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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자연

제주바다 해양쓰레기 체험 현장에서,

by 나그네 길 2019. 8. 5.

50년전 제주의 여름바다는 하동들이 놀이터였다.


바다 속은 아이들 키만큼 자란 몰망과 미역 그리고 감태들이 우거져 하늘거렸고

해조류 숲은 보말과 오분자기, 메옹이와 문지닥지로 수두룩하고 어랭이와 보들락을 쉬이 낚을 수 있었다. 


이렇게 내 어릴적 제주 바다는 해양생태계의 보고였다.



올 여름 가장 더웠던 지난 토요일,

그린환경대학에서 서귀포 보목동의 해양쓰레기 현장 체험학습이 있었는데,


인간의 탐욕 때문에 발생한 해양쓰레기로 바다환경이 오염되어 있는 현장을 보면서

점점 변해가는 제주 바다 생태계의 회복을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해 본다.  

 



그린환경대 강의 중에 사진작가이자 환경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크리스 조단(Chris Jordan)의

해양 생태계의 파괴를 고발한 작품 '미드웨이(Midway)'를 보면서 충격을 받았다.


쓰레기를 먹이로 착각해 먹다가 죽은 미드웨이 섬의 '알바트로스' 새를 다룬 사진작품,

죽은 새의 배에 가득한 플라스틱은 인간에 의해 파멸되가는 생태계를 생각하게 된다.  


<위 사진은 크리스 조단의 작품 미드웨이, 환경운동에 필요시 사용하도록 공개했다.>


인간과 바다는 오래전 부터 밀접한 관계였다.


인간은 바다에서 해양 생물을 채집하여 풍부한 비타민을 섭취하였으며

바다와 인접해 있는 세계 여러 나라의 대도시들은 해상무역으로 발달하였다.



섬나라 우리 제주는 바다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바다는 '영등할망'과 같은 신화로 나타났고 이상향 '이어도'를 노래하였으며,

바다 물질로 생활하는 해녀들이 현대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바닷가에서 나오는 용천수는 제주인들이 삶에 필요한 마실물이 되었으며

마을마다 작은 개맛 포구를 만들어 고기잡이 풍선배를 띄웠다.


우리가 어릴적 제주의 바다는 언제나 청정하고 풍요로 가득찼다.


 

그러던 제주바다가 언제부터인가 오염이 되기 시작했다.


넙치양식장과 골프장, 과수원 농약과 축산 오수, 각종 세재와 생활하수,

그리고 바다의 암 덩어리라고 말할 수 있는 각종 플라스틱류 등 해양 쓰레기가 넘쳐 나고 있으며,


이미 제주 바다는 백화현상으로 해조류가 사라지면서 죽어가고 있다.  



도시와 자원연구소에 의하면

해양쓰레기는 세계적으로 1년에 800만톤이 바다에 버려지고 있으며,


특히 플라스틱은 물속에서 작은 알맹이로 분해되어 어류가 먹고

다시 인간이 생선을 먹는데 1인당 섭취하는 플라스틱류가 매월 치솔 한자루 정도 된다고 한다.   

 


지금까지 버려진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는데는 1,000년이 걸린다는 연구가 있다.


그래서 일까,

서귀포 보목동 해안에서 수강생 20여명이 1시간여 수거한 해양쓰레기가 몇 톤은 넘을 것 같았다. 



인간의 탐욕으로 바다가 오염되고 지구의 생태환경이 파괴되고 있다.


제주의 바다는 현재를 사는 우리 인간의 소유가 아니다.

우리는 이 바다를 잘 관리하여 미래 세대에 물려주어야할 소중한 자산이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모든 자연 생태계가 서로 존중하며 공존해야할 '공동의 집'이기 때문이다.  


어느 환경운동가가 쓴 글이 생각난다.


"오늘은 생선을 먹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내가 버린 미세 플라스틱을 먹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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