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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사람들

사제밴드 '더로드'

by 나그네 길 2015. 5. 9.

일반적으로 가톨릭교회의 사제는 좀 근엄한 이미지로 비춰진다.

 

대표적인 복장인 하얀 로만칼라의 검정색 상의 역시 엄숙한 느낌이며

제대 위에서 거룩한 미사를 집전하기에 더욱 그런 이미지를 나타내 보인다.  

 

그런데 이런 사제의 이미지와 달리

 

청바지에 빨간운동화를 신고 기타와 드럼을 치며

생활성가는 물론 K팝까지 멋지게 연주하는 제주교구의 사제밴드가 있어 화제이다.

 

 

지난 5.4일 월요일 저녁에 서귀포성당에서는

제주교구 사제밴드 '더로드'와 함께하는 이야기 음악회가 있었다.

 

제주교구 꽃미남 신부님들로 구성된 사제밴드는

연주때 마다 아줌마 소녀팬들로성황을 이루고 있으니 나름 유명한 밴드라 할 수 있다. 

 

 

사제밴드 '더로드'

영어로 표기하면 'The Lord(주님)''The Road(그 길)'로 표현할 수 있지만

 

그냥 한글로 쓰면 '주님이 걸어가신 길'이라 나타낸다고 한다.  

제주교구 사제밴드에는 두 가지 지향이 있다.

첫째는 어린이, 청소년들이 사제들의 모습을 보면서 성소를 키워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고

둘째는 하느님을 찬미하고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부르며 신자들과 함께 축제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그리고 공연에서는 특별한 주제를 정하여 나누는 시간을 가지는데,

서귀포성당에서 나눔의 주제는 '내게 가장 소중한 그 이름'이었다.

 

 

제주교구 사제밴드 '더 로드'는

정난주성당 우직한(안젤로) 주임신부 등 5명으로 구성되어

2012123 동광성당에서 데뷔 무대를 가졌는데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그 후 지난 해 7개 본당을 순회하며 이야기 음악회를 열었고

올해 남부지구에서는 처음으로 서귀포성당에서 공연을 하게 되었다.

 

사제밴드는 공연 때마다 관중들이 성당을 가득 채워 함께 노래하고

공연이 끝나면 마치 피정을 한 것처럼 너무 은혜롭고 행복했다며 즐거워 한다.

 

 

서귀포성당 음악회에서도 사제밴드는

기타, 드럼, 키보드로 무장하여 '주께 가오니' 연주를 시작으로

 

 '이 또한 지나가리다', '행복을 주는 사람', '실로암' 등

무려 2시간 30분 동안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선물했으며

 

신자들도 함께 노래하고 손 흔들고 소리 지르면서 열정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또한 서귀포성당 현요안 주임신부는

언제나 열린마음으로 신자들과 함께 새로움을 추구하면서

 

성전에 캔맥주와 안주류 그리고 음료수와 떡까지 다양하게 준비하여

신자들이 함께 먹고 마시고 나누면서 이 음악회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주었다.

 

사실 나도 성전에서 맥주를 마셔 본 것은 처음이었다.

 

성전이 성스러운 것은 성전 건물이 아니라 '미사'에 있는 것이며

미사는 '제사'인 동시에 신자들이 함께 나누는 하느님의 '축제'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성당에 대한 폐쇄적이고 고착된 이미지를 버리고

공동체의 영적인 풍요로움을 즐기면서 사제밴드와 함께 할 수 있었다.

 

 

오늘 이야기 음악회는

3부로 나누어 2시간 30분 동안 공연하였는데

제2부에서는 본당 성가대와 기타 독주 등 다양하게 진행되었으며,

 

양창조 막도미오 신부님이 나눔 진행으로

'내게 가장 소중한 그 이름'을 불러보는 시간도 가졌다.

 

 

서귀포성당에서는 사제밴드 공연을 준비하면서

출연 신부님들에 대한 독특한 캐리커쳐를 만들어 성당에 붙여 놓았다. 

 

이 사제밴드 신부님 그림들

우리 서귀포성당의 보물같은 여인 강민희 수산나 자매가 제작해 주었다. 

 

<보컬, 이승엽 다니엘 신부, 화북성당 보좌>

 

<베이스, 우직한 안젤로 신부, 정난주 성당 주임>

 

<기타, 현문일 도미니코 신부, 고산성당 주임)

 

<기타, 양창조 막도미오 신부, 동광성당 보좌>

 

<드럼, 홍석윤 베드로 신부, 한림성당 주임>

 

가톨릭교회의 제2차 바티칸공의회(1962년)는

 “교회 생활의 모든 분야가 현대 세계에 ‘적응’하는 차원을 넘어 완전히 의식 변화를 해야 한다”고 천명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 교회도 변화하면서 사람들과 함께 해야하며

제주교구 사제밴드 '더로드'도 이러한 바티칸공의회의 정신을 실천해 나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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