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당사람들

캠프 마지막날 파견미사

by 나그네 길 2015. 7. 29.

 탈출기 전 신자 여름 캠프 마지막날,

모구리 야영장에는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여러분은 무엇을 먹을까 혹은 무엇을 마실까 혹은 무엇을 입을까 하면서 걱정하지 마시오."(마태오 6,31) 

 

캠프 마지막 날 새벽부터 

모구리 야영장 지역에만 예보에도 없는 비가 내렸다.

 

우리는 이 비를 통하여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고 있는가를 생각하면서

오전 명랑운동회를 취소하고 파견미사로 캠프를 마치기로 하였다.

 

일정에 없던 야외미사를 2시간 만에 준비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텐트 가운데 있는 정자를 제대로 활용하면서

찬양팀 밴드와 스피커 장비 그리고 어르신들을 위한 천막과 의자를 배치했다. 

 

해설자, 독서자, 봉헌자 그리고 특별하게도 연령대별로 사례발표자도 지정했다

 

 

이 때 우리는 계획한대로 행사를 진행하려고 하지 않고

무엇이 우리 공동체를 위하고 어떻게 하는 것이 모두에게 좋은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였다.

 

미사가 시작되자 내리는 비가 그쳤다.

캠프 3일째가 되었으니 가정으로 돌아가 내일이 일상을 준비하라는 뜻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엑소더스 115 캠프를 기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인간의 계획은 아무리 잘하여도 완전하지 않다.

 

이 세상의 모든 일을 주관하시는 하느님의 뜻이 아니었다면

신자 350명이 텐트에서 야영을 하는 이러한 캠프는 성사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첫째 날에는 태풍의 진로를 변경하여 캠프를 시작할 수 있게 해주셨고

마지막 날에는 비를 뿌려 무사히 마무리하도록 도와 주셨다.

 

 

만약에 일정대로 오후 5시에 종료하였다면

신자들의 피로 누적은 물론 야간에 각종 시설과 장비를 철거하는데도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하늘의 새들이 무엇을 입을까 무엇을 먹을까 걱정하지 않으며

땅위의 풀꽃들에게도 이슬을 내려 주시는 신비를 묵상하게 된다.

 

 

미사 중에 우리가 캠프에서 나누었던 것을 모아 봉헌하였다. 

참회예절의 풍선, 추적놀이의 안대, 광야에서 나누었던 물과 쓴나물 수박.

 

이렇게 현요안 신부는 실험미사를 통하여 새로운 형식의 미사 예식을 많이 선보였다. 

 

이제 나눔의 시간이다.

 

캠프기간 동안 우리는 나와 네가 아닌 우리를 생각하는 나눔을 체험하였다.

먹을 것과 입을 것 그리고 잠자리까지 아무 문제도 없었다.

 

그냥 맛있는 음식이 보이면 마주 앉아 먹었고,

텐트의 빈자리가 있으면 아무데나 그냥 누워서 잠을 잤던 것처럼

 

그리스도 성체성혈의 신비를 서로 나누어 먹고 마실것이다.

 

 

 

생각해보라!

본당에서 350명이 참석하는 야외미사와 점식식사를 준비한다고 가정해 보다면, 

 

미사와 점심식사를 어떻게 할 것이냐를 결정하기 위하여

몇 번의 사목회를 개최하면서 얼마나 많은 의견과 시간을 소모했을 것인가?

 

 

 

 

탈출기 캠프 마지막날 우리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2시간 만에 제대와 음향 그리고 좌석을 준비하였으며,

 미사봉사자와 사례발표자를 선정하여 평상시보다 더 아름다운 미사를 드렸다.

 

그리고 그 많은 인원이 식사를 하는데도

전혀 부족함도 없이 차고 넘치는 오병이어와 같은 나눔이 있었다.

 

 

탈출기 캠프를 마치면서 또 하나 특이한것이 있다.

 

캠프에 사용된 금액을 결산 했는데 총 비용이 1,300만원으로 나온 것이다. 

총원 350명이 2박 3일간 텐트를 치고 숙식을 하면서 찬양팀과 뮤지컬 공연까지 했는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예산이었다.

 

 

IMD찬양팀에서 출연료를 안 받아 봉헌하였고,

성당 버스 2대의 차량비가 없었고 장비 및 재료비들이 대부분 봉헌되었다.

 

그리고 신자들의 식사비는 각 지파별로 부담했기에

이렇게 적은 예산으로도 이런 2박3일 캠프가 가능했던것 같다. 

 

 

특히 20여명이 형제들이 휴가를 받으면서까지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 놓고 3일 동안 땀 흘린 력봉사는에 대하여는

 

돈으로는 살 수 없는 사랑의 마음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혹자는 천만원 이상 많은 돈을 들이면서 캠프를 할 이유가 있냐는 말을 하기도 한다.

 

성당은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하는 신앙공동체이다.

친목단체도 아니고 경제적인 이득을 위한 이익단체나 사업체는 더욱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러한 캠프를 통하여

한 사람이라도 신앙공동체 경험과 또 이를 통한 성령을 받을 수 있었다면 된 것이다.

 

이런 신앙의 신비는 천만금을 주어도 얻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행사에 대한 3일간 예산은

최소경비로 했을 경우에도 1인당 1일 3만원으로 3,000만원 이상이 소요된다.

 

그러나 우리 탈출기 캠프는 1인당 1일 12,000원이었으니

이 또한 신비한 일이다.  

 <서귀포성당 설립 115주년 기념 엑소더스  캠프> 

0 기간 및 장소 : 2015. 7. 17(금요일) ~ 7. 19(주일) 2박3일간, 모구리야영장

0 참석 인원 354명(신부님, 수녀님 2, 신자 334명, IMD 공연팀 및 스텝 17명)

0 내용 : 뮤지컬 공연, 파스카의 밤, 광야체험, 오름과 바다, 축제의 밤, 파견미사

탈출기 캠프 3일동안

우리는 먹을 것과 입을 것 그리고 잠자리까지 아무도 걱정하지 않았다.

 

"115년 서귀포성당 역사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이런 캠프는 없을것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