더 좋다고"

 

그래서일까 안수 중에 "휘~휙" 휘파람 소리를 내며

방언을 중얼거리는 현요안 신부는 신들린 모습과 같아 보인다.

 

어차피 성령의 힘으로 안수를 주는 사제는 신들린 사람들이라 말할 수도 있겠다.

 

 

안수가 끝나면 예물과 함께 촛불을 봉헌하는데

자신이 써낸 색깔천 위에 촛불들을 봉헌하면서

소망의 불을 밝히게 된다.

 

 

말씀의 전례가 끝나고 성찬의 전례 감사기도로 이어지는데,

실험미사라고 하여도 감사송부터는 보통의 미사와 같은 순서이다.

 

가톨릭교회에서는

모든 기도는 기도문과 순서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바칠 수 있으나,

반드시 순서를 지켜야만 유효한 전례 기도 행위가 두가지 있다고 한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감사송부터 영성체까지 미사전례이며,

다른 하나는 성무일도 기도라고 한다.

 

미사전례 중에서 감사송부터는 영성체까지는

사제라고 하여도 다른 기도문을 넣거나 또는 뺄수 없도록 되어 있다고 한다. 

 

 

미사중에 마침 영광송은 사제만이 할 수 있는 기도로

사제는 거룩하게 마침 영광송을 노래한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으로 하나되어, 전능하신 천주성부, 모든 영예와 영광을 영원히 받으소서."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니

이 성찬에 초대받은 이는 복되도다."

 

 

실험미사의 영성체는 언제나 양형영성체를 한다.

 

사제가 성체와 성혈을 들고 있으면

신자들이 성체를 들고 성혈에 적셔 영하게 된다.

 

가톨릭신자라하여도 양형영성체를 영하기는 그리 쉽지 않은데,

실험미사 참례자들은 매달 양형영성체를 하고 있으니 그것 또한 감사한 일이다.

 

 

오늘은 내블로그를 보고

현요안 신부의 안수를 받고 양형영성체를 영하러 왔다는

국제학교 NLCS 샘이 인사를 받았는데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블로깅을 하는 마음 역시 흐믓하기만 하다.

 

 

성모님과 로사리오 장미꽃다발과

나를 바치는 색깔천과 그리고 우리의 소망을 담은 촛불!

 

이 모든 간절한 소망들이 성모님의 전구로 이루어 지기를 기원하면서

묵주기도 성월에 바치는 실험미사는 이렇게 끝났다.

 

 

그리고 다음달 마지막 실험미사에는

11월 위령성월을 맞아 돌아가신 영혼들을 위한 실험미사로 봉헌할 예정이다.

 

각자 봉헌하실 돌아가신 분들의 이름과 사진을 적어 제출하면서

또 다시 실험미사를 기다리게 된다.

 

 

3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현요안 신부의 실험미사는 

다음 달 노형성당에서 마지막으로 봉헌된다고 한다.

 

그 중에서 나는 지난해 4월부터 이런 실험미사를 포스팅해 왔는데,

그 자체가 기록으로 남아 오래도록 존재할 것 같아 나름 보람이 있기도 하다.

 

타성에 젖은 형식적인 미사가 아니라

살아있는 미사 그리고 신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미사는

이제 누군가에 의해 또 다시 새로운 시도들이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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