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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기념사업

제주 소리를 찾아서(타케신부의 노래)

by 나그네 길 2016. 9. 6.

제주소리가 무엇일까?

창작공연단 '들소리'가 '제주 소리를 찾아서' 공연을 가졌다.


그 공연 중에 개화기 제주의 식물학자였던 타케신부 스토리가

창작 음악으로 만들어져 '기억'과 '왕벚나무'라는 곡명으로 무대에 올려졌다.



'들소리 공연단'은 서귀포 '예술의 전당'에서

고래고는 소리(맺돌 돌리는 소리), 해녀 노 젓는 소리, 밭 매는 소리이어도사나, 제주아리랑, 오돌또기 등


제주지역에서 주로 전승되는 전통 음악을 토대로 새롭게 작곡한 신곡을 발표했다.



공연에 사용되는 악기들은

 또한 제주에서 흔하게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음색의 악기들이 선보였는데,


문지르거나 두드려 음을 내는 영롱하고 몽환적인 음색의 핸드팬’,

손바닥이나 손가락으로 악기를 쳐서 연주하는 베이스톤의 소리를 내는 우드드럼’,

19세기 말 남아메리카에 노예로 끌려간 아프리카인들이 악기삼아 두드린 데서 시작됐다는 카혼’,

그리고 들숨과 날숨으로 연주하는 아름다운 우리의 국악기, 생황이 중심이 되어 공연을 펼쳐쳤다



이러한 공연 무대에서 타케신부의 생태신학적 왕벚나무 스토리가

'제주의 소리' 음악으로 창작되어 공연된 것은 뜻 깊은 일이다.

 


예부터 출육이 금지되었던 섬나라  제주민들이 삶은 고난했다.


1901년도에 가난의 땅 서귀포의 한논본당에 부임한 타케신부는

돌과 바람의 척박한 제주에서 힘들고 어렵게 살아가는 농민들을 보면서

선교를 위해서는 주민들이 삶이 나아져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타케 신부(한국명 : 엄택기)는

성당 운영을 위하여 신자들의 봉헌금을 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주민들이 생활을 도와 주기 위한 방법으로 식물채집을 선택하였다.

 


그래서  제주에서 13년 동안 서귀포성당 주임신부로 재임하는 동안

한라산과 들과 바닷가에서 무려 7,049점의 식물들을 채취하여 유럽과 미국에 보냈으며,


그 식물표본의 대가로 대학과 연구소 등에서 지원금을 받아 주민들을 도와 주었다.



타케신부는

1908년 4월 15일 우리나라 식물학계에 획기적인 발견을 하게 된다.


 한라산 관음사 부근(해발 600m)에서 세계 최초로 왕벚나무(천연기념물 제156) 자생지를 발견해

그 표본을 유럽학계 보내어 제주도가 왕벚나무 자생지임을 등재하게 하였다.


이후 일본의 국화 왕벚나무의 자생지는 일본이 아니라 제주도가 되었다.




문화기획 연출가 이정희(아녜스) 작가님이 왕벚나무 자생지를 방문하여

타케신부님의 환희를 기억하면 시를 썼는데


'들소리공연단'에서 '기억'과 '왕벚나무'라는 노래로 작곡하어 공연되었다.  



100년도 더 이전에

우리 제주에서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식물채집으로 제주의 자연가치를 보존해 주신 분,

프랑스의 사제이자 식물학자의 생태신학을 기억하는 제주의 소리가 만들어 졌다.



당일 많은 관객들이 호응으로 공연장이 열기가 가득하였고

제주의 바람을 가르는 열창과 함께 성공적인 공연의 막을 내렸다.



이제 우리는 제주의 소리와 동화되었던 타케신부의 생태신학을 기억해야한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던 한라산을 올라 왕벚나무 자생지를 발견하였고,

벚꽃 눈을 맞으며 느꼈던 타케신부님의 환희를 떠 올려 보아야 한다.  


아무도 걷지 않았던 길을 먼저 혼자 걷는 사람은 외롭다.


오래 전 척박한 땅 제주에서 식물채집이라는 외로운 길을 걸었던 이방인 사제,

제주의 자연 가치를 빛낸 식물학자 타케신부를 기억하는 기념사업도

역시 외롭고 힘든 일이지만 누군가는 그 길을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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