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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사람들

현요안 신부의 마지막 실험미사(2014.11월, 위령제)

by 나그네 길 2014. 11. 18.

교회력으로 11월은 '위령성월'이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이다.

 

그래서 연중 마지막 주일을 앞둔 평신도 주일 다음 날,

현요안 신부의 실험미사는 위령제로 개최되었다. 

 

그리고 이 위령제를 마지막으로

매월 세째 주 월요일 노형성당에서 개최해오던 실험미사는 끝을 맺는다.

 

그 동안 실험미사라고 불리는 제주교구의 문화 찬양 치유미사는

주교님께서 신자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전례를 연구해 보도록 함에 따라

 

2012년 3월에 처음 시작해서 3년여 동안 매월 세째 주 월요일에

전례 실험의 노력으로 봉헌되어 왔다.

 

 

이 마지막 실험미사를 앞두고

서귀포성당 주임 현요안 신부는 신자들에게 편지를 보내고

 

그동안 성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면서

주님의 축복을 기원하였다.

 

 

위령제로 봉헌된 11월 실험미사는 준비과정도 복잡하였다.

 

돌아가신 부모와 조상과 불쌍한 영혼들을 기억하며

 창연도와 위령미사로 봉헌되는데

 

영정사진이나 돌아가신 분의 이름과 세례명으로 적어 위패를 만들었다.

 

 

그리고 제대 앞에 영정사진이나 위패를 모시도록 하였다.

 

그래서 나도 대세를 받으신 아버님과 장모님의 위패를 함께 모시고

위령미사를 봉헌을 하였다.

 

 

미사는 서귀포성당 신자대표들이 촛불 봉헌으로 시작되었다.

 

오소서 성령이여 성가에 맞추어 입당을 하고 제대에 촛불을 봉헌하였다.

그리고 미사 참례자 모두가 제대 앞으로 나와 향을 피우고 절을 한다.

 

일종의 제사 시작 전에 제사상에 절을 하는 것과 같다.

 

 

신자들이 분향이 모두 끝나면 사제가 부활초를 들고 입당한다.

 

그리고 제대에 분향과 기도를 드리고

신자들이 초에 부활초를 당겨 촛불을 밝히는 것으로 입당 예식을 모두 마친다.

말씀의 전례는 신자들이 독서 없이 복음을 읽는다.

 

사제는 복음 낭독전에 성경을 높이들고

'주여 찬미를 받으소서'를 노래한다.

 

"거룩하신 주 알렐루야! 영원하신 주 알렐루야!

주여 찬미를 받으소서 알렐루야 알렐루야!"

 

 

복음과 강론이 끝나면 실험미사의 특징인 글쓰기가 있다.

 

입당할 때 모든 참석자들에게 편지지와 봉투를 나누어 주었는데

그 편지지에 각자가 글을 쓰도록 하였다.

 

첫 째로 자신의 묘비명을 적도록하였고

두 번째로는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용서의 고백, 감사의 고백, 사랑의 고백을 쓰도록 하였다.

 

 

이제 연도를 시작한다.

 

연도란, 천국에 들어가기 위해 세상에서 죄를 다 씻지 못하고

연옥 (煉獄)에서 단련을 받고 있는 연령(煉靈),

즉 연옥 영혼을 위한 기도이다. 

 

사후 세계가 천국과 지옥 뿐이라면

우리는 죽은 이를 위해 기도해 줄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가톨릭교회의 연옥은 천국과 지옥의 중간인 장소 개념이 아니라

영혼을 정화시키는 기간이라는 상태 개념이라고 하며,

연옥이라는 단어는 라틴어로 <purgatorium> 정확한 뜻은 '정화'라고 할 수 있다.

 

성경에 연옥은 나오지는 않으나 정화라는 의미의 구절은 많이 나오고 있다.

 

 

돌아가신 분들을 위한 기도인

연도를 노래로 바치는 것을 창연도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가톨릭에서만 가지고 있는 독특한 기도라고 할 수 있다.

 

장엄한 창연도가 게속되는 동안 사제는 참석자 모두에게 안수를 준다.

이 때 편지를 가지고 나아가 봉헌하면 나중에 모두에게 편지를 부쳐줄 것이다.

 

촛불은 봉헌예절때 가지고 나아가 위패나 영정사진 앞에 함께 봉헌한다.

 

 

성찬의 전례로 이어진다

성찬의 전례는 일반의 보통 미사와 같다.

 

평화의 인사는 모든 사람들과 모두 함께 반가움을 나누고,

"하느님의 어린 양" 을 다 같이 부른다.

 

영성체는 실험미사의 특징대로 양형 영성체를 한다.

 

일반적으로 미사에서는 성체만 영하는 단형영성체를 하고,

성체와 성혈을 함께 먹고 마시는 양형 영성체는 세례식 등 특별한 경우에만 하는데,

 

실험미사에서는 언제나 양형 영성체를 하고 있다. 

 

 

이렇게 아쉽지만 노형성당에서의 마지막 실험미사가 끝났다.

 

이제 좀 더 깊이있는 전례 문화 미사로 한걸음 더 도약하기 위하여

좀 더 다양하고 풍요로운 전례를 위하여 내년 부터는 분기에 한 번씩 실험미사를 실시하게 된다. 

 

내년에도 사순시기 3월과 성심성월 6월, 순교자 현양 9월과 한 해를 마감하는 12월에

세째 주 월요일이면 어김 없이 서귀포성당에서 문화 찬양 치유미사가 지속될 것이다.

 

 

그 동안 수고해 주신 스텝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매달 새로운 아이디어와 음향과 조명 그리고 미사준비까지

그리고 김밥과 만두와 물로 저녁을 때우고

미사가 끝나면 모든 세팅을 철거하는 수고까지,

 

무려 3년동안 서울에서 내려 오는 스텝들도 있는 등

너무 수고가 많았던것 같다. 

 

미사후에 가벼운 쫑 파티를 가졌다.

우리식으로는 제사후 음복을 하는 시간이다.

 

떡과 요크르트 그리고 감귤만 덜렁 올려 놓은 차림이지만,

모두가 웃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실험미사에 3년 동안 봉사한 가족들이 있다.

 

미사의 기획에서 부터 준비 그리고 빔 프로젝트와 오르간 반주까지

온 가족이 실험미사에 참여하여 왔었다.

 

오늘 마지막 실험미사를 마치고 가족 촬영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또 하나,

실험미사에서 본당의 누구보다도 먼저 나오고 제일 나중에 돌아가는 봉사자!

다른 이들처럼 본당 차량도 이용하지 못하면서도 줄기차게 오간 사람들,

 

그러나 아무도 모르게 그늘에서 봉사하면서 실험미사를 밝혀준 봉사자들

제의방 봉사 자매님들에게도 박수를!!!

 

 

"우리 제주교구의 전례활성화를 위한 작은 밑거름이 되는 좋은 의도가

훗날 풍요로운 열매로 맺어지기를 희망해 봅니다.  고맙습니다."

 

- 주님의 축복과 사랑을 전하며,  서귀포성당 현요안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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