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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사람들

견진성사(堅振聖事)

by 나그네 길 2015. 6. 15.

가톨릭교회의 '견진성사(堅振聖事)'는

이미 세례성사를 받은 신자들이 받는 성사로

성령으로 신앙을 증거하며 세상에서 주님의 증인이 되는 일을 하게 된다.

 

견진성사의 통상적인 집전자는 주교이다.

 

특별한 경우 주교로부터 위임을 받은 사제도 집전할 수 있으나

제주교구에서는 강우일 주교님이 본당을 방문해 직접 견진성사를 거행하고 있다. 

 

 

서귀포성당에서는 지난 6.7일 성체성혈대축일에

신자 14명에 대한 견진성사가 있어 강우일 주교님이 본당을 방문하였다.

 

교구장 주교님이 본당을 방문할 때에는 모든 신자들이 기뻐하며

한복을 입은 귀여운 화동이 꽃 화분을 전달 하면서 환영분위기가 무르익는다.

 

 

견진성사는 미사 중에 거행하게 되는데

이는 미사를 통하여 세례성사를 받은 사람이 견진성사를 받은 뒤에 성체성사에 참여함으로써

그리스도교의 입문 성사를 완성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교구장 주교는 장엄한 입당 행렬을 하는데

향복사, 십자가, 초복사, 성경(독서자), 본당 사제 그리고 주교님 순으로 입당한다.

 

주교님은 사도들의 후예로써

주교의 권위를 상징하는 주교관과 양떼를 다스리는 목장을 들고

회중들에게 십자성호를 그으며 강복을 주면 신자들은 고개를 숙이고 강복을 받는다.

 

 

오늘 주교님이 집전하시는 견진성사 미사에는

특별히 우리 성당에서 피정을 받고 있는 동티모르 형제 등

다문화 가족 50여명이 함께하여 더욱 뜻깊은 미사가 되었다.

 

주교님께서는

 이렇게 다문화 가족들과 함께 하는 미사에 좋은 평을 했다고 한다.

 

 

성경에서도 견진성사를 집행한 사례가 있음을 볼 수 있다.

 

 베드로와 요한이 사마리아에서(사도 8:14-17),

바오로는 직접 세례를 준 적이 없는 에페소에서(사도 19:1-6)

 

이미 그리스도의 세례를 받은 신자에게 안수를 하여 성령을 충만히 받게 함으로써

견진성사를 집전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주교님은 미사 중에 말씀 전례에서 강론을 한다. 

오늘의 강론은 '성체성혈 대축일'에 알맞는 '파스카'의 신비에 대하여

이집트와 홍해바다에서 이스라엘 민족을 건너가게 하시는 신비를 묵상하였다. 

 

그리고 신자들과 예비 견진자들이 함께 세례서약을 갱신하고 나서 

견진자들은 대부 대모와 함께 차례로 앞으로 나아간다.

 

 

주교님은 먼저 손을 펴 들고 성령 칠은을 받도록 기도한 다음,

 

축성된 성유로 이마에 십자가를 그으며

성령께서 항상 머무르시고 주님을 증거할 용기도 주시라고 기도한다.

 

 

 먼저  주교님이 오른손 엄지손가락으로 축성된 성유를 이마에 십자형으로 바르면서,

 “성령 특은의 날인을 받으시오”라고 말하면  

이때 견진자는 “아멘” 하고 답해야 한다.

 

 또한 이어서 주교님은 머리에 손을 얻고 축복의 기도를 한다음

 “평화가 당신과 함께” 하면, 견진자는 “또한 사제와 함께”라고 답한다.

 

 

이제부터 미사예식 성찬의 전레가 시작된다.

 

성찬의 전례부터는 주교를 상징하는 빨간색 빵모자 '주케토'를 벗는다.

그리고 주교가 집전하는 미사에는 제대에 주교초를 놓아야 한다.

 

 

 

영성체는 견진자부터 영하게 되는데

주교님은 견진자에게 성체에 성혈을 적셔서 입으로 양형 영성체를 준다.

 

세례식과 견진자 그리고 특별한 경우에는 양형 영성체를 하게 되며

이외의 신자들은 성체로 변한 밀떡을 영하는 단형 영성체를 하게 된다.

 

 

미사가 끝나면 주교님을 환영하는 간단한 선물을 전달하는데,

나는 주교관 식구들이 함께 드실 수 있도록  풍성한 과일바구니를 준비했다.

 

이때 주교님이 집전하는 미사에 함께한 신자들은

박수를 크게 치면서 주교님의 본당 방문을 환영하게 된다.

 

 

주교님의 장엄강복으로 미사를 모두 마친다.

 

제주교구의 목자이신 강우일 주교님은

 '생명 평화'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소공동체 운동의 선구자로

제주교구 뿐만이 아니라 한국천주교회 모든 신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분이다.

 

우리 제주교구는 강우일 주교님이 계심으로서 그 격이 달라졌다는 말을 듣고 있다.

 

 

미사후에 주교님은 포토타임을 가졌다.

오늘 견진성사를 받은 14명의 견진자들과 기념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특별히 다문화 가족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는데

다문화 친구들이 주교님에 대한 존경은 대단하였다.

 

사진촬영을 마친 그들은

한 사람씩 주교님 앞에 무릅을 꿇고 손에 입을 맞추면서 존경을 표시하였으며

주교님도 일일이 강복의 말씀을 주셨다. 

 

<위에서부터 동티모르, 베트남, 필리핀 출신 다문화 가족들이다>

주교님은 쵸콜릿을 준비하였다가 어린이들에게 나누어 주었는데,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이 모두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그리고 성당 지하식당에서 신자들과 함께 점심으로 국수를 나눈다.

 

강우일 주교님은 당신이 오심으로써 본당의 번거로움을 없도록 하기 위해

점심은 '국수'로 통일하고 특별히 다른 반찬을 만들지 못하도록 엄명을 내리셨다.

 

 그래서 우리는 차린것은 없지만 주교님과 함께하는 국수나눔이 즐겁기만 하다.

 

 

주교님은 오늘 견진자들에게

당신이 지으신 '강우일 주교와 함께 걷는 세상' 책을 선물하고

일일이 서명까지 해 주시어 다른 신자들로부터 부러움을 받았다.

 

국수로 점심식사를 마치고 주교님은 주방 조리실을 찾았다.

 

음식준비와 설겆이로 바쁜 여성단체 회원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오늘의 봉사에 감사를 표시하자 여성신자들로 부터 열열한 환호를 받았다.

 

 

 

강우일 주교님은 소형차 '쏘울'을 탄다.

지난 해 프란치스코 교황님 방한 이후 당신이 타시던 중형차를 교체했다고 한다.

 

조금은 불편하더라도 몸소 모범을 보이시는 주교님이 있어

제주교구민 모두는 강우일 주교님을 존경하고 자랑스러워하는 것이다. 

 

 

모처럼 기회가 있어 나도 기념사진을 찍었다.

 

지난 2010년 '제주가톨릭작가 초청 미술전'에서 주교님과 함께 했었는데

어느새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강우일 주교님과 현요안 주임신부님의 영육간의 건강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가톨릭교회에서 교구장 주교의 권한은 너무 대단하며

교회의 백성인 신자들로부터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그래서일까, 주교님을 빗댄 유머들도 전해진다.

 

<어느 신부가 성당을 신축하면서 돈이 없어 고민하고 있었다.

 

그런데 부자 할머니가 신부를 찾아와 면담하면서

자기 집 강아지에게 세례를 주면 10억원을 성당신축기금으로 봉헌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그 신부는 고민 끝에 강아지에게 세례를 주고 기금으로 성당을 준공하였다.

 

하지만 그 신부는 동물에게 세례를 준 자신의 죄에 대하여 뉘우치면서

주교님을 찾아가 고백성사를 보았는데,

이 고백을 들은 주교님은 한 참을 생각하다가 신부에게 말했다.

 

"그 강아지 견진성사는 언제 받지?">

 

아 ~ 주교님도 역시 돈이 필요한 모양입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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