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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길 여행길

여행안내사협회와 함께 하논순례길을 가다.

by 나그네 길 2015. 6. 23.

제주 국내여행안내사협회에서 하논성당순례길을 찾아왔다.

 

가장 일선에서 관광 제주를 소개하는 여행안내사들이 모여

서로 다른 종교의 순례길을 함께 걷는 모습을 보면서

 진정한 프로정신을 느낄 수 있는 날이었다.

 

이 여행안내사들은

아마도 제주도에서 가장 많은 관광지를 알고 있는 분들일 것이다. 

 

메르스 사태로  제주관광의 직격탄을 맞아 관광객들의 발길이 뜸해지자 

이런 기회에 고객 서비스를 위한 좀더 다양한 안내지를 개발하기 위하여

제주도 성지순례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한다.

 

 

이번 성지순례에는

제주불교의 '절로가는 길'과 천주교의 '하논성당순례길'을 선택하였으며,

나에게 하논순례길 안내를 제의했을때 한편으로는 부담이 되었던것도 사실이었다.

 

제주의 모든 분야에 대하여 박학다식한 안내사들에게 무슨 설명을 할 수 있을까?

 

그러나 서귀포성당을 비롯한 주요 포인트에서   

하논성당의 설립과 교회사 이야기들을 진지하게 들어주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역시 프로들이라 그런지 해설자에게 눈을 맞추며 끝까지 잘 들어주는 것이었다.

  

 

가끔 어떤 팀을 안내할 때는 당황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야기를 하는데 중간에 끼어들어 부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들 때문이다.

 

주로 자신의 단편적인 지식을 뽐내고 싶어하는 부류이다.

이런 자들로 인해 행사들의 분위기를 망치게 되는 것을 여러번 보았다.

하논성당터에서 지나간 115년의 역사를 생각했다.

 

그냥 지나가면 아무런 사연도 없을것 같은 이 땅,

그러나 여기에 신축교안의 아픈 희생과 4.3의 잃어버린 마을 역사가 살아 숨쉬는

 

어디 어느 곳, 알알이 지나간 사연이 흘러 나오는 하논성당순례길에서   

제주 여행안내사들은 무엇을 느끼고 갔을까?

 

 

나는 오늘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다.

하논분화구의 부당한 개발 추진에 대하여

여행안내사들에게 상세히 알려 줄 수 있는 기회를 가졌기 때문이다.

 

"머리 띠 묶을 때 되민 고라줍써, 우리도 오쿠다."

어느 안내사의 말에 우리는 다시 힘을 얻는다. 

 

 

이제 제주도에 대하여 가장 잘 알고

가장 많은 관광객들을 접촉하는 이 안내사들로 인하여

하논분화구에 물을 담아 호수를 만들기가 더욱 어렵게 될 것이다.

 

가진 자들은 하논분화구 개발로 더 많은 돈을 벌어 이사를 가면 된다.

그러나 이사를 갈 수 없는 서귀포시민들은 이 38만평 분화구 호수로 인하여 어떤 삶을 살게 될것인가?  

 

서귀포에 있는 하논분화구는 5만년의 생명정보가 담긴 보물이다

 

이러한 아름다운 하논분화구를 오래도록 잘 보존하고 후대에 물려주기 위해서는

하논지역에 대한 보존 계획을 수립하고 하논복원을 위하여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한다.  

 

 

이러한 기후와 지질과 생태의 보물 하논분화구에

왜 물을 담아 호수를 만들어 관광용 보트를 띄우려고 하는가?

 

하논의 생태계를 파괴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여행안내사들을 비롯한 대부분의 인식있는 사람들은 동의하고 있다.

 

 

천지연 상류 솜반천을 거쳐 내창길을 따라 서홍동 흙담소나무길로 간다.

 

만약 하논분화구에 호수를 만들기 위하여 지하수를 개발한다면

그 때에도 이 솜반천에 이렇게 물이 흐를것인가?

 

천지연에 떨어질 물이 과연 남아 있을것인가?

 

제주도 특유의 건천을 따라 내창길을 걷는 안내사들은 모두 즐거워한다.

서귀포시내에서 이런 내창길을 걸어 볼 수 있을지 몰랐다는 것이다.

 

 

여기 저기 풀들이 잘 자라고 있다.

자연은 이렇게 스스로 자라는 것이다.

 

우리 인간의 편의를 위하여 이 땅의 주인인 자연을 망쳐서는 안 된다.

우리 인간은 창조주께서 주신 선물 이 자연을 잘 관리해야할 의무가 있다.

 

서귀포시내에 수백년된 소나무 96그루가 당당히 서있는 흙담소나무길,

이 길은 서귀포시민들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길이다.

 

1902년 하논성당을 홍로 이전하기 위하여 타케신부님이 걸었던 길,

이 하논성당순례길에는 이렇게 곳곳에 이야기들이 숨어 있다.

 

오늘 여행안내사협회와 함께

우리 서귀포성당 여성회장과 기획팀장도 함께 걸으며 즐거워 했다.

 

이제 목적지인 면형의 집을 바라다 보이는 후박나무가로수 길이다.

가지치기로 후박나무의 위용은 볼 수 없지만 그 아름들이 가지들은 여전하다

 

홍로마을 안길에서는 전형적인 제주의 올레를 만나볼 수 있다.

이렇게 큰길에서 집까지 들어가는데 길에서는 집이 보이지 않는 것이 제주의 올레이다.

 

이런 구조의 올레는 집안의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고

더운 여름에 모깃불을 피워 마당에서 잠을 자며 더위를 식힐 수도 있어 좋다.

 

 

면형의 집에서 인증샷을 찍었다.

 

내가 이렇게 혼자 꽃이 되어 본 것은 처음이다.

오늘 하논순례길을 함께한 여행안내사협회 회원 40명이었는데

모두가 아름다운 여성들이어서 더 조심스러웠는지도 모른다. 

 

 

오늘의 하논성당순례길 여정이 마무리되었다.

 

천주교의 성지를 처음으로 걸어 보는 회원들이 많았지만

하논성당순례길에 대하여는 대체로 만족을 표시하는 분위기에 약간은 마음을 놓았다.

 

사실 가톨릭신자가 아닌 이런 전문가들의 평을 잘 들어야 한다.

 

제주도에는 아름답고 좋은 길이 많이 있다

.

그러나 하논성당순례길처럼

역사와 문화, 자연과 생태 그리고 서민들의 삶이 어우러진 길은 없다.

 

그래서 이 길을 걷고 나면 무언가를 생각해보게 만들어 준다고 한다.

 

 

서귀복자성당과 복자성당터는 방문을 생략하였다.

하지만 서귀포지역 민주화의 성지 '복자성당터' 역시 하논성당순례길의 중요한 포인트이다.

 

그 곳에서 6월 민주항쟁의 불씨가 당겨 졌고

민주화 인사들이 복자성당에 숨어들어 경찰의 추적을 피했던 사연 많은 곳이기 때문이다.

 

이중섭문화의 거리에는 언제나 문화 행사가 넘쳐난다

 

여기에서는 다른 설명이 필요없다

그냥 보고 듣는 것이 모두 제주의 생활이고 문화이기 때문이다.

 

제주도에는 국내여행안내사협회(회장 고복신)가 있다.

회원이 무려 400여명이나 되는 거대 조직으로

 1,000만 관광객들의 안내를 담당하고 있는 여행전문가들이다.

 

오늘 이 여행안내사들이 하논순례길을 둘러 보면서

서귀포성당 115년 역사의 향기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 뿐이다.

 

 "고복신 회장과 김희숙 총무를 비롯한 회원 모두에게

평화가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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