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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사람들

다문화 가족 - 나오미 모임 한 해를 돌아보며,

by 나그네 길 2016. 2. 15.

 "지금부터 나오미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이제까지는 회의는 사목회 다문화분과장이 주재해 주었으나,

오늘부터는 회장인 저가 회의를 직접 진행하겠습니다."

 

나오미 모임 회장 필리핀 출신 '마리사'가 더듬 거리는 한국어로 회의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마리사' 회장은 계속 말하였다.

 

"회의 중에는 한국어로만 말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회원들 중에는 필리핀과 베트남 출신들이 있으므로 서로 소롱하기 위한 것입니다."

 

 

나오미 부회장 베트남 출신 "당현주" 자매님이 출석 체크하는데에도

웃음바다가 되면서 한참을 걸렸다.

 

 

 

지난 해(2015년) 2월,

서귀포성당의 다문화 가족으로만 이루어진 나오미 모임이 창립된지 꼭 1년이 되었다.

 

이제 나오미 가족은 정회원 19명이 되었으며,

제주도내 각종 사업장에 근로하고 있는 준회원 외국인 노동자들과 함께

어린이들까지 포함할 경우에는 주일날에는 3~50여명이 모여들고 있다.  

 

<2015년 2월 나오미 창립모임)

 

나오미 모임은 1년 만에 장족의 발전을 하였다.

 

처음에는 기도문 하나, 성가 한 곡 변변히 부르지 못했었는데

이제 제법 시작 성가를 신나게 부르면서 회의를 열어나가고 있으니 보기 좋다.

 

 

엄마들이 회의를 진행하는 동안에는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신나게 논다.

 

어린이들은 어머니 나라의 풍속들을 함께 배우고 있어서 그런지

다재 다능한 친구들이 많으며 아이들이 너무나 밝다.

 

 

 

 나오미 가족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이름을 알아야한다.

 

그런데 이름과 얼굴을 함께 기억하는 것이 어려워

폰 전화번호에 사진을 첨부해 놓았기에 차츰 알 수 있게 되었는데,

그래도 40여명 전원을 기억하고 더듬거리며 소통하는 것도 쉽지 만은 않았다.

 

 

다문화 가족 모임의 이름 '나오미'는 강우일 주교님께서 만들어 주셨다.

 

구약 성경 '룻'기에서 이방인 여인 룻의 시어머니가 '나오미'이다.

룻의 시어머니 '나오미'는 남편을 잃어 홀 몸인 룻을 잘 보살펴 주면서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는 '룻'을 친족 '보아즈'에게 재혼시켜 주었다.  

 

 

 

'룻'은 이방인 여인이었으나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순종의 신앙으로 다윗왕의 할아버지를 낳았고

그리스도 예수의 족보에 기록되는 영광을 받았다.

 

그리고 '나오미'는 모든 시어머니의 표상의 되는 여인으로 추앙을 받고 있다.

 

 

지난 해 우리는 이 다문화 가족들과 함께 하였다.

 

이 분들은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함께 참여하면서

시들어 가는 우리 성당의 분위기를 새롭게 만들어 주었다.

 

우리가 이 분들을 도와 준것이 아니라,

다문화 나오미 가족들로 인하여 오히려 우리가 더 활력을 받았던것 같다.

 

다문화 가족 나오미 모임으로 확실하게 달라진 것이 있다.

 

성당의 미사 시간 중에 아이들이 울음소리가 들리게 되었고,

성체 분배 중에 아이들이 우르르 시끄럽게 몰려 나가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처음 몇 몇 신자들은 미사 중에 분심이 든다며 싫어 하기도 했다.

아이들이 뛰어 논다고 안되는 기도를 왜 하는지

스스로 반성하지 않으며 아이들 탓을 하는지 모르겠다.

 

 

우리 성당 아이들!!! 얼마나 아름답고 보기 좋은 모습인가?

 

만약 오늘 우리 성당에 예수님께서 오신다면

본당 총회장인 나를 보러 올까? 아니면 혼자서 기도만 하는 사람에게 갈까?

 

분명 사랑의 예수님은 먼저 이 아이들과 함께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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