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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비아 호이 하노이(VIA HOI HANOI)

by 나그네 길 2019. 11. 9.

그 나라의 고유한 음식을 먹어 보는 재미로 해외 여행을 가는 사람도 있다는데


별로 음식을 가리지 않고 비교적 잘 먹는 편이라

딸네 부부가 현지식 체험을 해 주겠다면 이리 저리 동네 식당에 다니는 것도 좋았다.  



세라네 부부는 하노이시 외곽 서호변 조용한 주택가에 살고 있었지만,

밤이 되면 전혀 새로운 풍경이 펼쳐져 호수변에는 밤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하노이의 밤 거리는 온통 비아 호이(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비아호이는 알콜도수가 약한 수제맥주로 매일 매일 하노이 전역에 배달되며

그냥 길거리에서 삶은 땅콩을 까먹으면서 맥주를 즐기는 매우 서민적인 풍경이다.   



나는 맥주를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비아호이는 내 수준에도 맞았다.


우리 가족도 지역민들과 함께 시원한 하노이의 밤을 즐길 수 있었는데

하노이 거리 어디를 가나 오토바이만큼이나 비아호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땅콩껍질을 까면서 그냥 바닥으로 버려야 하는데 습관적으로 쉽지 않았다.)



내가 제주도에서 먹어본 베트남 음식은 겨우 쌀국수와 분짜 정도로

개인적으로 베트남 음식에 대한 호감도는 그저 그런 편이었지만

.

전통 현지식을 먹어보기 위하여 나름 그 동네에서 유명하다는 쌀국수와 분짜집을 차례로 찾아 보았다.



현지인들이 아침을 먹고 있는 식탁이 5개 정도 있는 허름한 쌀국수집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빨간 고추와 유자같은 과일이 함께 나오는데

유자를 쌀국수에 살짝 부리고 나서 아주 오래된것 같은 대나무 젖가락을 딱는데 사용했다.  


빨간고추 아주 매운데도 땡기는 맛으로 고기와 함께 먹어 보면

우리나라에서 먹는 쌀국수 보다는 훨씬 맛있는 현지식이었다.



하노이 공항에서 먹어본 쌀국수 역시 맛있었다.

특히 조리가 현지식과는 달리 위생적이어서 편히 먹을 수 있었던것 같다.




다음 날 아침에 찾아간 동네 분짜식당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쌀국수를 '느억맘'이라는 국물에 구운 돼지고기와 생야채를 함께 먹는데

고소하게 구운 고기와 새콤달콤한 국물 그리고 쌀국수가 어우러져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싱싱한 야채를 국물에 담갔다가 먹는 - 먹을수록 국물이 식어 버리는 것은 좀 아쉬운 편

동네식당의 위생을 생각하지 말고 그냥 맛있게 먹으면 된다.



분짜 국수와 함께 먹는 숯불구이 고기가 잘 익었다.



길거리를 다니다가 간판 이름이 제주라는 분짜집들 보았는데,

현지인이 경영하는 식당으로 제주라는 간판에 대하여는 언어가 안되어 확인할 수가 없었다.



다음 날 찾은 동네 매일시장에서는 돼기고기와 닭고기를 숯불에 굽고 있었는데,

껍질이 타듯하게 익은 돼지고기를 썰어서 먹어보았는데 훈제가 잘되어 맛있는 편,




또 다른 길거리 음식,

통닭 바베큐구이와 소세지 순대구리는 먹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 패스



하노이 한국인 관광객은 꼭 한번 들린다는 현지 식당 '관안응온'


베트남식 요리를 골고루 시켜 맛 볼 수 있었는데

현지의 특별한 맛을 느끼기에는 전문 관광식당화되어 보편적인 요리였다는 기억이다.  

 


작은 베트남 오징어 볶음은 뼈를 빼지 않은체 나왔으나 맛있다. 


맛 보다는 비주얼이 더 앞서는 것 같은 '반쎄오'


바나나 잎에 싸고 찐 찰밥이다.


다음 날 점심때 찾은 곳은 하노이의 오랜 전통 식당

 프랑스 식민지 당시부터 운영해서 그런지 유럽풍이 풍기는 실내 장식들이다.



베트남식과 유럽식이 어울려 나오면서 약간은 먹음직 스럽게 보이는 요리였다.



하노이에는 주요 거리마다 콩카페가 보인다.

특히 성요셉대성당 앞에 있는 콩카페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꼭 들리는 카페라 가 보았다.

 


하노이에서 유명하다는 샌드위치를 사기 위해서는 오래 기다려야 했다.

 


그리고 마지막 날 롯데센터 전망대에서 하노이 전경을 보면서 먹었던 즉석 피자는

나의 입맛에 맞는것을 보면 우리나라식 피자인것 같다  




이번 하노이 방문은 아이들에 대한 걱정을 덜었다는게 가장 큰 수확이다.


근무처를  하노이로 옮기겠다는 말을 듣고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어디에서든 잘 어울리며 잘 먹고 건강하게 지내는 딸 '세라'와 사위 '리암'이 자랑스럽다.



여행은 지나고 나면 고급스런 장소보다 뒷골목 동네 쌀국수 식당과

하노이 호수변에서 마시던 비아 호이가 더 떠오른다.


동네 식당들은 오래된 대나무 젖가락과 식탁에 파리들이 날아 다니기도 했지만

어디에서나 사람들이 살고 먹는 모습은 다 거기서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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