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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사람들

평화영화제

by 나그네 길 2016. 4. 25.

제1회 강정국제평화영화제가 제주에서 열렸다.

 

그런데 영화제 중 하이라이트 레드카펫의 주인공이 있는 개막식이

서귀포성당에서 열리게 되었는데 그 사연이 있다.

 

 

당초 강정국제평화영화제는 서귀포 예술의 전당에서 열릴 예정이었는데,

개막 2주일을 앞두고 서귀포시에서 대관이 불허 되어 버렸다. 

 

 '영화제 행사는 전체적으로 정치성을 띠고 있고 편향적 우려가 있다'는 이유였다. 

 

 

영화제 주최측에서는

기자회견을 열면서 반발하였지만 마땅히 적절한 영화제 장소가 없어 문제였다. 

 

 

이에 천주교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님이

서귀포성당에 장소를 협조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서귀포성당 입구에 레드카펫이 깔리게 되었다.

 

 

삼종 소리가 들리는 조용한 서귀포성당이 갑자기 국제영화제의 중심 무대가 되어버린것이다.

 

성당 제단이 무대로 바뀌었으며

커다란 영화 스크린이 성당의 전면을 장식하는 영화관으로 변조되었다. 

그리고 지하 강당에는 리셉션 장소가 마련되었다.

 

 

강정국제영화제 개막 작품은 <업사이드 다운>

세월호 사고와 관련한 다큐멘타리 형식의 영화였다.

 

 

 

개막시간이 다가오면서 오프닝 공연을 위한 리허설이  한참이어졌고

동심에 아이들은 레드카펫을 밟으면서 장래의 꿈을 꾸었다.

 

 

영화제에 익숙한 풍경

취재진과 카메라 그리고 여기 저기에서 많은 사람들이 입장하였다.

 

 

드디어 강정국제영화제가 개막되었다.

 

영화계 인사들과 제주도내 유명인사들 그리고 일반 시민들까지

서귀포성당은 말 그대로 입추(立錐)의 여지 없이 꽉 찼다.

성당의 1~2층에 송곳하나 들어갈 틈이 없이 만원이었다. 

 

언론에서는 1,000여명이 참석했다고 보도하였으나,

 

서귀포성당 최대 수용인원이 400여명인것에 대비해 보면

성당 내,외에 700명 정도가 영화제에 참석을 하였던것 같다. 

 

 

이 성당에 오래 다니고 있는 내가 아는 한,

서귀포성당에 신자가 아닌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방문한 것은 처음이었다.

 

 

무엇이 이 많은 사람들을 이 곳으로 오게 만들었을까?

 

이렇게 대관이 취소되면서 서귀포성당이 널리 알려지는 것을 보면,

세상의 모든 일에는 '정,반,합'이 있다는 이론이 떠오게 된다. 

 

 

개막식 인사에서

강우일 주교님의 평화에 대한 말씀은 인상적으로 남았다.

 

 

 

강정의 평화를 위해서 영욕의 오랜 시간을 보낸 사람들,

 

이 시대에 '평화 활동가'들에 대한 제주 사회의 정반대적의 시각이 있음에도

 이 사람들은 자신의 신념을 위해서 오늘도 활동하고 있다.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서는 이런 다양한 의견이 서로 필요하다.

 

자기 의견과 다르다면 따르지 않으면 될 뿐,

누가 자기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비난할 수 있는가?

 

 

제주뿐만 아니라 국내 영화제 가운데,

유일하게 '평화'를 취지로 내세우며 시민들의 힘으로 열린 흔치 않은 행사인 만큼

함께하는 모든 사람들의 기대와 열망은 큰 것 같다.

 

이 영화제는 시민들이 십시일반으로 힘을 모아 만들어졌다.

 

영화제 개막 리셉션 참석인원을 150명이었다.

그래서 우리 성당에서는 150명분 식사를 준비했었는데

실제 식사인원은 300명도 넘었다고 한다.

 

 

성당 여성단체에서는 예약외로 몰려드는 인원을 위하여

 '냉파'(냉장고 파먹기)로 그 많은 인원을 먹였다.

 

예산이 너무 부족했지만 하지만 아무도 싫어하지 않았다.

 

 

영화제가 늦어지는 덕분에(?)

토요 특전 미사 장소가 급하게 변경되었다.

아마도 제1교리실에서 특전미사를 봉헌하는 것도 처음인것 같다.

 

섬나라 제주의 작은 마을 '강정'

이제 그 '강정'은 '평화'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널리 알려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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