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당사람들

하논카페 리모델링 - 제주의 건축현장을 생각한다.

by 나그네 길 2016. 1. 19.

제주지역에서 건축리모델링하는 것은 쉽지않다.

 

최근 지역 건축 경기 활성화로

건축물 리모델링 비용이 터무니 없이 올라가고 있을 뿐만아니라

업자들에 의한 공사기간 연장은 당연한 것이고 금액 부풀리기도 장난이 아니다.

 

 

지난 해 우리 아파트에 상수도와 난방 보일러 그리고 화장실 등을 리모델링했었다.

 

업자와 협의하여 공사기간을 넉넉히 한달로 잡았으며,

가구는 이삿짐 센터에 맡기고 온 가족은 리조트에서 생활하기로 했다. 

 

그런데 공사기간은 2달 걸렸고, 공사금액도 50% 상당 늘어났다.

이것이 제주 건축업계의 현실이다.

 

 

일반적으로 제주지역 건축업자들에게는 특징이 있다.

아무리 공사기간을 많이 준다고 하여도 절대로 공사를 빨리 끝내는 법은 없다.

 

개인 주택은 이사 전날 밤,

관급 공사는 준공식 전날 밤에야 겨우 마무리한다.

 

 

제주에서는 이삿날에도 마무리 공사를 하는 것이 보통이다.

 

공사기간을 6개월 주거나 10개월을 주거나 

전날 밤에야 마무리 공사를 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바로 하자 보수 요구 때문이다.

 

 

집 주인의 입장에서는

업자가 필요로하는 공사 기간 보다 1개월을 더 주게 되면

그 전에 공사를 마감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면 천천히 시공내역을 둘러보면서 이런 저런 하자를 찾아내어

보수까지 다 하고 입주할 수 있을 것으로 안다.

 

 

그렇기때문에 업자들은 절대로 공사를 빨리 마무리하지 않는다.

 

제주의 건축업자들은 입주하는 날은 알아보고

그 날이 되어서야 공사를 끝내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다.

 

공기가 많다고 입주 한 달 전에 공사를 마친다고 하면

집 주인이 계속되는 잔소리에 결국 한달을 더 일하게 되는 것이다.

 

 

건축공사는 하자가 없을 수 없다.

특히 제주지역의 실력없는 건축업자들의 경우에는 더욱 하자가 많다.

 

그래도 일단 입주를 하고 나면 이러저런 하자요구를 하여도 적당히 넘어갈 수 있으며

특히 공사대금을 다 받았을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제주 건축비용은 육지부보다 50%이상 비싸다.

섬지역 운반비가 있기 때문에 건축 자재비 자체가 비싸다는 것이 이유이다.

 

하지만 아무리  해도 운반비가 그리 높은 것은 아니고,

결국 건축자재 유통업자들이 폭리일 뿐이다.

 

제주에서 유통과정 잘 연구하여 건축자재 사업을 한다면 대박을 맞을 것이다., 

 

 

제주의 건축업자들은 싸구려 자재를 사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너도 나도 잘 모르기 때문에 그냥 싸구려를 써도 되기 때문이다.

 

우리 아파트인 경우에도 싸구려 자재 사용과 공사비 부풀리기가 탄로나자

어찌 어찌 핑게를 만들더니 하자보수를 거부하여버렸다.

 

그 동안에 이미 공사비용은 다 지불하였으니 그 뿐이다.

 

 

 

제주에서는 건축업자들과 계약서를 작성하는 법이 없다.

 

공사계약을 하자고 하면  까다로운 사람과 거래를 못하겠다는 실정이니

오히려 사정을 하면서 업자를 달래야 한다.

 

수천 만원 공사를 겨우 견적서 한장 달랑 건네주고 시작하는 것이 일상화 되어 있다..

 

 

제주에서는 건축공사 중에 잔소리를 하면 안된다고 한다.

몇 달 후에 하자가 나게시리 업자들이 몽니를 부리기 때문이다.

 

시멘트를 양을 줄이거나, 문틈을 벌려 놓던지,

볼트를 반만 조이거나, 보일러관 이음새를 대강 해놓는다던지

어떤 업자는 레미콘 타설공사를 할 때 고무장화를 벗어 함께 버무리기도 한다.

 

 

그리고 제주의 건축업자들은 자기 일만 아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도배업자가 장판을 시공하면 목공은 새 장판 위에서 목재를 자르고

전기공은 다시 벽지를 찢어 콘센트를 박으면서 새 장판은 망가져버린다.

 

우리 아파트에는 벽걸이 에어컨이 있는데

미장공이 시멘트를 바르면서 에어컨을 환풍구를 막아버리기까지

개념없이 자기 일만 한다.

 

 

제주의 건축업자들은

공사중 쓰레기를 현장에 놔두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제주에서는 시공업자가 공사 쓰레기를 치우지 않기 때문에

주인이 청소해야 한다.

 

 

 

제주의 건축현장에서는 갑과 을이 바뀐다.

시공업자가 '甲'이고 돈을 주는 건축주가 '乙'이 되는 이상한 관계이다.

 

아마도 건축기술을 가진 목공들이 없어 대우를 받았던 시절,

이는 오래전부터 제주의 건축현장에서 풍습처럼 내려오는 악습이다.

 

그래서 책임시공이 이루어 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시공업자는 건축의 모든 과정에 대하여

전문인력, 자재공급, 공정 운영,시공기간, 비용, 이윤 등을출해야한다.

 

그렇게 공사금액과 시공기간이 나오면 이를 준수해야 하는 것이다.

 

 

 

서귀포성당 하논카페에 대한 리모델링 공사도

공사금액과 시공기간이 늘어난 제주지역 건축공사의 사례이다.

 

사금액은 2.5배로 그리고 공기간은 3배 늘어난 경우이다.

 

 

이러한 이유에 대하여 분석해본 결과

시공업자가 제주지역 건축현장의 사정을 잘모르는 육지부 업자로써

 

전문인력 동원과 건축자재 구입 공급에 많은 애로가 있었으며

공사비용 증가는 시공 중에 설계변경으로 인한 요인이 많았던것 같다.

 

 

무려 6개월여만에

해성유치원 건물이 '하논카페'  순례자의 집으로 아름답게 리모델링되었다.

 

1층은 하논카페 와 역사관 갤러리

2층은 하논쉼터로 명명하고 이 둘을 합하여 순례자의 집으로 정하였다.

 

 

자비의 해 선포식에 맞추어

하논카페와 하논쉼터(순례자의 집)에 대한 축복식을 가지고

새로운 사업을 통한 교회의 선교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

 

 

과연 교회에서 선교와 사업을 양립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순례자의 집을 운영하면서 우리 성당의 분열은 없을 것인가?

 

이 모든 것은 복음적인 삶을 실천하려는 노력에 달려있을 것이다.

 

 

 

건축은 하나의 종합예술과 같다.

설계와 시공과정에서 수 많은 전문가들이 있어야 한다.

 

아파트 리모델링을 하는데에도

철거,기계,목공,미장,배관,창호,도배,타일,전기,도장,운반 등

많은 공정이 서로 효율적으로 움직이면서 하나의 건축물이 탄생하는 것이다.

 

 

옛 말에

"집짓지 말고 사라" 또는 "집을 두 번 지으면 빨리 죽는다." 말이 있다.

 

나는 여기에 한 마디 더 첨가하고 싶다.

"집을 리모델링하려면 계약한 것보다 2배의 자금과 2배의 공사기간이 필요하다."

 

이것이 최근 제주지역 건축업계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