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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월간 레지오 마리애 인터뷰 기사(2019. 11월호)

by 나그네 길 2019. 11. 17.

우연한 기회에 찾아온 인터뷰였는데 생각보다 기사가 너무 잘 나왔다.

좀 쑥스럽기도 하지만 내 인생의 여정에 대한 기록으로 생각하며 포스팅했다.

[201911]인터뷰 / 제주교구 서귀포성당 오충윤 야고보

‘자연생태환경’ 보전 사명 안고 살아가

 


제주지역사회는 오래전부터 ‘무분별한 개발’에 맞서는 ‘생태환경 보전 투쟁’이 심화되면서 갈등과 분열, 혼란의 아노미 현상을 겪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 의한 개발 위주 정책 집행이 생태환경 훼손과 파괴를 걱정하는 환경운동가들과 지역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치는 일이 빈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주교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환경회칙 ‘찬미받으소서’를 실천하고 제주의 자연과 가치를 보전하는 일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실천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이는 교구장 강우일 주교의 ‘생태 영성을 사는 소공동체’ 타이틀의 ‘2019년 사목교서’에서도 가르침을 준다. “생태 영성을 받아들이는 이들은 세상 시작부터 하느님 영이 계획하시고, 영겁의 세월을 두고 가꾸시고 펼쳐 오신 창조의 신비를 능동적으로 알아듣고 하느님 영의 섭리에 협력하고 동참하는 사람들”이라고 이르신다.


이러한 ‘생태 영성’을 온몸으로 살아가는 형제님이 있다고 전해 듣고 서귀포시를 찾았다. 서귀포성당(주임신부 부영호 대건 안드레아) 오충윤 야고보 형제. 명예기자를 만나자 서귀포시에서 아름답기로 이름난 자구리 포구를 먼저 보여주셨다. 문화예술공원이라 불리는 해안에 다다르니 ‘해양레저 체험센터 건립 반대!’ 현수막이 눈에 가득 들어왔다.



이 아름다운 공원도 환경파괴가 이뤄지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이곳 자구리 문화예술공원은 서귀포항 해안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녹색공간으로 관광객들이 많이 오기도 하지만 시민들의 휴식처로 사랑받는 공간입니다. 제주도정은 예산 400억원을 들여 이곳을 파헤쳐 해양레저 체험센터를 짓는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경제적으로도 자연 그대로 두는 게 훨씬 나은데 어이없는 일이죠. 이곳 마을회에서도 반대 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이 계획은 철회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 파괴되어 버린 자연환경은 영원히 복구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조금 모자랄지라도 아름다운 자연 생태와 함께 살아가면서 후손들에게 ‘우리 공동의 집’ 지구를 있는 그대로 물려 주어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틀낭 학교’ 강의도 맡아 하셨죠? 


교구에 ‘생태환경위원회’(위원장 허찬란 임마누엘 신부)가 결성된 지 3년째를 맞고 있습니다. 위원회에서 제주의 생태환경 보전을 위해 운영하는 교육 과정이 ‘틀낭 학교’입니다. 제주에서는 산딸나무를 ‘틀낭’이라 하는데 산딸나무 열매 ‘틀’과 나무를 뜻하는 제주어 ‘낭’을 합친 말이죠. 유럽에서는 산딸나무를 성스러운 나무로 여깁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실 때 이 나무 ‘독우드(Dogwood)’로 십자가를 만들었다고도 전해지고요. 묘하게도 넉 장의 하얀 꽃잎은 십자가를 닮아 ‘십자나무’로 부르기도 하죠. 프란치스코 교종의 환경회칙 ‘찬미받으소서’를 실천하고 제주의 자연과 가치를 보전하기 위한 신자교육을 추진하면서 제주 인들에게 친숙한 ‘틀낭’을 학교명으로 선택한 이유입니다.

저는 틀낭 학교에서 한 강좌를 맡아 ‘하논의 생태 자연보호 활동’ 주제로 준비하면서 제가 더 많이 배우는 셈입니다.




하논성당터 발굴이라든지 오늘의 하논성당 순례길, 하논순례센터 태동의 주역이라고 들었습니다


 사실 10년 전만 해도 아무도 알지 못했던 ‘하논성당터’입니다. 서귀포성당 설립 110주년기념사업을 추진하면서 역사자료를 찾고 현장을 누비는 과정에 그 터를 발굴, 확인하게 됐는데 감동적인 일이었죠. 현재는 잘 정비되고 순례길이 만들어져서 우리 신자들뿐만 아니라 많은 순례객들이 찾아오는 명소가 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하논성당터를 발굴하면서 뿌리를 찾았고, 신축교안의 여러 사연을 듣게 되고, 타케 신부까지 만나게 되어 참으로 큰 영광이고 보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이 과정에서 하논 개발 추진 계획을 알게 되어 하논의 생태환경보전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최근 제주경찰 신우회가 창립 10주년을 맞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창립 주역이시죠?


지난 2008년 9월10일, 서귀포경찰서 가톨릭신우회로 시작한 신우회는 2009년 9월11일에 제주경찰 신우회로 확대 개편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10월5~6일 제주경찰은 물론 본청과 서울청 교우회까지 50여명이 참가해 ‘나는 누구인가?’라는 주제로 1박2일 피정을 가졌어요. 이 자리에 초대되어 함께하며 감개무량했습니다. 창립 당시는 강정 해군기지 반대투쟁이 한창이던 때였거든요. 그 현장에서 사제와 수도자 그리고 교구 신학생 등 46명이 한꺼번에 서귀포경찰서로 연행되어 온 날, 경찰과 교회 모두를 위해 협상에 나서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제주경찰 가톨릭신우회를 창립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고 말씀하는 오충윤 야고보 형제.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강정을 통해 생명·평화를 배우게 하셨고, 하논을 통해 생태환경 보전에 참여하도록 해 주신 것”이라는 소명 의식을 느낀다는 말씀이었다.



소년처럼 웃음 짓는 오충윤 여고보 형제의 모습에서 경찰 신분이었을 때나 본당 사목회장으로 임할 때나 현재 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으로, 성지순례 해설사로서 동분서주하는 삶은 오로지 제주의 자연, 주님 보시기에 좋은 창조물, 공동의 집 지구를 지키기 위한 노력에 다름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안창흡 프란치스코 제주 Re. 명예기자)


이렇게 좋은 기사를 올려주신 월간 레지오 안창흡 프란치스코 기자님께 거듭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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