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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길 여행길

이시돌길 개장 - 제주의 순례길을 돌아본다.

by 나그네 길 2017. 9. 29.

제주교구의 여섯 번째이자 마지막 순례길 '이시돌 길' 개장식이 있었다.

 

이시돌목장을 중심으로 3개 코스가 개발된 '이시돌순례길'은

'제주를 사랑한 푸른 눈의 성자'로 불리우는 '맥그린치 신부의 길'이라고도 한다.

 

 

 

개막식에서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와 부교구장 문창우 주교는

내외 귀빈들과 함께 이시돌길을 제주교구의 공식 순례길로 선포하였다.

 

이시돌길은 제주인을 위해 힘든 개발의 여정을 이어온 맥그린치 신부와

우리 인간을 위하여 사육되고 있는 동물들을 떠올리며 묵상하게 만드는 순례길이다.  

 

 

 

 

 

 

 

지난 2012년부터 6년 동안 매년 이어왔던 제주교구 6개 순례길은 이제 모두 개장되었다.

 

제주교구에 새로운 순례길이 조성되면서

육지부에서 많은 순례자들이 찾아오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본당에서도 놀고 먹는 야유회보다는 순례길을 걷는 등 '쉼'의 문화가 변화되고 있다.

 

 

 

제주의 순례길 조성에는

 '천주교제주교구순례길위원회(위원장 현문권 신부)'가 있었기에 가능했고

 

또한 제주교구 6개 순례길 정착의 이면에는 '순례길해설사모임'이 노력도 있었다.

 

 

 

종파를 떠나 제주도 순례길 중에서 가장 먼저 조성된 길은 하논성당길이다.

 

2010년 제주도청의 예산지원을 받아

하논성당터 발굴과 함께 조성된 하논순례길은 제주도 순례길의 시점이된다.  

 

서귀포성당 110주년위원회의 가장 보람된 사업이기도 하다.

 

 

 

하논성당길 용역 결과를 받은 제주도청에서는

2012년부터 제주도 3대 종단의 순례길 조성사업을 지원하게 된다.

 

이에따라 불교계는 '제주불교신문'에서 '절로가는 길'

개신교회는 '제주CBS'에서 '제주기독교성지순례길'을 만들었고, 

천주교는 '제주교구순례길위원회'에서 6개의 '천주교순례길'을 개장하였다.

  

 

 

제주교구순례길위원장은 신제주성당 현문권 주임신부이다.

 

현문권 신부는 로마유학 시 종교법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유럽의 순례길들을 두루 섭렵하였기에 순례길위원회를 책임지게 되었다고 한다.

 

 

 

제주교구에 천주교순례길이 조성되었다는 것은 대단한 성과이다.

 

아무도 몰랐던 길,

그리고 아무도 걷지 않던 길을 찾고 이으며

그 길 곳곳에 숨어 있는 역사와 문화와 삶을 스토리텔링으로 엮어가는 일은 쉽지 않다.

 

 

 

하논순례길을 만들기 위하여

 10여회에 달하는 하논분화구 방문과 자료수집으로 힘들어 했던 경험을 보면

 

 

6개 코스의 순례길을 조성한 순례길위원회에서는 대단한 일을 한 것이다.

 

 

 

순례길위원회에서는 순례길을 조성하면서 해설사도 함께 양성하였다.

 

순례길해설사들은 2년여에 걸친 교육과 현장답사는 필수이며,

종교만이 아니라 제주지역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관광까지 전문가로 거듭났다. 

 

 

 

제주교구 순례길해설사 모임은 봉사단체이며,

교구내 순례에 필요한 단체의 요구가 있을 때 해설을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은 정기 순례일로 정하고

지난 달 '추자도 황경한 묘'를 비롯한 성지와 곶자왈, 사적지까지 순례를 꾸준히 이어간다.

 

 

 

'제주교구순례길위원회'와 '순례길해설사모임'은

제주교구 순례길을 조성하고 정착시켜 나가는데 함께하는 동반자이다.

 

이러한 노력과 봉사들이 있기에

제주교구 순례길은 더욱 아름답고 뜻있는 순례의 여정이 될 것이다.

 

 

 

제주도에는 올레길, 둘레길, 바당길 등 아름다운 길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제주교구의 천주교순례길은

다른 명칭의 길들처럼 풍광이 좋은 곳을 찾아 만들어 놓은 길이 아니다.  

 

 

 

우리나라 첫번째 사제 김대건 신부님이

1845년 중국에서 사제서품을 받아 귀국하다가 풍랑을 만나 표착 첫 미사를 바쳤던 용수성지,

 

빛의 길, 김대건길은 용수성지를 중심으로 조성된 길이다.

  

 

 

제주 산남지역 첫 성당 하논성당,

신축교안의 첫 박해지, 사제이자 식물학자 타케신부를 기리는 환희의 길, 하논성당길  

 

 

 

제주도의 첫 신자이자 복자 김기량 펠릭스베드로

순교자의 고향 김기량 현양비를 종점으로 조성된 영광의 길, 김기량길

 

 

 

1801년 신유박해 당시 제주에 유배된 정난주 마리아

조선조 최고의 사대부 가문 황사영의 부인이었다가 천주교 신자라는 이유만으로 관비가 된 여인,

 

38년동안 노비로 살아가면서도 신앙을 지켰던 백색순교자를 기리는 고통의 길, 정난주 길.

 

 

 

1901년 신축교안 당시 희생되었던 신자들이 안식처 황사평 묘역

당시 희생자들의 고통과 새로운 화해를 기억하는 화해의 길, 신축화해길

 

 

 

그리고 오늘 개장한 은총의 길, 이시돌길.

 

이렇게 제주교구의 6개 순례길은 모두 역사와 문화와 상생이 녹아 있는 뜻있는 길이다.

  

 

 

어느 길이나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제주교구 천주교순례길은 뜻없이 걸으면 그냥 길일뿐이다.

 

그러나 조성된 길의 내용을 기리며 묵상하는 길은

순례자들의 여정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아름다운 길이된다.

 

 

 

오늘 이시돌길개장식을 마치고

발걸음이 빠른 두 분 주교님과 함께하며 순례코스를 안내하기가 좀 힘들었다.

 

이렇게 순례길에서 우리는 또 다른 인연들로 이어져 간다.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님과 순례길위원장 현문권 신부,

오늘 개장한 이시돌길을 종주한 기념으로 함께하였다.

 

 

 

이제 제주교구의 순례길은 모두 개장되었다.

그러나 올레길이 그러하듯이 순례길 역시 쉬지않는 점검과 관리가 필요하다.

 

 

 

이러한 봉사를 담당하고 있는 순례길위원회와 해설사모임의 순례길 사랑은

제주교구 순례길을 걷는 순례자들이 여정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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